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한·미 동맹, 핵기반 동맹으로 업그레이드”
“재래식 군사력 대신 핵억제 동맹”
“나토의 핵기획그룹 보다 밀도” 평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1일 한·미 정상회담 성과와 관련해 “한·미 동맹이 재래식 군사력을 기초로 한 동맹이 아니라 핵억제 동맹으로 업그레이드됐다”고 말했다.
조 실장은 이날 YTN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 미국 국빈 방문의 가장 큰 성과로 한·미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워싱턴 선언’을 꼽으면서 이같이 밝혔다. 워싱턴 선언은 핵협의그룹(NCG) 신설 등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담은 별도 문서다.
조 실장은 “북한이 만일에 대한민국을 핵으로 공격하면 즉각적이고 결정적이고 아주 단호하게 미국이 가진 모든 능력을 가지고 북한에 보복하겠다는 말을 미국 대통령이 문서로 약속을 했다”고 워싱턴 선언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북한이 한국을 핵으로 공격하면 그것은 바로 북한 정권의 종말을 의미한다라고 하는 말을 미국 대통령이 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이다”라고 덧붙였다.
조 실장은 “한마디로 이제는 한·미 동맹이 재래식 군사력을 기초로 한 동맹이 아니라 핵을 기반으로 한 동맹, 핵억제 동맹으로 한 단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됐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실장은 NCG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핵기획그룹(NPG)의 차별성에 대해서는 “나토는 29개 나라가 (1년에) 한 차례 모여서 기획을 한다”며 “우리의 협의그룹은 1년에 네 차례 만나게 되어 있고 1대 1로 협의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 방식이 더 밀도 있게 얘기할 수 있는지 자명하지 않겠느냐”며 “양국 정상에 직보함으로써 핵무기 운용에 있어 대한민국 대통령의 발언권을 제도적으로 보장시켜놓았다는 점이 가장 큰 의의”라고 평가했다.
양국이 합의한 전략핵잠수함(SSBN) 정례 배치와 관련해서도 “미국으로서 한국이 북한에 핵공격을 당하지 않도록 억제하기 위해서 가지고 있는 모든 전략자산을 다 보내겠다는 뜻”이라며 “폭격기, 군함, 잠수함을 다 합치면 거의 사실상 상시 전략자산 배치에 준하는 상황으로 우리가 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년 365일 동안 북한이 불장난을 하게 되면 확실하게 응징할 수 있는 전략자산 전개 태세를 유지하겠다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조 실장은 ‘핵공유’ 의미를 두고 한·미 간 온도 차가 불거진 것과 관련해서는 “핵 공유라는 표현은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도 있다”라며 “핵통제 동맹, 핵억제 동맹 이렇게 다른 말로 하는 게 정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토식 핵공유는 전술핵무기가 들어와서 있어야 된다”며 “저희가 전술핵무기가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 현지 브리핑에서 “국민들이 사실상 미국과 핵을 공유하면서 지내는 것처럼 느끼게 될 것”이라고 평가한 반면 에드 케이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동아시아·오세아니아 선임국장은 다음날 한국 특파원 대상 브리핑에서 “우리는 사실상 핵공유로 보지 않는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조 실장은 윤 대통령 인터뷰로 논란이 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정책에 대해 여러 가지를 고려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고 (대통령이) 말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상회담에서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과학법 등에 따른 한국 기업 피해 최소화 해법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공동성명에서 한국 기업에 대해 특별하게 배려하겠다고 했다”며 “법 집행 과정에서 다 적용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3국 핵우산 협의체 신설을 검토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 그 얘기는 굉장히 빠르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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