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기차 혈투…2030년 생산 5배로 '껑충'

문광민 기자(door@mk.co.kr) 2023. 5. 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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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개 차종 4000만대 생산
신차 판매 2대 중 1대 전망
전동화 전략 1차 마무리 단계
주요국 2035년 내연차 규제
업계 순위 지각변동 올 듯

자동차산업 무게중심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7년 뒤에는 완성차 업체 간 주도권 경쟁이 변곡점을 맞는다. 각 기업이 공격적으로 투자한 전기차 전용 공장이 2025년을 전후로 가동되기 시작하고 각국 내연기관차 규제가 본격화하기 전인 2030년쯤에는 주요 업체마다 전동화 라인업 구축을 마무리한다.

현재까지 각 완성차 기업이 발표한 전동화 계획과 업계 전망을 종합하면 2030년 세계에서 시판되는 전기차 모델은 약 500종, 생산대수는 40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약 100종(세부 모델 구분 제외), 800만대와 비교해 5배 규모로 커지는 것이다. 지난해 가솔린차를 포함한 세계 자동차 판매대수가 7500만대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030년에는 판매되는 차량 2대 중 1대는 전기차가 되는 셈이다.

세계 완성차 기업은 전동화 전략을 경쟁적으로 발표하면서 2030년을 분기점으로 꼽고 있다. 주요 완성차 업체별 2030년 전기차 생산 계획은 현대차그룹 364만대, 도요타그룹 350만대, BYD 300만대, 포드 300만대, 혼다 200만대 등이다. 폭스바겐그룹, 메르세데스-벤츠그룹, BMW그룹, 스텔란티스, GM 등은 향후 생산·판매할 대수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전기차 전환 비율과 전동화 투자금액, 배터리 생산 용량 등을 통해 미래 시장 목표치를 암시했다.

BYD, 상하이자동차, 지리자동차, 체리자동차 등 중국 기업은 중장기 생산·판매 목표를 개별 기업 차원에서 제시하지 않았다. 중국의 미래차 산업정책 단체인 '중국전기차100인회'는 배터리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등 친환경 차량 판매 규모를 2030년 3200만대로 추산하고 있다. 배터리 전기차는 2000만대 안팎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주도로 전기차 보급을 가속화하고 있는 중국에서 이 같은 전망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테슬라는 선언적 의미로 2030년 2000만대 생산을 목표로 잡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숫자를 놓고 비현실적이라고 평가한다. 목표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세계에서 판매되는 차량 4대 중 1대가 테슬라 제품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현 가능성과는 별개로 테슬라는 전기차 생산대수를 2020년 51만대에서 2021년 93만대, 지난해 137만대로 매년 늘리고 있다.

완성차 기업은 2030년을 전동화 달성의 1차 기한으로 여기고 있다. 이 시점이 주요 국가에서 내연기관차 판매 규제가 본격화하기 직전이기 때문이다. 유럽은 합성연료를 사용하는 차량을 제외한 기존 내연기관차는 2035년부터 판매를 금지한다. 중국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은 2032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 3대 중 2대를 전기차로 전환하기로 했다.

중국이 급속하게 전동화에 나서면서 세계 자동차산업 지형이 변동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해 중국에서 팔린 자동차 3~4대 중 1대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중국 내 전기차 판매대수는 약 690만대에 이른다. 그동안 내연기관차를 앞세워 중국 내수시장에서 판매량 1·2위를 차지했던 폭스바겐과 도요타 입지가 앞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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