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사사건건] ‘진보적 현실주의자’ 문정인이 본 한미 정상회담·윤석열 정부 외교·안보 1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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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시간 : 5월 1일(월) 16:00~17:00 KBS1
■ 진행 : 이재석 기자
■ 출연 : 문정인 /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https://youtube.com/live/AA0bDbvbeAU
◎이재석: 한미 정상회담이 마무리됐습니다. 평가는 보신대로 많이 엇갈립니다. 한미동맹을 한 단계 높인 새로운 이정표가 마련됐다는 정부 여당의 자평이 있는가 하면 안보는 물론이고 경제 분야에서도 사실상 얻어낸 게 없는 실패한 외교라는 야당의 평가도 있습니다. 저희 사사건건에서도 다양한 의견들을 연이어 듣고 있는데요. 오늘은 문재인 정부 당시에 통일외교안보 특포를 맡았던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와 얘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서오십시오.
▼문정인: 안녕하세요.
◎이재석: 네. 반갑습니다. 대통령실은 어찌됐건 이렇게 자평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워싱턴 선언이 제2의 한미상호방위조약이다. 업그레이드 시켰다. 이렇게 자평을 하는 것 같은데, 지금 나오고 있네요. 저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상호 방위 개념으로 업그레이드를 했다. 정상 간의 별도 선언, 워싱턴 선언을 말하죠. 문서화를 했고 최고 수준의 의지를 결집했다라고 자평을 하는데 교수님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문정인: 선언은 선언이고 조약은 조약이죠. 선언은 바인딩하지 않습니다. 조약은 바인딩합니다. 그러니까 차이가 있죠. 그러니까 한미상호방위조약이라고 하는 법적 소위 구속력을 갖고 있는 것 하고 선언이라고 하는 단순한 의지의 표명은 차이가 있기는 한데요. 그러나 뭐 외교적으로 상당히 의미는 있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같은 건 아니에요. 선언은 선언이고 조약은 조약이죠.
◎이재석: 어찌됐건 확장억제라는 개념을 연이어서 강조하고 있는 게 지금 정부 여당의 입장인데 확장억제는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사실 외교 안보 언어가 매우 추상적이라서 사실은 확장억제는 적국의 도발을 핵을 가진 미국이 우리를 위해서 적국을 억제하고 핵 공격을 당했지만 응징하고 보복한다. 이런 핵 우산의 개념하고 유사한 걸로 그렇게 언론에서는 얘기들을 하고 있는데 그런데 이번에 그런 확장억제를 더욱더 명문화 하고 명령화 했다. 핵 협의체도 만들고 말이죠. 이렇게 자평을 한단 말이죠.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좀 평가를 하십니까?
▼문정인: 뭐 그거는 제가 동의합니다. 분명히 명료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그러나 확장억제 관련해서 한미 간에 협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고요.
◎이재석: 과거에도 있었는데.
▼문정인: 과거에서도 고위급 차관급인 한미확장억제전략 협의체라고 하는 것도 있고요. 그거를 위한 소위 연습을 하는 과정도 있어왔고 그다음에 국장급 실무급에서의 협의도 계속 있어왔기 때문에 이거를 보다 정교화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인 거죠. 그러나 이게 무슨 새롭게 하늘에서 떨어진 건 아니고요.
◎이재석: 그래서 그 부분이 얼마나 새로운 것이냐. 얼마나 유의미하냐. 이 부분에 대해서 평가들이 좀 엇갈리는 것 같은데.
▼문정인: 그러니까 지금 논의가 그거거든요. 우리 국민들이 핵 공유와 같은 느낌을 가질 것이다라고 하는 게 발언이 된 건데, 그러나 분명하게 얘기해서 이번에 워싱턴 선언이라고 하는 것은 영어로 reassurance. 미국에서 재확약을 해주는 거예요. 그러니까 한국이 북한으로부터 핵 공격을 받았을 때 미국은 확장억제 개념에 의해서 그거에 대해서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라고 하는 것을 한국 측에 재확인해 준 거거든요. 그리고 이것을 거의 상설에 준하는 한미핵협의그룹이라고 하는 그러니까 nuclear consultative group이라는 거를 만들어서 보다 제도화 시키겠다고 하는데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분명히 할 것은 핵공유와 확장억지는 그분이 되죠. 핵공유라고 하는 것은 지금 미국과 나토 사이에 이루어지고 있는 것인데 이것은 기본적으로 공동 핵 정책 기획을 하고 그거를 joint nuclear policy planning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정보를 교환하고 그다음에 제일 중요한 상호 운영을 상호 운영을 한다는 거거든요.
◎이재석: 나토가 그렇게 한다고 했습니다.
▼문정인: 공동 운영을 한다는 건데 공동 운영 개념이라는 건 그렇습니다. 가령 미국의 핵탄두를 가령 독일의 전투기에 실어서 투화를 시키는 이런 형태를 얘기하는 건데 미국과 나토 사이에 있는 핵 기획 그룹이라고 하는 건 상당히 제도화 된 시스템이거든요. 그리고 이것은 미 상원의 비준을 받은 그러한 제도적 장치입니다. 그러나 이번에 한국과 미국 사이에 있는 것은 핵 협의 그룹이라고 하는 그 전 단계에 해당이 되겠죠. 만약 한미 간에 협의가 잘 되면 이게 발전돼서 진화해서 그러한 nuclear planning group으로 갈 수는 있지만, 엄격히 말해서 핵공유는 아니고요. 그런 점에서 에드 케이건 백악관 인태 담당 선임국장의 표현이 맞은 거라고 봐요.
◎이재석: 바로 명료하게 부인을 했죠. 지금 나오고 있습니다.
▼문정인: 그러니까 만약에 미국에서 이거를 핵 공유라고 하는 의미를 주려고 하면 이거는 상원 비준을 요하는 그런 상황이 되기 때문에 그거는 아니죠.
◎이재석: 그래서 사실 좀 우리 정부가 뭐라고 표현해야 될까요? 좀 머쓱해진 측면도 있는데, 바로 저렇게 부인을 했기 때문에. 그런데 정부는 전략 핵 잠수함이 한반도에 전개될 수 있다는 그 지점, 그 지점도 좀 강조하면서 그래서 사실 상의 핵 공유다. 혹은 그렇게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설명을 하는 것 같은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문정인: 글쎄 그런데 그게 지금 자꾸 우리 윤석열 정부에서는 대한민국 국민이 확장억제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느냐를 강조하는 건데 우리가 억제해서 제일 중요한 거는요. 북한이 미국이나 한국이 갖고 있는, 그냥 북한이 미국이 갖고 있는 핵무기 능력과 그것을 사용하려고 하는 의도 그리고 사용하려고 할 수 있는 의지. 이 세 가지를 봅니다. 능력과 의도와 의지. 이거를 북한이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제일 중요한 것이지 한국 정부... 국민 또는 정부가 어떻게 인식하느냐 하는 거는 그렇게 중요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재석: 그러면 북한 입장에서는 지금 어떻게 인식하고 있다고 봅니까?
▼문정인: 우리 북한은 이미 확장억지가 오기 전부터 미국의 핵 위협에 대해서 강한 강압감을 느끼고 있는 거예요.
◎이재석: 사실 어제 오늘 얘기는 아니죠.
▼문정인: 그러니까 저는 제가 볼 때 지금 미국이 지금까지 우리에게 해온 확장억제력만으로도 북한에 대한 핵 억제력은 나는 구축이 됐다고 봐요.
◎이재석: 충분하다.
▼문정인: 그리고 소위 전략 핵잠수함만 하더라도 아마 북이 제일 걱정하는 게 이 부분일 거예요. 지금 뭐... 미국이 갖고 있는 소위 전략 핵잠수함이 지금 어느 지점에서 사실상 항해하고 있는지 북한이 알지를 못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언제 자기들을 불시에 소위 공격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북에서 제일 걱정했던 거고요. 오히려 가령 북의 입장에서는 핵 전략잠수함이 부산항에 기항을 했다. 진해항에 기항을 했다. 오히려 북한 입장에서는 더 안심해줄 수 있는 상황이죠.
◎이재석: 노출되면 오히려 역설적으로 위협성이 좀 떨어진다. 이런 말씀이시죠?
▼문정인: 당연히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그래서 저기 워싱턴 선언에서도 얘기한 것은 뭐 이런 핵 잠수함과 같은 소위 전략 무기의 visibility, 가시성을 올려주겠다라고 하는 건데 북에 주는 메시지는 분명히 있는데 그에 못지 않게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한테 안심하라. 우리 확장억제는 분명히 지킨다라고 하는 reassurance 재확약을 해주는 아마 그런 의미가 큰 것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이재석: 기존의 확장억제로도 충분하다고 방금 전에 그런 취지로 말씀하셨는데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그게 충분치 않기 때문에 이번에 한 발 더 나간 것이다라고 설명하고 자평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윤석열 정부는 왜 기존의 확장억제가 충분치 않다고 보는 걸까요?
▼문정인: 그거는 기본적으로 한국의 윤석열 정부를 지지하는 보수적인 분들 사이에서는 이런 얘기를 많이 하죠. 북한은 이미 핵을...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무기, 미국이 공유하고 있는 확장억제. 즉, 핵우산이라고 하는 건 찢어진 우산과 마찬가지다. 우리가 믿을 수 없다. 미국이 소위 서울 또는 오산과 평택을 지키기 위해서 워싱턴이나 뉴욕을 희생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이 확장억제 개념이라고 하는 게 믿을 수 없는 개념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한반도에 전진 배치를 하든지 아니면 나토식 핵공유를 해서 확실하게 굳히든지. 만약에 그것도 안 된다라고 하면 우리는 독자 핵무기를 가져야 된다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이재석: 거기에 대해서 반론을 주신다면?
▼문정인: 아니. 그거에 대해서 윤석열 정부의 답이라고 하는 것은 기존에 있는 확장억제를 더 강화 시켜나간다는 답으로 나온 거거든요.
◎이재석: 그렇습니다.
▼문정인: 그러나 미국의 기본 입장에서는 그래요. 전술핵 재배치 그거는 불가능하다. 나토식 핵공유도 사실 불가능하다.
◎이재석: 불가능하다.
▼문정인: 기존에 있는 확장억제 잘 작동하고 있다. 왜 한국에서 이 문제를 갖고 제기를 하느냐. 만약 당신들이 걱정한다라고 하면 워싱턴 선언 같은 걸 통해서 우리가 다시 재확약을 해주마.
◎이재석: 재확약을 해주겠다.
▼문정인: 이렇게 이해하시면 될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렇게 보면 한국의 진보적인 분들은 소위 핵확산을 방지한다는 의미에서 사실상 확장억제에 의존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을 하니까. 그리고 그것이 북한에 대한 억제력이 충분히 되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안심하는 부분이 있고 그런데 반면에 뭐 조선일보 같은 데는 기본적으로 우리 핵 자산을 강조하는 데니까.
◎이재석: 자체 핵 무장론을 말씀하신 거고.
▼문정인: 그렇죠. 그런데 그쪽에서 볼 때는 이 윤석열 정부가 제대로 못 하고 왔다. 그러니까 거기에서 나온 것들은 뭐 정 이게 안 되면 우리가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춰야 되지 않느냐. 그러려고 하면 한미원자력협정을 개정해서 원자력의 제철이나 원자력의 제철이나 그다음에 농축을 허가받도록 해야 될 것이고 그다음에 한국의 원자력 잠수함에 대해서 미국이 지지할 수 있도록 해줘야 된다. 오스트레일리아의 AUKUS처럼. 그런 것들이 전혀 논의가 안 되니까 그렇게 행복한 것 같지가 않아요. 그러니까 이건 정말 아이로니컬한 거죠.
◎이재석: 그러니까 그 대목을 제가 좀 질문을 드리려고 했는데 그러니까 문 교수님처럼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서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셨던 분들은 오히려 역설적으로 이번에 사실 핵무장론이 기각됐다라고 봐야 되는데, 한미 두 나라 정부에 의해서. 다행스러운 측면이 있는 것이고 또 일부 유력 보수 진영의 정치인들은 핵무장론을 주장을 했었기 때문에 그분들이 보면 또 아쉬워할 만한 대목이라고 볼 수도 있을 텐데 좀 역설적인 것 같기도 합니다.
▼문정인: 그렇죠. 그런데 가령 한 3일 전이죠. 그람 앨리슨 하버드대학 교수가, 앨리슨 교수가 재미있는 글을 '포린 폴리시'(FP)라고 하는 데 썼어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공은 한국이 독자 핵무장으로 가는 걸 막았다, 이 워싱턴 선언을 통해서. 그건 팀 USA, 지금 지금 바이든 행정부팀이 아주 잘해냈다. 이런 표현을 쓴 거거든요.
◎이재석: 잘한 거다.
▼문정인: 그러나 현실적으로 지금 미국의 전반적인 국내 정치적인 구도로 봐서는요. 우리가 말한 전술핵 재배치라든가 그다음에 나토식 핵공유라고 하는 건 현실적으로 상당히 어려워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볼 때 그거는 뭐 윤석열 대통령이 참 잘한 거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워싱턴 선언을 채택해서 확장억제력에 대해서 더 정교화시키고 그거를 강화시킴으로써 기존의 현상를 유지한다라고 하는 건 저는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이재석: 의미 부분에 대해서는 그렇게 말씀을 해주셨는데 문 교수님께서 보시기에 아쉬운 부분, 좀 비판적으로 볼 수 있을 만한 부분은 어떤 부분이 있습니까?
▼문정인: 이번에 워싱턴 선언과 관련해서요? 아니면 전체.
◎이재석: 네. 워싱턴 선언과 관련해서 제가 일단은 여쭤보겠습니다.
▼문정인: 뭐 아쉬워할 부분은 사실 없죠. 그러니까 기존의 확장억제를 더 소위 제도화시키고 정교화 시킨다라고 하는 의미에서는 기본 틀을 이렇게 바꾸는 건 아니니까. 그러나 이제 한 가지 아쉬운 거는 이게 우리가 북한 핵 문제를 다룬다는 게 지금 한국 정부나 미국 정부가 강조하는 것은 자연 확장억제라고 하는 억제력. 그거를 영어로 deterrence라고 얘기를 하고 그다음에 이제 북한의 비핵화를 우리가 지금 추동하려고 하니까 자연히 강압적 성격이 있거든요. 그거를 compellence라고 그러는데 그러니까 억제와 강압만 있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가 있는 거죠.
◎이재석: 대화가 없다.
▼문정인: 그러니까 자연히, 그런데 우리가 중요한 것은 한반도에서 소위 우발적인 확전 상태가 나는 걸 막아야 되잖아요. 막으려고 하면 우선 중요한 게 위기의 안정적 관리가 있어야 돼요. 그렇고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를 구축해서 그리고 서로가 서로 소위 우발적 충돌을 피할 수 있는 그런 외교적 노력이 있어야 되는데 그게 없고 더 나가서 대화를 복원하고 협상을 통해서 군사적 충돌이 생기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예방 외교가 필요한데 그게 없는 게 아쉽다고 봐요. 그래서 한 마디로 말씀을 드리자면 억제와 강압은 있지만, 위기의 안정적 관리와 그리고 예방 외교라고 하는 게 없는 게 상당히 아쉬운 점이다. 그러니까 상황이 더 악화가 될 수 있는 것이죠.
◎이재석: 그런데 북한, 중국, 러시아의 반응들을 보면 사실 지금 말씀하신 그런 어떤 위기관리 또 대화 이런 부분에 있어서 조금 윤석열 정부가 변화점, 계기점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기도 하는데. 지금 북한 반응을 잠깐 볼까요? 제작진이 준비해 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 김여정 부부장이... 김여정 부부장이 했던 발언들 잠깐 보시면 아주 강도가 높죠. 침략적 행동 의지가 반영된 적대적 산물이다. 이렇게 김여정 부부장이 얘기를 했고요. 또 특히 억제력의 제2의 임무에 더욱 완벽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신했다. 저 제2의 임무에 대해서도 해석이 난무하거든요.
▼문정인: 제2의 임무라고 하는 거는요. 그러니까...
◎이재석: 본인들 입장에서의 임무잖아요.
▼문정인: 작년 9월 8일 북에서 핵 무장력에 관한 법령을 통과시키지 않습니까? 관련해서 이제 김정은 위원장이 한 얘기에 제2의 임무라는 말이 등장을 하는데 이거는 쉽게 선제 타격을 얘기해요.
◎이재석: 북한 입장에서.
▼문정인: 북한은 전통적으로 no-first-user. 자기들은 공격을 당하지 않는 한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겠다고 얘기를 했다가 우크라이나 사태가 나면서 푸틴이 러시아의 안보에 실전적 위협이 왔을 때 우리는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했거든요. 선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하니까 북에서도 그 얘기가 나오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제2의 임무라고 하는 것은 제가 이해하기에는 그게 북한이 핵을 선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라고 하는 걸 의미하는 겁니다.
◎이재석: 그러면 과거보다도 강도가 더 높아졌다라고 볼 수가 있는데.
▼문정인: 훨씬 높아졌다는 걸 알 수가 있죠.
◎이재석: 그러면 아까 말씀하신 그런 관리와 대화를 위한 어떤 외교. 일단 북한에만 한정시켜서 얘기를 해본다면 윤석열 정부가 어떻게 좀 그런 부분을... 뭐 담대한 어떤 외교를 얘기를 하고 있기는 한데, 북한에 대해서. 윤석열 대통령 스스로가 그렇게 얘기를 했었죠. 그런데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한미일은 한미일대로 강고하게 묶이는 것 같고 북·중·러는 북·중·러대로 강고하게 묶이는 것 같아서... 어떻게 좀 뭐 해법이 나올 수 있을까요?
▼문정인: 그러니까 지금 어려운 게 지금 당장 말이죠. 이런 것을... 그런데 다행인 것은 2018년 9월에 남북 간의 군사합의서를 채택하지 않았어요? 그게 부분적 문제점들이 생기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남북한 간의 군사적 긴장을 관리해주는 기재로서 지금 잘 잘동하고 관리해 주는 기재로서 지금 잘 작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거기에서 좀 벗어나서 서해안에서, 서해에서 우발적 충돌이 생기거나 동해 또는 비무장지대에서 우발적 충돌이 생겼을 때 이거를 사전에 관리하기 위해서는 남북한 간의 직통전화 핫라인이 이게 작동을 해야 되는데 이게 작동이 좀 안 하고 있거든요. 북에서 전화를 안 받고 있으니까. 그러면 남북한 간에도 핫라인이 지금 없고 그다음에 이런 거를 하려고 그러면 북미 간에도 그런 핫라인이 있으면 좋은데 제가 알기에는 요즘 북미 간에도 지금 소통 채널이 완전히 정지된 상태라고 알고 있거든요. 그러면 그렇다라고 하면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국가들을 통해서 중재역을 해야 되는데 지금 상황에서 중국, 러시아가 한국이나 미국 말 듣고 지금 중재할 가능성은 상당히 적거든요. 바로 이런 것들이 한반도의 불안을 고조시키는 것 아니냐. 그렇지 않습니까? 전쟁이라는 건 우크라이나 사태에서도 봤지만 일단 발생하면요. 그건 걷잡을 수 없거든요. 되돌릴 수가 없는 거기 때문에. 그리고 한국 같은 데는 북, 핵무기 가졌다고 주장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다음에 미국은 또 핵무기 갖고 있지 않습니까? 이게 만약에 잘못된 전면전으로 나가면 핵전쟁도 우리가 배제할 수 없는데 그런데 전반적 상황이 상당히 어렵다라고 하는 평가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재석: 그런데 어찌 됐건 돌파구는 필요해 보이는데. 물론 윤석열 정부가 거기에 대해서 얼마나 적극적 의지를 갖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면 기시다가 곧 온다고 하죠? 기시다 총리가 한 일주일쯤 뒤에 답방 형태로 온다고 하고 또 조만간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릴 거라는 그런 보도도 좀 나오고 있고 말이죠. 그러면 그 세 정상이 만약에 한자리에 모이게 되면 뭐랄까요? 이벤트 측면에서도 한미일 세 나라가 최근의 어떤 그런 공조 그런 것들을 세계에 이렇게 명시적으로 이렇게 보여주는 것이 될 텐데 그러면 문 교수님께서 얘기하시는 그런 어떤 관리, 위기관리 이런 측면에 있어서는 뭐랄까요? 좀 먼 방향으로 가는 거 아닙니까?
▼문정인: 먼 방향으로 가는 거죠. 그러니까 한미일 삼국이 공조하는 이유가 뭐 1차적으로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거거든요. 그리고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것인데 그러니까 결국 그거는 아까 제가 말씀드린대로 억제와 강압이라고 하는 두 가지 소위 방향에 역점을 두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하면 자연히 위기의 안정적 관리나 그리고 대화와 협상을 통한 예방 외교라고 하는 것의 비중은 떨어질 수밖에 없겠죠. 그리고 더 하나 걱정되는 문제는 한미일 삼국 공조가 더 심화가 되면 중국과 러시아는 그거를 다르게 볼 겁니다. 그것은 사실 북한을 겨냥한 거라기보다는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걸로 보기 때문에 중국하고 러시아가 우리 서해, 동해 이쪽에서 더 소위 공세적인 군사 뭐 연습 같은 것을, 훈련 같은 걸 할 수도 있고 그러면서 한반도가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라고 하는 걸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재석: 그런 일이 좀 안 와야 될 텐데.
▼문정인: 오지 말아야 되는데.
◎이재석: 그럴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는 말씀이시고.
▼문정인: 지금 당장은 그 가능성을 보이지 않죠. 북에도 마찬가지예요. 그러니까 남북한 간에 우리가 뭐 소위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를 구축하고 하려고 하면 북이 요구하는 것도 들어줘야 되거든요. 북이 요구하는 게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이나 연습을 중단해달라고 하는데 그거는 우리의 주권적 상황인데 당신들이 참견할 거 아니요라고 우리 입장이, 우리 정부에서 얘기를 하는 거기 때문에 거기에서부터 하나 풀리지 않고 있죠. 또 북에서 얘기하는 것은 미국의 전략 무기, 한반도 전진 배치 그거 안 해줬으면 좋겠다. 너희들이 핵미사일 위협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없이 하는 건데 너희들 책임이니까 너희들부터 고쳐. 뭐 이런 식으로 나가다 보니까 남북 간에 완전히 평행선을 지금 긋고 있는 거죠.
◎이재석: 언론에서는 그래서 조만간 북한이 핵 실험이든 아니면 뭐 ICBM 같은 무력시위든 그런 것들을 보여줄 가능성이 꽤 있어 보인다고 얘기하는데 물론 이런 전망 자체가 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사실은 북한이 무력시위를 보여줄지 안 보여줄지는 모르는 것이니까요, 사실. 그런데 어떻게 보십니까? 물론 이거는 확언할 수는 없는 부분이기는 합니다만 최근의 어떤 일련의 분위기를 보면 북한이 저렇게 강하게 대응하고 있고 이렇다면 그런 어떤 강도 높은 무력시위, 기존의 것과는 다른.
▼문정인: 그러니까 뭐 북에서 얘기하는 건 자기들 계획대로 움직여 나가는 거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가령 저기 김정은 위원장 스스로가 우리 군사 정찰 위성 우리가 발사해야 된다. 그러면 아마 북에서는 그거를 발사를 할 거고요. 그러면 우리 입장에서는 뭐 군사 위성 발사나 ICBM 발사나 차이가 하나도 없으니까 우리가 규탄할 수밖에 없는 거고 그다음은 지금 북이 전술핵을 가졌다고 하는데 전술핵을 실험하려고 하면 7차 핵실험이 있어야 될 거란 말이에요. 또 ICBM에다가 다탄두를 넣겠다라고 하는데 다탄두를 하려고 하면 그거에 따른 핵실험도 있어야 되니까 그러니까 7차 핵실험은 있을 걸로 볼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러니까 이거를 어떻게 막느냐. 왜냐하면, 제가 볼 때는 뭐 군사위성까지만 하더라도 한미 반응이 그렇게... 그렇게까지 민감하지는 않겠지만 7차 핵실험을 통해서 전술핵이나 가령 ICBM용 다탄두 핵실험을 한다라고 하면 그거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 올 겁니다. 그러면 그 상황에서 이거를 어떻게 반전시켜나가느냐. 그거는 큰 과제가 되겠죠.
◎이재석: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물론 제가 이제 안보와... 군사 안보 위주로 지금 얘기를 나누고 있기는 합니다만 경제 분야에서 사실상 뭐, 얻어온 것이 없다라는 지적들을 많이들 하고 있는데 IRA나 반도체법과 관련해서 미국의 어떤 호응이 없었다. 그래서 아쉬워하는 목소리들이 많은데.
▼문정인: 그거를 기대하는 자체가 문제가 있죠.
◎이재석: 왜 그렇습니까?
▼문정인: 왜냐하면 인플레이션 감축법이라든가 그다음에,
◎이재석: 반도체법.
▼문정인: 반도체 지원법이라고 하는 것은 의회에서 만든 것 아닙니까? 그러면 행정부가 갖는 것은 그것을 시행하는 시행령을 만드는데 있어서 부분 조율만 할 수 있는 거예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 행정부가 입법부의 입법 취지를 무시할 수가 없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 대통령이 가서 아무리 협상한다고 해도 거기에서 큰 변화를 찾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보고요. 그다음에 바이든 행정부의 기본 기조, 특히 내년 대선을 중심으로 해서는 완전 신중상주의로 가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거는 트럼프하고 다를 바가 하나도 없어요. 아메리카 퍼스트예요. 그러니까 미국 중심의 소위 신산업정책을 펴겠다. 뭐 이런 식으로 나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게 쉽지는 않을 거예요. 미국의 경제 부흥을 한국, 대만 같은 미국의 동맹과 우방 국가들의 도움을 통해서 미국 경제를 다시 반전 시키겠다라고 하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이익이 먼저 지 한국 이익을 배려해 줄 가능성은 상당히 적다고 봅니다.
◎이재석: 기시다 총리가 만약에 오면 일각에서는 이제 이른바 성의 있는 호응, 물컵의 반 잔을 나머지 채울 수 있을 것이냐. 이번에 답방 형태니까 뭔가 그래도 선물 차원에서라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보는 사람들도 있고 힘들 것이다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문정인: 힘들 거예요.
◎이재석: 힘들다고 보십니까?
▼문정인: 왜냐하면 가령 화이트리스트 복원시키는 거 이런 것 같으면 가능할 거예요. 그러나 지금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 대부분 원하고 있는 징용 문제.
◎이재석: 강제동원 문제라든가.
▼문정인: 징용공 문제에 대해서 책임 있는, 성의 있는 사과 그다음에 일본 기업들이 배상금에 대해서 이제 부분 참여하는 문제, 이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고 그다음에 뭐 당장 우리에게 또 중요한 건 독도 문제가 있고 또 위안부 문제도 있는데 이런 게 어떻게 보면 한일 역사 문제의 가장 중요한 쟁점들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 기시다 총리가 무슨 답변을 할 수 있을까요?
◎이재석: 부정적으로 보신다는 말씀이네요.
▼문정인: 그러니까 제가 볼 때는 그거는 한계가 있을 거예요.
◎이재석: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지 1년쯤 됐습니다. 그래서 윤석열 외교의 지난 1년을 어떻게 평가하고 볼 것이냐. 물론 저희가 다양한 의견들을 이 자리에서 듣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문정인 교수님 같은 경우는 전 정부에서 외교안보 특보도 하셨기 때문에 좀 생각이 다른 부분도 꽤 있을 것 같고. 어떻게 지난 1년을 좀 보셨는지. 물론 지금 인터뷰 중간 과정에서 여러 차례 말씀을 하시기는 하셨습니다만 총평 차원에서.
▼문정인: 글쎄. 지난 1년 동안 너무 불안해진 것 같아요. 우리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는 소위 국민의 생존을 보존해주고 국민을 안심하고 살 수 있게끔 만들어주고 그다음에 경제적으로 번영하고 나라의 격을 올려주는 건데 현 정부 들어와서는 상당히 뭔가 불안한, 하루하루가 불안하고 경제도 되살아나지 않고 이런 것들이 좀 걱정이 돼서 좀 우리 윤석열 대통령께서 남은 임기 동안은 좀 우리가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그런 안보 환경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뭐 대통령 신념도 좋은데 자유의 신념도 좋고 그다음에 자유의 나침판이 되는 것도 다 좋은데 국익도 좀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가치와 국익은 상당히 보면 충돌을 해요. 미국의 사례를 보세요. 뭐 미국 민주당들이 가치 들고 나왔지만, 결정적 순간 가서는 국익,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위해서 가치를 포기하는 경향이 많거든요. 그런데 지금 대통령께서 지금 하시는 양태를 보면 가치에 그냥 모든 걸,
◎이재석: 가치 외교를 강조하고 있죠.
▼문정인: 소위 올인을 한 것 같아요. 그래서 한미 관계도 가치 외교라는 큰 틀 안에서 안보 동맹 그러니까 가치 동맹이라는 큰 틀 안에서 안보 동맹, 경제 동맹, 기술 동맹, 문화 동맹, 정보 동맹을 한다라고 이렇게 도식화를 하는데 이거를 좀 하여간 가치와 국익 사이의 갈등되는 지점을 좀 잘 조율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하는 생각이 들고요. 또 세 번째 드는 것은 미국하고 동맹이니까 상당히 중요하죠. 그러나 제가 볼 때는 우리 앵커, 이 앵커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만 미국이 모든 걸 해결해줄 수 있을까. 그러니까 한미, 한미일 삼국 공조도 좋지만 우리는 지금 중국, 러시아도 있고 또 북한도 현실적으로 존재하고 있고 이거를 좀 조율을 잘해서 균형 있는 외교가 상당히 필요한 것 아니냐 하는 느낌이 들고 마지막으로는요. 대통령은 국민이 뽑은 겁니다. 외교 정책도 우리 국민이 대리 위임을 해서 대통령이 하는 거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대통령이 아무리 주관이 세고 신념이 세다고 하더라도 또 국민들 목소리에 좀 귀를 기울였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특히 정치사회 즉 야당하고 대화도 좀 충분히 하고 시민사회 목소리도 좀 듣고 그래서 국민적 합의를 만들고 나갈 경우에 더 외교 정책이 성공적이 될 수 있을 것 아니냐. 이런 아쉬움이 좀 있습니다.
◎이재석: 시간이 거의 다 됐는데 짧게요. 짧게만 여쭤보겠습니다. 윤석열 정부 입장에서는 미·중 패권전쟁이 이렇게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우리가 어찌 됐건 미국하고의 어떤 동맹을 가속화 시키는 게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것 아니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좀 반론을 주신다면? 어떤 속도 조절의 문제다? 아니면 아까 말씀하신대로.
▼문정인: 그거는 신념의 문제인 것 같아요. 미국과 한국은 소위 가치를 공유하는 아주 필수 동맹이라고 이렇게 보고 그리고 윤석열 정부는 세계를 미국이라는 창을 통해서 보는 것 같아요. 그리고 중국이나 러시아에 대한 비중이 상당히 낮은 것 같아서. 그리고 미국을 통하면 모든 게 해결된다라고 하는 이런 인식을 갖고 있어서 좀 걱정이 됩니다.
◎이재석: 알겠습니다. 무슨 취지인지 제가 충분히 이해했습니다. 오늘 시간이 좀 더 있었으면 좋겠는데 여기에서 좀 정리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문정인: 네. 반갑습니다.
◎이재석: 문정인 교수였습니다.
정창화 기자 (hw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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