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 안 좋은 날’에 대처하는 롯데 나균안의 자세 [베이스볼 피플]

김현세 기자 2023. 5. 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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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균안(25)은 올 시즌 초반 롯데 자이언츠의 8연승을 포함한 돌풍을 이끄는 주역이다.

개인통산 한 경기 최다 투구수와 이닝을 동시에 달성한 날, 의외의 답변을 내놓은 그는 1일 "한 시즌 동안 늘 똑같은 컨디션으로 던질 수 없다. 그 때는 마인드 컨트롤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 '오늘 몸이 좋지 않네'라고 되뇌는 대신 '그러면 좀더 집중해볼까'라고 생각하면 차이를 느낄 수 있다. 27일과 같은 상황은 분명 또 다시 나온다. 하지만 그날 해답을 찾은 듯하다. 컨디션이 좋지 않던 날 잘 대처해 좋은 결과를 낸 경험들이 계속 쌓이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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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균안은 올 시즌 초반 롯데의 돌풍을 이끄는 주역이다. 5경기에서 4승무패, ERA 1.34의 성적도 빼어나지만, 3차례나 7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불펜의 부담을 줄여준 부분이 더 돋보인다. 그는 초반 순항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는 아직 많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나균안(25)은 올 시즌 초반 롯데 자이언츠의 8연승을 포함한 돌풍을 이끄는 주역이다. 선발진의 거듭된 난조로 불펜의 과부하 우려가 커지면 긴 이닝을 소화해 짐을 덜어줬고, 5경기 중 4차례의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제 몫을 다했다. 시즌 성적은 4승무패, 평균자책점(ERA) 1.34다. 리그 전체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스포츠투아이 기준)은 1.61로 팀 내 1위이자, 전체 3위다. 각 팀 에이스 에릭 페디(NC 다이노스·2.12), 안우진(키움 히어로즈·2.07)과 견줄 만한 위치다. ‘난세영웅’에만 그치기보다는 ‘에이스’가 될 자질까지 적잖이 보였다는 방증이다.

●늘 똑같은 컨디션으로 던질 순 없다!

4월 27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은 나균안에게서 에이스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경기 중 하나다. 이날 투구수 107개로 8이닝 7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한 그는 경기 후 다소 놀라운 사실을 털어놓았다. 수훈선수로 단상에 선 그는 “평소보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개인통산 한 경기 최다 투구수와 이닝을 동시에 달성한 날, 의외의 답변을 내놓은 그는 1일 “한 시즌 동안 늘 똑같은 컨디션으로 던질 수 없다. 그 때는 마인드 컨트롤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 ‘오늘 몸이 좋지 않네’라고 되뇌는 대신 ‘그러면 좀더 집중해볼까’라고 생각하면 차이를 느낄 수 있다. 27일과 같은 상황은 분명 또 다시 나온다. 하지만 그날 해답을 찾은 듯하다. 컨디션이 좋지 않던 날 잘 대처해 좋은 결과를 낸 경험들이 계속 쌓이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난 완벽한 선발투수가 아니다!

나균안의 편안한 투구에는 기술적·체력적 성장이 뒷받침됐다. 직구, 슬라이더, 스플리터를 비롯해 박세웅에게 배운 커브는 이제 나균안이 내세우는 구종이 됐다. 1년 새 커브 구사율이 4.1%에서 12.2%로 오른 점도 눈에 띈다. 컨디션에 따라 특정 구종의 구위가 떨어지면,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만들거나 결정구로 쓸 구종을 바꿔 던지는 데도 이제는 큰 걸림돌이 없다. 그는 “(박)세웅이 형에게 배운 공들도 자주 연습하니 점점 내 공이 돼 가고 있다”면서도 “난 완벽한 선발투수가 아니다. 컨디션 난조로 던질 공이 한정돼도 능숙하게 운영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나균안의 1차 목표는 규정이닝 소화다. 완전한 선발투수로 인정받고 싶어 세운 목표다. 지난겨울 김현욱 롯데 컨디셔닝코치와 체력 향상에 힘쓰고, 포수 유강남과 더 끈끈히 소통해온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코치님께서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선발투수로 완성도도 조금씩 높아졌다고 느낀다. (유)강남이 형은 누구보다 많이 준비하는 포수다. 연승 기간 투수들의 활약도 다 형 덕분”이라며 “이제 던진 경기보다 던질 경기가 더 중요하다.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는 아직 많다”고 밝혔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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