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밥 못지않다"…편의점도시락 전쟁
백종원이냐, 김혜자냐. 아니면 틈새를 파고들 주현영이냐. 편의점 도시락이 유명인을 등에 업고 '삼국지' 체제로 굳어지고 있다. 고물가 트렌드와 1인 가구의 가성비 한 끼로 편의점 도시락이 꾸준히 인기를 끄는 것이다. 매출 1조원을 달성했던 GS25의 '김혜자 도시락'이 다시 돌아왔고, CU의 '백종원 도시락'은 올해 누적 판매량 4억개를 앞두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주현영 도시락'으로 한 달 반 만에 350만개를 팔면서 틈새를 비집고 들어왔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도시락은 2008년을 시점으로 인기를 구가했다. 당시 상반기 고물가·고유가에 이어 하반기에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닥치며 소비심리가 얼어붙자, 점심값을 줄이려는 직장인이 늘어나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가성비 좋은 상품 전반에 '혜자스러운' '혜자로운'의 수식어를 붙이게 한 김혜자 도시락이 2010년 GS25를 통해 출시됐다. 집에서 식사하는 듯한 정찬식 한 끼 콘셉트의 6찬 도시락으로 대박이 났다. 이후 다양한 반찬을 장점으로 내세운 도시락이 업계 전반에서 쏟아지기 시작했다. 한식, 양식, 중식 등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콘셉트의 도시락도 나왔다.
김혜자 도시락은 2017년까지 40여 종의 상품으로 출시되며 누적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고 한다. 이후 올해 2월부터 '혜자로운 집밥' 시리즈로 다시 출시됐다. '제육볶음 도시락' '오징어불고기 도시락' 등 김혜자 도시락 4종이 출시 두 달 만에 400만개 이상 팔리며 GS25의 도시락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70% 신장했다.
김혜자 도시락 4종의 매출은 카스 맥주,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서울우유 등을 모두 넘어 GS25가 판매하는 식품 전체 1위다. GS25 측은 "출시 두 달이 넘었음에도 김혜자 도시락은 발주량 대비 94% 이상 판매되며 사실상 완판을 매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CU의 백종원 도시락은 2015년 첫선을 보이면서 김혜자 도시락과 정면 대결을 펼쳤다. 올해는 이 시리즈로만 누적 판매량 4억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이미 누적 판매 3억5000만개를 넘어섰다. 단일 브랜드 간편식품으로는 업계 최장수와 최다 판매량을 자랑한다는 설명이다. CU 측은 "지난 7년여 동안 하루 평균 판매량은 13만개에 달한다. 단순 누적 판매량으로 환산하면 1000만 서울시민이 한 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백종원 간편식을 먹은 것과 같다"고 밝혔다.
백종원 도시락은 출시 이듬해인 2016년과 2017년, 국내에 편의점이 생긴 지 27년 만에 처음으로 도시락이 전통 인기 상품인 소주, 맥주, 바나나맛 우유 등을 제치고 매출 1위에 등극하게 한 장본이었다. CU 관계자는 "백종원 도시락 인기에 도시락 매출은 꾸준히 우상향했다. 2016년에는 전년 대비 3배가량 퀀텀점프했고, 지난해 24.6%의 매출 신장률에 이어 올해도 37.2%까지 증가했다"고 밝혔다.
현재 CU에서 출시된 백종원 간편식은 200개가 넘는다. 올해는 유사 가격대로 반찬 수를 평균 5~6개에서 12개까지 대폭 늘렸다. 특히 올해 출시한 '바싹불고기한판 도시락'은 출시 1주일 만에 50만개, '제육한판 도시락'은 출시 3주 만에 250만개가 판매됐다.
한편 세븐일레븐은 MZ세대 대표 아이콘 주현영을 도시락 모델로 내세워 '주현영 비빔밥 도시락'으로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지난 3월 말 처음 출시돼 한 달 만에 250만개를 판매했다. 오는 10일 창립 35주년을 기념해 3500원의 저렴한 가격에 '착한 비빔밥'도 선보인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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