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자진출석 송영길 "조사 거부해도 간다…주변 쑤시지 말고 나 먼저"

[the300](종합)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29일 오전 송 전 대표와 경선캠프 회계 책임자 등 관계자들의 주거지 총 4~5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29일 송 전 대표가 서울 여의도에 개소한 정책연구소 '먹고 사는 문제 연구소' 사무실로 검찰 관계자가 들어서고 있다. 2023.04.29.

2021년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 의혹' 핵심 당사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한다. 검찰은 사전에 조율되지 않아 오더라도 조사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송 전 대표는 "주변을 들쑤시지 말고 나 먼저 수사하라"며 출석 의지를 고수하고 있다. 검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억울함을 호소하는 송 전 대표 측과 검찰 간 조사일정을 둘러싼 신경전도 이어질 전망이다.

송 전 대표 측 선종문 변호사는 1일 기자들에게 "송 전 대표는 2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송 전 대표 자택과 후원조직 '먹고사는문제연구소'를 압수수색하는 등 검찰 수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관련 의혹을 적극 해명하겠다는 취지다.

송 전 대표는 지난 달 24일 프랑스에서 입국했을 때부터 "저로 인해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제가 책임 있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며 검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겠다고 밝혀왔다.

다만 이날 송 전 대표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출석 일정은) 수사팀과 전혀 조율된 바 없다"고 했다. 검찰은 조사가 필요한 시기에 송 전 대표 측에 통보할 예정이고 그 전에 원한다면 검찰에 서면 진출서를 제출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송 전 대표 측은 "서면 진술서를 내라는 건 우리 측 법적 논리를 먼저 공개하라는 것이다. 게임을 하는데 상대편에게 먼저 패부터 내놓으라는 셈"이라며 "이는 재판에서 크게 불리해질 수 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자진 출두를 고수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송 전 대표는 검찰이 어디부터 뭘 확인하고 있는지 정말 모르고 있다"며 "주변을 들쑤시지 말고 나 먼저 수사하는게 차라리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본인은 답변할 준비가 돼있다는 취지"라고 했다. 이어 "결국 재판정에서 유무죄를 판가름하게 되겠지만 그 전까지 (수사를 둘러싸고) 검찰과 이런 충돌이 계속 빚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송 전 대표는 검찰 수사를 받지 못하고 서울중앙지검을 돌아나오는 과정에서 기자들과 만나 돈 봉투 의혹에 대해 이 같은 자신의 입장을 재차 밝힐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부장검사 김영철)는 이날 오전 송 전 대표의 경선캠프 지역본부장 등 캠프 관계자들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지난달 12일엔 윤관석·이성만 의원,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조택상 전 인천부시장, 송영길 전 대표의 보좌관을 지낸 박모씨 등 송영길 경선캠프 관계자 9명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이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송 전 대표 역시 출국금지 조치됐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조준영 기자 ch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