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유럽펀드 고수익에도…투자자 '시큰둥'
실적개선·은행위기 해소 영향
설정액은 작년부터 계속 감소
저성장 국가 인식이 발목 잡아
중국 등 신흥국엔 뭉칫돈 몰려
증권가 "변동장에 투자해볼만"
일본과 유럽 펀드 수익률이 지난해 이후 꾸준히 10%대를 유지하며 변동장에서 선방하고 있다. 다만 설정액은 지난해부터 줄어들고 있어 투자자들 관심에서는 멀어지는 모양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변동장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과 유럽처럼 수익률이 견고한 지역의 투자를 고려해 볼 만한 시점이라는 조언이 나온다.
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일본·유럽 펀드 수익률은 각각 13.53%, 11.54%를 기록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가 구분한 지역별 펀드 중 연초 이후 수익률 부분에 있어서 북미(18.13%)에 이어 나란히 2, 3위에 올랐다. 일본과 유럽 펀드 수익률은 다른 국가 펀드 수익률을 압도한다. 신흥국으로 뜨고 있는 베트남과 인도가 각각 5.4%, 2.01%에 머무르고 있으며 올해 들어 코로나19 방역 완화에 따른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중국 펀드도 수익률은 -0.47%에 불과했다.
펀드 구분을 해외 주식형으로 구체화해도 일본과 유럽 펀드 수익률은 단연 돋보인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31개의 일본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연초 이후 13.5%, 유럽 주식형 펀드 수익률도 11.6%로 북미 주식(17.7%)에 이어 2~3위를 차지했다. 인도, 베트남, 브라질, 중국의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모두 6% 미만에서 머무르고 있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양호하게 이어지고 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스톡스50' 지수를 추종하는 'KBSTAR 유로스탁스50(H)'와 'TIGER유로스탁스50(합성H)'는 연초 이후 16%에 달하는 수익률을 보였으며 'ACE 일본Nikkei225(H)' 10.4%, 'TIGER 일본TOPIX(합성 H)' 8.74%, 'KODEX 일본TOPIX100' 12.86%를 기록하고 있다.
유럽과 인도 펀드의 견고한 수익률은 지난해 10월 이후부터 이어지고 있다. 유로스톡스50 지수의 경우 지난해 9월 3279로 최저점을 찍은 후 지난달 27일 4354를 기록하며 32.8%나 올랐다. 유럽 증시 활황의 배경으로는 겨울철 이상고온 현상에 따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불러온 에너지 부족에 대한 우려가 해소됐고 금리 인상에 민감한 성장주보다는 소비재, 금융주 등 가치주 비중이 높은 유럽 시장의 특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퍼스트리퍼블릭뱅크의 예금 이탈에 따른 은행 부문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지난달 27일 유럽 은행들의 양호한 실적 발표와 함께 불안감은 잦아드는 분위기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지난해 9월 2만5937을 기록한 뒤 3개월 동안 10%가량 오른 후 하락했다가 올해 1월 이후 현재까지 다시 10%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내림세로 접어든 상황에서 엔화가치가 떨어지자 안전마진이 확보됐다는 판단에 투자심리가 완화됐기 때문이다. 역대급 엔저 현상에 따라 일본 기업들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했다.
하지만 6개월가량 견고한 수익률을 내는 속에서도 펀드 설정액은 축소되는 추세다. 유럽과 일본 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10월 기준 각각 3046억원, 3211억원이었는데 현재 2558억원과 3051억원으로 줄었다. 반면에 그동안 수익률이 저조한 인도·중국·베트남 펀드 설정액은 늘어났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일본·유럽에 대한 인식이 투자심리 저하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일본은 '저성장' '초고령화' 국가라는 이미지가 강해 섣불리 투자에 나서기 쉽지 않다. 유럽도 미국처럼 '우상향'하는 국가라는 인식이 적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변동장이 이어질 때는 신흥국 외에 유럽·일본과 같은 곳의 상황을 잘 살펴 투자하는 것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라고 말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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