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 없는 두산의 에이스, 0점대 평균자책 진입한 곽빈의 힘

심진용 기자 2023. 5. 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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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곽빈이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원정경기에서 4회말 상대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은 뒤 여유있게 더그아웃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제는 KBO 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선발투수의 품격이 느껴진다. 두산의 젊은 에이스 곽빈(24)이 팀 역사를 새로 쓰며 평균자책점 0점대의 영역에 진입했다.

곽빈은 30일 SSG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서 6이닝 동안 볼넷 없이 안타 2개만 내주며 무실점 위력투를 펼쳤다. 득점지원이 아쉬웠지만 흔들리지 않고 SSG 타선을 눌렀다. 시속 150㎞ 안팎의 빠른공을 앞세웠고, 커브와 슬라이더를 적절히 구사했다. 곽빈의 호투를 앞세워 두산은 SSG를 2-0으로 꺾고 4연패 사슬을 끊었다. 허리 통증으로 직전 선발 등판을 건너뛸 만큼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곽빈은 에이스로 제 역할을 다했다.

곽빈은 SSG전 호투로 평균자책점을 1.09에서 0.88로 끌어내렸다. NC 에릭 페디(0.47), 키움 안우진(0.97)과 함께 리그에 3명 밖에 없는 선발 투수 0점대 평균자책점의 대열에 합류했다. 곽빈의 평균자책점 0.88은 두산 팀 역사상 개막 첫 5차례 선발 등판 최저 기록이다.

SSG전 승리 후 곽빈은 “내가 무조건 연패를 깨고 싶었다. 승리투수가 아니라도 팀이 이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던졌다”고 ‘에이스’다운 소감을 밝혔다. 평균자책점 팀 기록에 대해서도 “솔직히 평균자책점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곽빈은 지난해 전반기까지만 해도 가능성 큰 유망주 꼬리표를 떼내지 못했다. 제구가 문제였다. 곽빈은 전반기 81.1이닝 동안 75삼진을 잡았지만 볼넷도 45개를 내줬다. 9이닝당 볼넷(BB/9)이 4.98개에 달했다. 볼넷이 많다보니 선발로 등판해도 5이닝을 채우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후반기부터 완전히 달라졌다. 팔 각도를 조금 내리면서 편안하게 던지려 한게 주효했다. 후반기 곽빈은 66.1이닝 동안 볼넷 15개만 허용했다. BB/9은 2.04로 전반기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경기당 투구 이닝도 평균 6이닝까지 올라갔다.

곽빈은 올시즌도 현재까지 BB/9 수치가 3.23으로 비교적 안정된 제구를 이어가고 있다. 올시즌을 앞두고 제구 안정에 계속 공을 들였고, 지금도 볼넷을 줄이는데 신경을 가장 많이 쓰고 있다. SSG전 뒤에도 곽빈은 “팀 승리와 볼넷만 신경쓴다”고 말했다.

곽빈은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를 다녀왔다. 대표팀 투수 다수가 시즌 초반 WBC 여파로 다소 고전했지만, 곽빈만은 달랐다. 두산은 외국인 선발 딜런 파일 없이도 4월 한달 선발 평균자책점 3.00으로 리그 2위를 기록했다. 에이스 곽빈이 흔들림 없이 제 역할을 해준게 컸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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