9개월 만에 감사 결과 KBS "국민감사로 결백 입증"
감사 항목 관련 처분 내용에 항목별 입장 밝혀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약 9개월 만에 감사 결과를 받은 KBS가 “국민감사를 통해 KBS는 각종 억측과 왜곡으로부터 명예를 회복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항목 관련 업무에 대한 처분에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존중하지만 KBS와 의견이 다른 부분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며 입장문을 냈다.
감사원이 지난해 8월 감사 개시를 결정해 점검한 항목은 △KBS 이사회의 사장 후보자 검증 태만 의혹(위장전입, 세금) △경영 악화한 계열사(몬스터유니온)에 대한 KBS 이사회의 부당 증자 의혹 △방송용 사옥 신축 계획(미래방송센터) 무단 중단 의혹 △직원(전 진실과미래위원회 단장)의 해외 여행 시 병가 처리 및 사후 조작 의혹 △제20대 대선 직후 증거인멸 목적의 문서 폐기 의혹 등이다.
감사원은 1일 감사 보고서에서 각 항목별로 청구인이 주장한 위법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KBS 이사장이 사장 후보자의 정당 가입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마련해야 하고, KBS 사장이 몬스터유니온 등의 경영성과평가 기준을 낮게 설정하거나 투자 업무 관리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며 '통보'를 결정했다. 사옥 신축 계획 중단 관련해 이사회가 심의·의결한 사업 계획을 종료하고 새 사업을 추진할 때 이사회를 거쳐야 하며 공공기록물관리법에 따라 기록물 폐기·이관 절차를 지키라는 '주의' 처분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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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사장 후보자 검증 관련 “'이사회의 사장 후보자 임명제청 시 정당 가입 여부 미조회' 건에 대해서는 이사회가 아닌 KBS 경영진에서 입장을 밝히는 것이 적절치 않아 추가 의견을 제시하지 않음을 양지해주시기 바란다”며 “참고로 감사원이 각 정당에 사장의 정당 가입 여부를 조회해 확인한 결과 정당 가입 이력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몬스터유니온 증자 건에 대해선 “감사 개시 당시 주된 쟁점이었던 400억 원 증자의 부당·불법성에 대한 지적이나 관련 의혹이 발견됐다는 언급은 전혀 없다”고 밝힌 뒤 “2020년 KBS의 비상경영계획으로 드라마 편성이 축소되고, 대내외적 환경 변화로 드라마 시청률이 하락함에 따라 몬스터유니온은 2020년 적자로 전환됐다. 그럼에도 2021년 성과 지표 설정 시 전년 실적 대비 12억7000만 원 증가된 영업이익을 설정했으며 이는 결코 용이한 목표 설정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전환사채 투자의 경우 “약 10%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원리금 회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사안”이라며 “몬스터유니온은 해당 회사와 투자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업 제휴 협약을 체결하고, 월례 회의와 임원급 실무 회의를 여러 차례 실시했으며, '꽃 피면 달 생각하고'의 여주인공을 캐스팅하는 등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철저한 관리를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과거 여의도부지 중심으로 추진됐던 신사옥(미래방송센터) 설계 계약 종료를 두고는 “KBS는 상법상 주식회사와 달리 방송법에 따라 의결기관인 이사회와 업무를 총괄하는 집행기관으로 분립돼 있다”며 “실질적인 부동산 매입·처분 등이나 사업 철회 정도의 주요 사항이 아닌 사안까지도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하는지에 대해 KBS는 감사원과는 다른 법률적 의견을 갖고 있었으며 그런 판단으로 이사회 보고로서 갈음했던 것이다. 향후 더욱 신중하고 엄격한 검토를 통해 절차적 사항에 대한 논란의 소지가 없도록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했다.
KBS는 이어 진실과미래위원회 단장의 병가 부당 사용 항목에 대해 “직원의 병가 처리 관련 건에 대해서도 특별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문서 폐기 관련해선 감사원과 다른 법적 판단을 했다. KBS는 “동 건 감사는 대선 직후 '진실과미래위원회' 활동의 증거인멸을 목적으로 무단 문서 폐기가 이뤄졌다는 의혹 제기로 인해 개시됐으나 감사 결과 단순 과실로 몇 건의 누락만 발생했을 뿐 제기된 의혹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점이 명백히 밝혀졌다”며 “KBS는 언론기관이라는 특수성과 영상기록물의 이관 및 공개 시 우려되는 저작권·초상권·사생활 침해 문제 등을 감안할 때 동 법의 적용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이번 감사를 계기로 문서 폐기 업무를 더 철저히 관리할 수 있도록 관련 사규와 절차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조치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KBS는 “국민감사를 통해 오히려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결백을 입증하고 KBS 명예를 지킬 수 있게 돼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감사원이 요구한 처분 사항에 대해 심도 있게 검토하고, 개선 방안을 위한 대책 마련에 신속히 착수해, 경영 개선을 위한 발전적 계기로 삼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번 감사는 현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KBS 내 소수노조(KBS노동조합) 등이 지난해 6월 제기한 국민감사청구를 감사원이 받아들이면서 이뤄졌다. 지난해 10월6일부터 20일간 KBS 실지감사(현장감사)를 진행한 감사원은 지난해 12월, 올해 2월, 지난 4월까지 세 차례 감사 기간을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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