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 Now] '부캐릭터' 홍보하는 바이든
오히려 재선 원동력으로 활용
MZ세대·非백인계서 인기
美선 자학개그도 서슴지 않고
웃음·해학으로 언론과 소통해
尹대통령, 국민과 대화 늘리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29일 워싱턴DC 한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과의 만찬 연설 끝자락에 갑자기 선글라스를 쓰면서 "나는 다크 브랜던(Dark Brandon)을 모른다"고 강하게 부정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욕설을 의미하는 "Let's Go Brandon",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구호(MAGA)와 맞물린 "Dark MAGA" 등을 결합한 밈(Meme)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을 향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눈에서 레이저를 쏘며 정책 승리하는 새로운 이미지로 승화시켰다. 그는 이 모습을 담은 15초짜리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려 재선 도전의 원동력으로 활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1000여 명의 기자단과 저녁 식사를 하고 농담과 정치 풍자로 소통했다. 최근 워싱턴 정가의 관심은 차기 대선 후보들의 고령 논란에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만 80세다. 내년 11월 대선에서 승리해 4년을 더 일하게 되면 86세가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신이 나를 늙었다고 하는데 나는 노련하다"며 "당신은 내가 한물갔다고 하더라도 (CNN 앵커였던) 돈 레몬은 '그것이 전성기'라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선 도전에 신체적 나이는 문제없다는 자신감을 레몬의 말로 표현해 행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레몬은 "여성의 전성기는 40대까지"라는 성차별적 발언으로 최근 CNN에서 해고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뼈 있는 농담도 했다. 그는 "만찬 연사인 코미디언 로이 우드 주니어로부터 '연설을 10분 이내로 짧게 하면 10달러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는데, 사실상 대통령 입막음 돈"이라고 말했다. 검찰에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을 상기시킨 말이다.
백악관 기자단 만찬은 1924년부터 시작됐고, 모든 주제를 놓고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전통을 매년 이어간다. 이 자리에서 미국 대통령은 최고 코미디 책임자다. 해학 속에서도 언론의 자유는 빠질 수 없는 신념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에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발언인 "논쟁·비판 없이는 어느 국가도 성공할 수 없다"를 전했고, 올해는 미국 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의 "신문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신문을 주저 없이 선택하겠다"는 말을 인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디어들과 가까이하지만, 긴장 관계도 늘 존재한다. 하나의 진실이라도 시각에 따라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와 미디어의 수시 소통이 절실하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한미동맹 상징으로 계속 회자되는 윤석열 대통령의 정상회담 성과 및 영어 의회 연설과 아메리칸 파이 열창 등의 노력이 제대로 평가받으려면 미디어를 통해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강계만 워싱턴 특파원 kkm@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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