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한국노총,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尹정부에 “폭력·간첩 낙인”

손덕호 기자 2023. 5. 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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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1일 근로자의 날(노동절)을 맞아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고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 정책을 비난했다.

민주노총은 "불법, 비리, 폭력, 간첩, 온갖 낙인을 찍어 민주노총을 공격한다"고 했고, 한국노총은 "유치한 작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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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양경수 “압수수색은 일상,
건설노동자 구속 끊이지 않아”
한국노총 김동명 “회계장부 뒤지고
과태료 처분하고, 노동복지회관 빼앗는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1일 근로자의 날(노동절)을 맞아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고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 정책을 비난했다. 민주노총은 “불법, 비리, 폭력, 간첩, 온갖 낙인을 찍어 민주노총을 공격한다”고 했고, 한국노총은 “유치한 작태”라고 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등이 1일 세종대로에서 열린 '2023 세계노동절 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민노총 전·현직 간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양경수 “공포정치”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서울 광화문 사거리 인근 세종대로에서 3만명(주최 추산)이 참여한 가운데 세계노동절대회를 개최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전국 15개 시·도에서 개최된 집회 참석자는 총 13만명이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동화면세점 앞에서 덕수궁 앞까지 약 600m에 걸쳐 왕복 8차로의 세종대로 중 6개 차로를 차지한 채 집회를 벌였다. 이 때문에 광화문 사거리에서 서울시청까지 차량 통행은 왕복 1차로로 축소됐고, 서울시 교통정보시스템(TOPIS)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차량 이동 속도는 양방향 모두 시속 5㎞ 수준으로 떨어졌다.

민주노총 일부 전·현직 간부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중국과 캄보디아, 베트남 등에서 북한 노동당 산하 대남 공작기구 소속 공작원을 접촉하고, 대북 보고문·대남 지령문을 주고받은 혐의다. 또 정부는 건설사들을 협박하고 금품을 갈취하는 건설노조를 ‘건폭(建暴)’으로 규정하고 근절에 나섰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1일 세종대로에서 열린 '2023 세계노동절대회'에 참여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은 이 같은 정부의 수사와 대응에 강하게 반발했다. 양경수 위원장은 이날 대회사에서 “윤석열 정권은 공포정치를 하고 있다. 압수수색은 일상이 되었고, 건설 노동자들의 구속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며 “불법, 비리, 폭력, 간첩, 온갖 낙인을 찍어 민주노총을 공격하는 저들의 목적은 민주노조의 말살”이라고 주장했다.

불법 파업을 조장하는 이른바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을 쟁취하겠다고도 했다. 양 위원장은 “노조법 2·3조(개정)를 쟁취해야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투쟁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에 총파업 투쟁으로 맞서자”고 했다. 민노총은 7월 첫째 주와 둘째 주에 총파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광화문 사거리 인근 집회에 참여한 민노총 조합원들은 이후 용산 대통령실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헌법재판소 등 3개 방향으로 행진했다.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린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서 김동명 위원장이 상징 의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노총, 朴정부 이후 7년 만에 근로자의 날에 전국노동자대회 개최

한국노총은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5만여명(주최 추산)이 모인 가운데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한국노총의 전국노동자대회가 근로자의 날(노동절)에 개최된 것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당시 한국노총은 박근혜 정부가 저성과자 해고를 허용하는 노동개혁을 실시하자 강하게 반발했었다. 이번 전국노동자대회 개최는 박근혜 정부 때만큼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에도 강도 높게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한국노총은 이날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 강화를 비난했다. 김동명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저들은 회계장부를 뒤지고, 과태료 150만원을 처분하고, 노동복지회관을 빼앗는 걸 소위 ‘노동개혁’이라고 강변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노조법에 근거해 회계 서류를 사무실에 비치하고 있는지 점검결과를 제출하라고 했으나,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이를 거부했다. 또 정부는 지난달 근로자들이 문화활동·체육활동을 즐기고, 상담이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 예산이 지원된 근로자종합복지관 절반 정도에 한국노총·민주노총 사무실이 지나치게 많이 입주해 있다며 시정하라고 권고했다. 이를 두고 김 위원장은 “역대 어느 보수정권과도 비교할 수 없는 유치한 작태”라고 주장했다.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여의대로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노동개악, 민생파탄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찢는 상징 의식을 하고 있다. /뉴스1

김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를 향해 “직무성과급제를 통해 노동자 내부가 분열되고, 파견노동이 확대되고, 파업 시 대체근로가 허용되고, 직장점거가 금지되면 진정 노·사관계가 더 안정화되는 것이냐”며 “정부가 노동혐오를 멈추지 않고 반성과 정책 변화 없이 불통의 길을 고집한다면 노동자·서민의 저항의 불길은 정권 전체를 불태울 것”이라고 했다.

한국노총의 이번 전국노동자대회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 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는 금융노조 한국산업은행지부 김현준 위원장 발언으로 시작했다. 한국노총 집회는 약 2시간쯤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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