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안타 1위 '97순위의 기적'...'장외 타격왕'은 신기루가 아니었다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더 이상 슈퍼 백업이 아니다.
타율 0.349(8위), 37안타(1위), 19득점(1위), 5도루(6위), 15볼넷(5위), 출루율 0.427(4위)
홈런과 타점을 제외한 타격 전 부문 상위권에 올라있는 선수가 있다. 그는 2018년 2차 신인드래프트 10라운드 97순위로 프로에 입단한 선수로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와일드카드 후보로도 뽑힌 LG 트윈스 문성주다.
문성주는 지난해 시즌 초 4할대 타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8월까지도 0.350의 고타율로 '장외 타격왕'이었다. 이런 페이스라면 타격왕까지 노려볼 수 있었다. 하지만 9월 이후 극심한 타격 슬럼프로 106경기에서 타율 0.303으로 시즌을 마쳤다. 후반기 문성주는 부족한 장타력에 신경을 쓰다 타격 밸런스가 깨지며 자신의 타격 메커니즘을 잃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주전 우익수로 전 경기 출전하며 확고한 자신의 타격 메커니즘으로 한 단계 더 발전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김현수, 박해민, 오스틴 딘, 홍창기가 있는 LG 외야진에서 주전으로 나서기 쉽지 않지만 문성주는 실력으로 자신의 자리를 찾았다.
문성주가 신들린 타격을 보이니 염경엽 감독은 우익수를 문성주로 고정시키고 오스틴 딘을 1루수로 김현수와 홍창기를 좌익수와 지명타자를 번갈아가며 기용하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상대 선발투수에 따라 전략적으로 타순 변화를 주지만 문성주만은 2번 타순에 고정시킨다. 문성주도 믿고 계속 내보내주는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하고 있다.
문성주는 타석에서 움직임이 크지 않다. 하체를 받쳐놓고 공을 끝까지 본 뒤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고 타격한다. 어떤 유형의 투수를 상대해도 자신의 스윙을 하는 메커니즘을 지녔다. 그래서 상대 투수에 관계없이 2번 타순을 지킨다.
올 시즌 성적 봐도 문성주는 좌우를 가리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우투수를 상대로 타율 0.333(72타수 24안타), 좌투수를 상대로 타율 0.382(34타수 13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어떤 유형의 투수가 나와도 문성주는 자신의 스윙을 한다. 문성주에게 좌우 놀이는 통하지 않는다.
문성주가 이런 타격을 보여줄 수 있었던 건 타고난 재능보다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다. '육성 선수의 신화'로 불리는 김현수가 인정한 노력파가 문성주다. 김현수는 언제나 자신의 루틴을 지키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선수로 유명하다. 항상 솔선수범하며 후배들의 멘토 역할에 적극적이다. 이런 김현수가 팀 내 유일하게 인정하는 노력파가 문성주다. 문성주는 비가 와도 그라운드로 나와 훈련을 하는 선수다.
'97순위의 기적'이라 불리는 문성주의 타격은 그냥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숨은 노력의 결심이다.
[최다안타 1위를 비롯 타격 전 부문 상위권에 올라있는 LG 문성주.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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