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가방에 이런 건 넣지 말아 주세요!

2023. 5. 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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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일본에 여행을 갔다가 돌아오기 전날, 돌아올 짐을 싸다 보니 국내 반입이 가능한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일본서 오랜만에 학교 친구들과 만났는데, 주섬주섬 여러 선물을 챙겨줬던 거다. 

가방을 싸다가 국내 반입이 가능한지 혼동이 됐다.

그중에는 고향에서 보내왔다는 과일 같은 특산품도 있었다. 친구들은 호텔서 먹으라고 줬을지 모르겠지만, 여행하며 일일이 풀어 먹을 여유는 없었다. 

몇 년 전, 인천공항에서 본 수입금지 물품들.

부랴부랴 인터넷을 검색했다. 내가 고민하는 제품이 구체적으로 나온 건 없었다. 누군가 딸기 샌드위치를 반입하고 싶다니, 다른 누군가는 딸기 씨를 모두 빼야 한다고 웃지 못할 농담을 했다. 헷갈렸다. 코로나19 동안, 김포공항 인공지능(AI) 엑스레이 판독 시스템은 더 정확해져 탐지율이 높아졌다는 기사를 봤다. 또 신고 없이 검역에서 걸리면, 최대 1000만 원이라는 과태료도 무시무시했다. 무엇보다 굳이 반입 안된다는 걸 가져오고 싶지 않았다. 

친구들이 준 물품은 지역 특산물이 많아, 모두 호텔에서 먹어야했다.

일단 먹을 수 있는 건, 모조리 먹어버리자고 생각했다. 밤을 잊은 아이들은 여행의 말미를 배부르게 마무리했다. 그러고도 남은 건, 과감하게 버렸다. 음식 버리는 걸 세상에서 두 번째로 싫어하는 막내가 기막힌 표정을 지었다. 

“예전에 해로운 귀화식물(외국에서 들어와 토착화된 식물) 제거하며 고생한 거, 기억하지?” 난 금지된 물품이 반입되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한마디로 일축했다.

파인애플 등도 모두 야식으로 해결했다.

다음날, 모두 배부른 채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수하물 찾는 곳에서 어떤 가방에 녹색 스티커가 붙어 있는 게 보였다. 가까이 가보니 스티커에는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 어쨌든 내 가방은 가벼웠으나, 마음은 마냥 가볍진 못했다. 

여행 후, 밥을 먹을 때마다 버린 음식이 생각났다. 친구에게 미안도 했고, 내 속도 쓰렸다. ‘다음에 이런 실수는 없어야지.’ 이참에 확실히 알아둬야겠다고 생각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내가 혼동한 것과 사람들이 궁금해 한 내용을 동, 식물로 나눠 문의했다. 꼼꼼한 답변을 받았다. 물론 결론부터 말하면, 대부분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신고해 검역을 받는 게, 가장 정확하다. 국가별, 종류별 제품이 너무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기본 사항은 알아두자. 

신고 후 검역을 꼭 받도록 하자.

우선 육류 반입의 경우다. 육포나 소시지를 제외한 스팸 같은 통조림이나 베이컨은 반입 가능할까. 멸균 처리해 제조, 판매되며 실온 보관(유통) 가능한 5kg 이하의 통조림, 병조림, 레토르트 축산물은 신고 후, 반입이 가능하다. 단, 여기엔 조건이 붙는다. 쇠고기, 양고기, 사슴 등 BSE(소해면상뇌증, 일명 광우병) 관련 제품은 위 조건이라도 검역증명서 등 수출국 증명이 꼭 필요하다. 

인터넷에서 많은 사람이 궁금해 한 제품도 있었다. 육류 성분이 첨가된 라면이나 카레, 과자다. 답변부터 말하면 식육 성분은 있으나, 실온 유통(보관) 가능한(가공 처리된 것) 시즈닝 플레이버, 복합 조미식품 및 소스류 등은 반입 가능하다. 

내가 좋아하는 유제품은 어떨까. 수출국에서 상업적으로 제조, 판매하는 5kg 이하의 살균, 발효시킨 미개봉 유가공품은 반입이 가능하다. 즉 일반 마트에서 산 요구르트, 푸딩은 반입 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면세점 구매품이 도착 국가에서 모두 반입이 되는 건 아니다.

보통 간과하는 건, 출국 검사를 통과한 후다. 대부분 비행기 시간을 기다리며, 면세점에서 마지막으로 쇼핑한다. 그렇지만, 면세점에서 파는 제품이 모두 국내 반입 가능한 건 아니다. 

만약 모르고 반입 금지 물품을 가져왔다면? 그럴 땐 반드시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신고해야 한다. 자진 신고 후, 검역을 받으면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반려동물 사료는 들고 오지 않는 걸 추천한다. 반추동물(소, 염소 같은 되새김 동물) 유래 단백질이 함유되지 않은 포장된 반려동물 사료만 반입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36개국 제품 뿐이다.

해외직구로 들여와 단속된 금지식물들.(출처=농림축산검역본부)

금지품을 해외직구로 사면 괜찮을까. 아니, 다를 바 없다. 예를 들어 육포의 경우, 검역 없이 해외직구 하면 300만 원 이하, 여행자 휴대로는 최대 10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과태료의 차이도 궁금해 물었다. 반입 물품 생산국, 반입 물품에 따라 다르단다. 또 위반 횟수가 늘수록 과태료는 비싸지며, 최대 1000만 원까지 부과된다.

수입 금지된 식물들.

이제 식물이다. 먼저 간단한 구분법을 알아보자. 통조림, 염장식품 등 식물 가공식품은 검역 대상이 아니다. 단 냉동, 절단, 세척, 비닐 포장 등 단순 가공한 식물은 검역을 받아야 한다.

전부터 궁금했던 낫토, 단무지는 검역 대상 물품이 아니다. 반찬, 주먹밥, 샌드위치 등과 같은 가공식품 역시 마찬가지다.

그럼 건조과일은 어떨까. 건망고, 건대추 등 대부분 건조과일은 검역을 받고, 금지품 및 병해충 검출이 없으면 통과된다. 단 곶감의 경우 몇몇 국가의 제품은 금지돼 있다.

이번에 가장 고민이 된 건, 시즈오카 출신인 친구에게 받은 식용 생와사비였다. 흙을 깨끗이 세척한(세척이 중요하다) 식용 생와사비(Eutrema japonicum)는 수입 가능하단다.

종자류에 대한 실험실 정밀검역.(출처=농림축산식품부)

마트에서 산 냉동, 냉장식품은 어떨까. 절임이나 통조림 같은 가공식품들은 검역과는 관련이 없다. 단 가공처리 되지 않은 냉동, 냉장 식물이라면 검역 대상에 해당한다. 

견과류는 신고 후, 검역할 때 병해충이 없으면 괜찮다. 단, 호두는 원산지에 따라 금지될 수 있으나, 껍질을 제거하면 가능하다. 그리고 가정에서 심는 종자나 호박씨 같은 식용 씨앗은 병해충이 없어야 하며, 수입 금지국이 있어 검역을 받아야 한다. 

세관 신고는 모바일 신고로 간편하게 하자.

검역 과정은 어떻게 될까. 일단 검역 비용은 없다. 공항만 입국장 주재 농림축산검역본부 검역관에게 자진 신고하면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  

가방 안에는 즐거운 여행의 추억만 담아오면 좋겠다.

국제 간 이동이 늘어나고 있다. 무심코 들고 온 농축산물로 전염병과 병해충 등이 유입될 수 있다. 사소한 일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물론 예산 낭비, 국가 이미지 실추 등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모쪼록 여행 가방 안에는 즐거운 기억과 안전한 제품만 넣고 오자. 마음 속에 남을 여행의 아름다운 추억이 바래지지 않도록!  

검역 문의 : 농림축산검역본부 대표번호 054-912-1000 및 전국 지역본부 및 사무소

농림축산검역본부 누리집 : https://www.qia.go.kr/livestock/qua/livestock_quar_ani_import_inf.jsp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윤경 otte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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