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인기술, 노르웨이와 해상풍력 '맞손'
신재생 해상풍력 사업서
전기기술자문사로 선정
에코프로 프로젝트도 따내
올 매출 1500억원 목표
전기설비 업체 영인기술이 노르웨이 최대 국영 에너지 기업 에퀴노르가 아시아 최초로 울산 앞바다에서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 해상풍력 사업 '반딧불이 프로젝트'에서 전기 분야 기술 자문 용역인 '오너스 엔지니어링' 업체로 선정됐다. 세계 해상풍력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이 진행하는 수조 원대 프로젝트에서 국내 중소기업이 전기 분야 발주자 대행 등을 전임하는 자문 역을 맡는 것은 처음이다. 에퀴노르는 연간 매출 2000억달러를 올리며 직원 2만2000명을 거느린 세계 최대 글로벌 에너지 기업이다.
1일 김영달 영인기술 회장은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영인기술이 지난 1년간 국내외 대형 기업과의 치열한 수주 경쟁을 뚫고 노르웨이 에퀴노르에서 오너스 엔지니어링 업체로 최종 선정돼 지난달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회장은 "오너스 엔지니어로서 에퀴노르가 울산 앞바다 70㎞ 밖에서 진행하는 반딧불이 프로젝트에 대해 사업 초기부터 발생 가능한 리스크 식별과 대책 수립을 비롯해 전기설비 분야 기술 자문 용역을 시행하게 됐다"며 "이미 발주자 관점에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최근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완료하고 현장에 투입한 상태"라고 말했다.
오너스 엔지니어는 특정 프로젝트 총책임자와 다름없는 역할을 한다. 해상풍력발전 사업에서 독립적인 오너스 엔지니어가 고용되면 사업 리스크 최소화, 품질 문제 사전 방지 등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김 회장은 "중소기업이 오너스 엔지니어로 선정된 사례는 국내에서 처음"이라며 "전기가 안정적으로 공급되도록 하는 거의 모든 것을 영인기술이 총괄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프로젝트가 국내에서 추진되는 만큼 각종 법규, 기준 등에 기술적·행정적 문제가 없도록 철저한 사전 준비부터 인허가 승인까지 한 치의 오차 없는 자문 역을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경험을 발판으로 삼아 영인기술이 전 세계 해양풍력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글로벌 업체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에퀴노르가 진행하는 반딧불이 프로젝트는 울산 해안에서 약 70㎞ 떨어진 2개의 75㎢ 구역으로 구성된다. 에퀴노르는 2019년 5월 울산시와 울산 앞바다에 800메가와트(㎿)급 해상풍력발전단지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2021년 말 발전사업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상업운전 시작 계획은 2027~2028년이다. 에퀴노르는 이미 2017년 세계 최초로 30㎿ 규모(6㎿ 5기)의 부유식 해상풍력단지를 스코틀랜드에서 준공해 운영 중이고, 미국과 북유럽 등 30여 개국에서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영인기술은 국내 양극재 1위 기업 에코프로비엠의 양극재 배터리 사업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영인기술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말 1차, 올 초 2차 계약을 확정 지었고, 현재 3차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이는 에코프로비엠이 추진 중인 7조원대 생산시설 증설 프로젝트 가운데 헝가리에 9700억원 규모 양극재 공장을 건설하는 프로젝트와 관련된 것이다.
김 회장은 "전기설비, 수선 등 전기와 관련해 전반적으로 작업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헝가리에서 출발해 유럽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셈"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스 공급이 중단되는 등 유럽이 심각한 에너지 위기를 맞고 있다"며 "나라마다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상풍력에 매달리고 있는데, 그런 만큼 전기설비 설계·조달·감리 등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영인기술이 진출할 여지도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인기술은 지난해 620억원의 매출을 낸 데 이어 올해는 1500억원의 기록적인 매출을 거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확정 지은 수주 규모만 1000억원대에 달한다. 김 회장은 "해상풍력 사업, 헝가리 프로젝트에서 수주를 많이 받고 있어 목표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인기술은 한국전력에서 38년간 재직한 'K전기 산증인' 김 회장이 1996년 세웠다. 2020년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미얀마에 누적 1억달러 수주를 달성하기도 했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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