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말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 1금융권 갈아타기 확산된다
대구은행·부산은행 등도 참전, 우리은행도 검토중
53개 금융사 참여하는 대환대출플랫폼도 곧 출시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인천 부평 인근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KB국민희망대출’을 통해 2금융권 신용대출을 전부 갚았다. 다중채무자인 A씨가 이용 중인 저축은행 대출 2건의 원금은 약 3000만원, 평균 금리는 연 15% 수준이었으나 KB국민희망대출 심사를 통해 연 9.3%의 금리로 저축은행 대출 대환에 성공했다. 기존 2금융권 신용대출로 이자만 연 450만원을 내고 있던 A씨는 대환대출 후 연 이자가 280만원 미만으로 줄어 연간 170만원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제2금융권 신용대출을 1금융권으로 대환하는 KB국민은행의 ‘KB국민희망대출(이하 KB희망대출)’은 3월 27일 출시 후 한달이 지난 지난달 27일 1만398건이 신청했다. 출시 이후 한 달만에 신청자가 1만명을 돌파한 것이다.
KB희망대출은 1금융권 최초로 2금융권 신용대출을 낮은 금리의 은행권 대출로 전환하는 대환 대출 상품이다. 이 상품은 최고금리를 연 10% 미만으로 제한해 총 5000억원 규모로 운영한다.
대출 이후 상환기간 중 기준금리(금융채 12개월물)가 상승하더라도 10% 미만의 금리로 이용 가능하다. 기존 15% 이상의 카드론이나 저축은행 신용대출을 이용했던 중저신용자들 사이에서는 은행권 진입으로 이자비용은 경감하고 개인의 신용도는 개선할 수 있어 2금융권 채무자 중심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대출 대상자의 요건은 2금융권 신용대출 보유로 대환 대상 대출 신규일자가 2022년 12월 31일 이전 실행 건, 재직기간 1년 이상인 근로소득자로 계약직·상용직 포함, 일용소득자 제외, 연소득 2400만원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다만 대부업권 대출 보유자, 채무조정프로그램 등 대환 대출 보유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미충족자 등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KB희망대출이 중저신용 차주들의 ‘사다리 대출’로 주목을 받으면서 다른 시중은행들도 대환대출 경쟁에 서서히 뛰어들고 있다.
DGB대구은행은 지난달 26일 2금융권 고금리 신용대출을 중금리 상품으로 대환하는 ‘DGB 2금융권 대환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재직기간 1년 이상의 직장인이 대상이다. 최대 3000만원까지 5년 범위 내 분할상환 형태로 실시한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대구은행은 리스크를 감안한 적정한 수준의 금리로 수익을 창출하고 고객은 기존보다 더 나은 조건에서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이번 상품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중에선 국민은행에 이어 우리은행이 대환대출 관련 상생 금융상품 출시를 검토 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고 우리은행이 할 수 있는 (대환대출 상품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지방은행은 BNK부산은행도 이달 중 ‘BNK 따뜻한 상생 대환대출’을 출시할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금리로 갈아탈 수 있게 하는 대환대출은 앞으로 더욱 더 활성화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달 30일 각 금융사의 대출상품을 온라인으로 비교한 뒤 더 낮은 금리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플랫폼이 구축될 예정이다.
플랫폼에는 은행 전체(19개), 비은행권 저축은행(18개), 카드(7개), 캐피탈(9개) 등 53개 금융회사와 핀테크 등이 참여한 23개 대출비교 플랫폼이 참여한다. 금용 소비자들은 플랫폼에서 대출 원리금과 중도상환수수료, 상환 가능 여부 등을 파악해 대환대출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은 오는 12월을 목표로 대환대출 인프라 상품을 기존 신용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정두리 (duri2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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