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 출전 길 열렸는데, 웃을 수 없는 카사트키나 “우리는 운 좋은 종목에서 뛰고 있지만···”

이정호 기자 2023. 5. 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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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코리아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제 무대에서 뛰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도 피해를 받고 있다. 많은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러시아는 물론 러시아를 도운 벨라루스 국적 선수들의 출전도 막혔기 때문이다.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에서 뛰는 러시아의 다리야 카사트키나(26)도 마찬가지다.

세계 8위 카사트키나는 1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무투아 마드리드오픈(총상금 765만2174달러) 단식에서 레시아 추렌코(우크라이나)를 세트스코어 2-0으로 꺾고 16강에 올랐다. 카사트키나는 이날 승리한 뒤 추렌코와 악수 하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선수인 추렌코가 악수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카사트키나는 경기 뒤 “전쟁이 계속되면서 우크라이나 선수들과 우리가 악수를 하지 않는 일이 많다는 것”이라고 안타까워하면서 “그 슬픈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래도 추렌코가 코트를 떠나면서 내게 손을 흔들었다는 점이 기뻤다”고 말했다.

카사트키나는 지난달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윔블던이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출전을 허용한다는 소식을 반기면서도 웃지 못했다. 카사트키나는 “지난해 윔블던에 뛰지 못해 너무 슬펐다. 물론 이유가 있었지만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윔블던은 지난해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적 선수들의 출전을 강하게 막았다.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US오픈이 이들 국가 선수들에게 국기 및 국가, 국가명 사용을 금지하는 조건으로 출전하도록 했지만, 윔블던은 아예 출전하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올해 대회를 앞두고 윔블던을 개최하는 올 잉글랜드 론 테니스클럽은 “모든 상황을 고려할 때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출전을 허용하는 것이 올해 대회를 위한 가장 적절한 결정이라고 판단했다”며 출전을 허용했다. 지난해 윔블던에 나오지 못했던 다닐 메드베데프, 안드레이 루블료프(이상 러시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 등이 2년 만에 윔블던 잔디 코트 무대에 복귀하게 됐다.

단 대회 기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지지 의사 표명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에 서명해야 한다. 또 러시아나 벨라루스 정부로부터 대회 출전에 대한 지원을 받아서도 안 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기도 했던 카사트키나는 이미 서약서에 서명을 끝냈다. 그는 “올해 다시 윔블던 무대에서 뛸 수 있어 기쁘다. 솔직히 다시 경쟁할 수 있는 무대를 찾게된 우리는 가장 운이 좋은 스포츠”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95%의 러시아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 국제 무대에 설 수 있는 우리는 이 기회를 정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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