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투자하라, 그런데 시장정보는 못 준다"는 이상한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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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중국 경제 정보에 대한 외국인과 외국 기업의 접근을 더욱 통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국 기업의 투자를 주문하면서 해외 기업을 적대시하는 모순적 정책을 펴는 것으로, 시진핑 체제에서 중국 투자 환경이 더 팍팍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시장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 경제 정보 접근은 상대적으로 풀어 뒀지만, 경제 정보를 취득하는 외국 기업을 중국 안보의 잠재적 위협 세력으로 보는 기류가 최근 들어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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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분야에도 '안보 우선' 기조 뚜렷해져
중국이 중국 경제 정보에 대한 외국인과 외국 기업의 접근을 더욱 통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국 기업의 투자를 주문하면서 해외 기업을 적대시하는 모순적 정책을 펴는 것으로, 시진핑 체제에서 중국 투자 환경이 더 팍팍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상하이에 기반을 둔 중국 시장조사기관인 윈드(Wind)는 최근 해외 국영 연구기관이나 외국계 정보업체와의 재계약을 거부하고 있다. 윈드는 중국 금융시장 정보와 업종별 주가지수, 주요 기업의 특허 출원 통계 등 중국 거시경제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통계를 제공해왔다. 윈드가 정보 공유 서비스를 갑자기 제한하면 한국을 비롯한 각국 경제당국은 물론 전 세계 싱크탱크와 시장조사업체 등의 중국 시장 예측 활동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방첩법 강화하고 해외 기업 압박
윈드는 계약 연장을 거부하는 이유에 대해 "(중국 정부의) 규율 준수 차원"이라고 짧게 설명했다. 이는 중국 정부의 통제가 엄격해지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실제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주 정치국 회의에서 "(경제) 발전과 안보를 더 잘 조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안보 우선' 기조를 경제 분야로 확대하라는 취지의 지시로 받아들여졌다.
중국은 시진핑 체제가 들어선 2013년 이후 정치·군사·사회 분야 정보의 확산을 틀어막았다. 시장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 경제 정보 접근은 상대적으로 풀어 뒀지만, 경제 정보를 취득하는 외국 기업을 중국 안보의 잠재적 위협 세력으로 보는 기류가 최근 들어 강해졌다.
중국은 지난달 26일 국가 안보 및 국익과 관련한 문건, 데이터, 물품 등을 보호 대상으로 규정한 새 방첩법을 입법했다. 이에 따라 외국 기업의 단순 정보 수집 활동이 간첩 행위로 간주될 여지가 생겼다.
중국은 서방 기업을 잔뜩 압박 중이다. 최근 미국 컨설팅회사 베인앤드컴퍼니 직원을 심문하고 미국 기업신용조사업체 민츠그룹 베이징 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영국계 회계 기업 딜로이트 베이징 사무소에 3개월 영업 정지 명령도 내렸다.
"중국 시장 파악 제한...매력도 떨어뜨릴 것"
이 같은 통제는 외국 자본 유치를 강조하는 기조와 배치된다. 3년간의 '제로 코로나' 봉쇄 정책으로 타격 입은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중국은 '내수 진작'과 함께 '외자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시 주석이 지난달 12일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을 전격 방문한 것 역시 외국 기업을 향한 투자 호소로 해석됐다. 하지만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정보 접근은 제한하는 셈이다.
중국에 30년 이상 투자해왔다는 벤처 투자자 게리 라이셸은 WSJ에 "중국 시장에 대한 파악과 이해가 어려워진다면 중국 시장의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중국 전문가인 제라드 디피포는 "외국인에 대한 정보 접근 제한은 중국의 안보를 향상하기보다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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