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JP모건이 인수한다
파산 위기에 몰렸던 미국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JP모건체이스에 인수된다. 이로써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파산설로 다시 고조된 금융 불안은 일단 급한 불을 끄게 됐다.
1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최대은행인 JP모건은 예금을 비롯해 퍼스트리퍼블릭의 모든 자산을 인수하기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합의했다. FDIC가 퍼스트리퍼블릭을 폐쇄하고 자산을 동결한 후 JP모건이 이를 인수하는 형식이다. 인수 가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198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퍼스트리퍼블릭은 부유층 고객을 주로 공략하는 전략으로 뉴욕·보스턴·로스앤젤레스 등지로 지점을 확장하며 자산규모 14위 은행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지난 3월 10일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한 뒤 퍼스트리퍼블릭으로 불똥이 옮겨붙었다. 예금보호 상한선인 25만달러 이상을 이 은행에 예치해둔 고객들이 앞다퉈 예금을 인출하는 뱅크런이 발생하며 주가가 폭락했다. 그러자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그룹 등 대형은행 11곳이 300억달러를 지원하면서 위기를 벗어나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실적 발표에서 1분기 고객 예금이 무려 1020억달러(약 136조원) 빠져나갔다는 사실이 공개된 이후 위기설이 재점화하며 최근 닷새간 주가가 16달러에서 3.5달러로 78% 폭락했다. 3월 초 주가 122달러에 비하면 98% 폭락한 것이다.
결국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미 정부는 그대로 둘 경우 금융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신이 확산될 수 있다고 보고 주말 사이 급하게 매수자를 찾았다. 1분기 말 기준 2330억달러 자산을 보유한 퍼스트리퍼블릭이 문을 닫게 되면서 2008년 금융위기 때 파산한 워싱턴 뮤추얼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은행 붕괴 사례로 남게 됐다. 올 들어서는 SVB, 시그니처은행에 이어 주요 은행 중 세 번째다.
전문가들은 퍼스트리퍼블릭이 인수되면서 금융 시스템도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티븐 켈리 예일 금융안정 프로그램 선임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에 “SVB 사태에서 촉발된 1차 공황이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은행 하나가 무너지면 투자자들이 더 큰 은행에 눈길을 돌려 벌벌 떨게 만들었던 2008년과 지금은 다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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