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 과감한 투자로 탄소중립 시대 앞장서자
한때 인류가 배출한 온실가스는 지구온난화의 주원인이 아니며 온실가스 국제협약은 선진국 주도의 또 다른 게임이란 음모론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체감하는 기후변화와 급증한 자연재해는 음모론을 잠재우기에 충분하다. 이산화탄소의 대기 중 농도를 현재 목표로 낮춘다고 해도, 대부분의 생물이 살고 있는 지구 표면의 온도가 상승하는 폭을 낮출 뿐이며 기후변화 회복에는 수십 년의 시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과학계의 중론이다. 이미 골든타임에 진입했다는 뜻이다.
여전히 음모론을 주장하고 그것을 믿는 사람도 있지만, 온실가스 저감과 탄소중립은 과학적 사실 여부를 넘어 국가 간 약속이기도 하다. 개발도상국이던 시절에는 다른 나라들의 이행과정을 눈치 보면서 너무 뒤처지지 않게 적당히 따라가면 되지만, 그러기에 대한민국은 이미 너무 큰 나라다. 국제적 책임과 역할에서 열외일 수 없다.
하지만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에 대한 개인의 체감은 뜨겁지 않고 정책적 압박도 느슨하다. 오일쇼크 당시 국민도 정부도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한 정류장 걷기 등 정부의 정책은 구체적이었고, 국민들도 적극적이었다. 참여와 정책이 공조하고 상승하면서 위기를 극복하고 목표를 이루어 낸 것이다. 우리나라는 기후변화협약 가입 후에도 온실가스 발생량이 줄어든 적이 거의 없다. 탄소중립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리고 지금까지의 방법으로는 절대 이룰 수 없다는 방증이다.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에는 분명히 커다란 어려움과 불편함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 단기간에 세계적인 기술과 제품을 만든 경험과 잠재력이 있다. 투자와 관심이 충분히 주어지면 세계적인 탄소중립 기술과 성과를 이룰 수 있다. 효율과 성능이란 기존 가치에 기후 가치가 더해지면 경제성 평가의 틀도 바뀌고, 탄소중립과 관련한 글로벌 시장은 자연히 성장한다. 일단 패러다임을 선도하면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고 주도할 수 있다.
내연기관이 발명되기까지 석유는 불붙는 검은 액체에 불과했다. 석유는 싼 광물이지만 그 가치는 세계 경제를 움직였다. 지금 필요한 것은 기후위기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높이고, 탄소중립 분야 기술개발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것이다. 의지와 수단이 함께 있어야 목표를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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