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평생 하는 것’…입시에 파묻힐 땐 실감하지 못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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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는 먹음에 배부름을 구하지 않고, 생활에 편안함을 추구하지 않는다.
배운다는 것은 어떤 상태를 말하는 것일까? <논어집주> 를 엮은 주희(중국 남송시대 유학자)는 <논어> '학이'편 첫머리에 나오는 '배울 학(學)'을 효(效)와 각(覺) 두 글자로 풀이했다. 논어> 논어집주>
"먹음에 배부름을 구하지 않고, 생활함에 편안함을 추구하지 않는다. 일은 민첩하고 말은 신중하게 한다. 가르침이 높은 사람에게 나아가 자신을 바르게 고쳐나간다. 나는 이런 사람을 '호학'이라고 이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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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는 먹음에 배부름을 구하지 않고, 생활에 편안함을 추구하지 않는다. 일은 민첩하게 하고 말은 더디게 한다. 나보다 나은 사람에게 나아가 자신을 바르게 고쳐나간다. 나는 이런 사람을 ‘호학’이라고 말하리라.
<논어> ‘옹야’
배운다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하기에 따라 의미, 목적을 확장해갈 수 있다. 단순한 지식정보의 습득에서 종교적 가르침에 이르기까지. <논어>에서도 배움은 여러 형태로 제시되고 있지만, 공자가 중시한 배움은 도덕(인의예지)을 ‘알고’,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배운다는 것은 어떤 상태를 말하는 것일까? <논어집주>를 엮은 주희(중국 남송시대 유학자)는 <논어> ‘학이’편 첫머리에 나오는 ‘배울 학(學)’을 효(效)와 각(覺) 두 글자로 풀이했다. 효는 ‘본받는 것’이고, 각은 ‘깨우치는 것’이다. 일본의 한 유학자는 이를 서예에 비유했다. 처음에는 법첩을 펴놓고 글씨를 모방하는 단계가 효라면, 오랜 세월 수련을 거듭한 끝에 글씨의 오묘한 경지를 스스로 체득하는 단계가 각이다. 배움은 효와 각, 어느 한가지로만 완성되지 않는다. 두 가지가 합쳐질 때 비로소 그 의미가 완성된다고 했다.
공자는 평생 배움을 추구했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말의 실천자다. 나이를 먹는 만큼 새로운 배움의 경지가 열리고 그것을 추구하기를 즐기는 사람이라고 자부했다. 만년의 공자는 자신을 “(배움에) 한번 분발하면 먹는 것을 잊고, (이치를 깨우치면) 즐거워 근심도 잊어서 자신이 늙어가는 줄도 모르는 사람”(‘술이’편)이라고 했다. 이처럼 배움에 이르는 과정, 상태 속의 즐거움을 공자는 ‘호학(好學)’이라고 표현했다. “10호 정도 되는 마을에도 나만큼 충신한 사람이 꼭 있겠지만, 나만큼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공야장’편)이라고 한 것도 그러한 의미다.
공자가 말하는 호학자는 어떤 사람인가. “먹음에 배부름을 구하지 않고, 생활함에 편안함을 추구하지 않는다. 일은 민첩하고 말은 신중하게 한다. 가르침이 높은 사람에게 나아가 자신을 바르게 고쳐나간다. 나는 이런 사람을 ‘호학’이라고 이르리라.”
호학은 지식, 능력, 지혜, 도덕 등 다방면에 걸쳐 발휘되는 것이지만, 공자의 호학은 “생활의 편리에 가치를 두지 않고, 삶의 본질, 삶의 이치, 삶의 도리를 알고자 하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공자가 가장 사랑한 사람은 “한 소쿠리 밥과 한 바가지 마실 것으로 살아가면서도 배움의 즐거움을 놓지 않은 사람(제자 안연)”이었다(‘옹야’편).
호학은 일종의 선택이자, 견지해야 할 삶의 태도라고 할 수 있다. 호사스러운 생활을 바라지 않는 마음, 실천과 견실을 중시하는 자세, 나보다 나은 사람에게 배워 자신을 성찰하며 발전해 가고자 하는 의지다. 젊을 때는 잘 실감나지 않지만, 인생을 살아가면서 언젠가는 반드시 마주치게 되는 명제가 바로 ‘공부는 평생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글·사진 이인우 리쓰메이칸대학 시라카와시즈카기념동양문자문화연구소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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