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턴트 출신 대학교수가 장난감 회사 설립한 까닭은

이새봄 기자(lee.saebom@mk.co.kr) 2023. 5. 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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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욱 파두아94 대표
스페인 국민장난감에 꽂혀
강단 떠나 창업 … 교구도 개발

"장난감은 아이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도구입니다. 아이들을 좁은 세상에 가두지 않고 창의력과 인지력, 사회성, 오감을 발달시켜줄 수 있는 장난감을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서장욱 파두아94 대표(41)의 직전 직업은 우송대 국제경영학과 교수였다. 교육학을 전공하고 10여 년간 롤랜드버거·딜로이트 등 글로벌 컨설팅 업체에서 전략 컨설턴트로 근무한 후 대학 교수가 됐다. 학생을 가르치면서 스페인 바르셀로나대 내 우송대 스페인 캠퍼스에서 4년간 스페인 내 한국식 고등교육 거점마련·운영 프로젝트를 실시하는 팀 리더로 활약하던 어느 날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손가락 한 마디만 한 크기의 개당 1유로짜리 장난감이었다. 서 대표는 "슈퍼띵즈는 오렌지, 딸기 같은 과일이나 베개, 시계 등 흔히 볼 수 있는 사물을 캐릭터화해 만든 피규어 형태 장난감"이라며 "교육학적 입장에서 볼 때 아이들의 자연 탐구나 예술 경험, 의사소통, 사회적 관계 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 완구시장은 '선(先)콘텐츠 후(後)완구 출시' 형태로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를 접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콘텐츠에 등장하는 캐릭터들과 이들이 사용하는 도구 등을 완구로 만들어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 대표는 "콘텐츠에 기반한 완구는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워주지 못하고 스토리를 따라가지 못하면 아이들이 놀이집단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며 "이런 완구들이 시장 지배력을 키워가면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즐겁게 노는 기반이 되는 완구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가 귀국 후 학교로 돌아가는 대신 창업을 결심하고 국내에 슈퍼띵즈를 들여온 배경이다. 슈퍼띵즈는 자국인 스페인에서 출시 5년 만에 판매량이 레고를 넘어설 만큼 인기가 많은 '국민 장난감'이다. 폴란드를 비롯한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매출액 기준으로도 레고를 추월하는 등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는 "한국에도 다양성이 존중되는 '건강한 완구' 생태계를 구축해보고 싶다는 희망에 슈퍼띵즈의 한국 유통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슈퍼띵즈를 활용한 교구를 본격적으로 제작·배포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실제 파두아94는 우송대 유아교육과와 협업해 유치원 누리과정과 연계된 무료 교구를 개발 중이다. 그는 "슈퍼띵즈 캐릭터 4개와 자연 탐구 등 이들을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북을 동봉한 교구 세트를 만들어 상반기 중 무상으로 배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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