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정조준 '대반격' 임박하자…러시아는 우왕좌왕 왜?

장세훈 기자 2023. 5. 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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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임박한 우크라 대반격에 '우왕좌왕'…중요 참모 전격 경질도
우크라 공습에 석유 4만t 날린 후 병참 담당 국방차관 전격 해임
‘바그너 용병단’ 프리고진 “탄약 없으면 바흐무트서 철수할 수도"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을 예고한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공세가 임박하자 러시아군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잇달아 노출하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30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미국 CNN 방송 보도에 따르면 최근 최전선에 우크라이나군의 병력 이동과 포격 횟수가 증가하면서 러시아 점령지에 폭발이 잇따르고 있다.

소방관들이 1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드니프로페트로우시크 지역 파블로흐라드 마을에서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피해를 입은 주거 지역에서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최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정확한 시점을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공세가 시작될 것”이라고 공언했고, 올렉시 레즈니코우 국방장관도 “준비가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언급하는 등 대반격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CNN은 “반격이 이미 시작됐을 수도 있고, 수주 뒤일 수도 있다”며 “시기를 가늠할 수 없다는 것 자체가 현시점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강력한 척도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러시아군의 경우 마치 한밤중 술집에서 난투극이 벌어진 듯 전열이 흐트러진 모습이라고 CNN은 지적했다.

작년 가을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와 남부 헤르손 지역을 탈환당한 러시아군은 이후 약 7개월간 우크라이나군의 유력한 다음 목표로 꼽히는 자포리자 점령지를 지켜내는 데 급급한 모습이다.

이를 위해 러시아군은 대형 참호를 파고 기다란 방어선을 구축해왔지만, 정밀한 로켓포와 장갑부대의 속도전 등 현대전 양상을 고려하면 그리 대단한 대비 태세는 아니라고 CNN은 꼬집었다.

러시아군은 지지부진한 전선에서의 상황에 내부 분열상까지 겹치며 삐걱거리고 있다.

30일(현지 시간)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23명이 사망한 우크라이나 체르카시 지역 우만에서 주민이 참혹한 현장을 보고 있다. 파손된 다층 주거용 건물 앞에는 꽃이 놓여 있다.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에 크름반도 내 유류 저장고가 뚫린 러시아가 지난달 30일 국방 차관을 전격 교체했다. 이어 바흐무트와 하르키우에 대한 공습을 계속하며 전투로 자국 피해 상황을 덮으려는 모양새다.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며 대비 태세에 나섰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병참 분야 최고위급 책임자로 일명 ‘마리우폴의 도살자’로 불리는 미하일 미진체프 국방부 차관이 전격 해임됐으며, 이 자리에 알렉세이 쿠즈멘코프가 새로 임명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을 앞두고 병참 책임자를 교체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국방부 차관은 미하일 미진체프 차관이 담당하던 직책으로, 지난해 9월 임명됐던 미진체프 차관이 약 7개월 만에 교체된 것이다. 미진체프 차관은 지난해 5월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 초토화 작전을 주도하며 그 잔학성에 ‘마리우폴의 도살자’로 불렸던 인물이다. 임명 이후 차관으로서 병참 관리를 도맡아 왔다.

우크라이나군이 28일(현지 시간) 러시아군과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도네츠크 동부 도시 아브디브카 인근 최전선에서 러시아 진지를 향해 RPG를 발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 정부가 구체적 교체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전날 러시아가 2014년 강탈한 크름반도 내 군사적 요충지인 세바스토폴의 유류 저장고가 드론 공격을 받았던 점이 계기가 됐을 가능성이 크다.

CNN은 “러시아의 준비 부족이 드러나고 있다”며 “차관 해임 역시 (군에)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전날 우크라이나의 공습을 받은 크림반도의 연료창고에 대규모 화재가 발생, 탱크 약 10개가 파괴되며 4만t의 석유가 손실되는 등 군수물자 조달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CNN은 “분명 미진체프가 경질될 만큼 많은 실책을 저지른 것은 사실이지만, 왜 하필이면 지금일까”라며 “우크라이나 반격을 맞이하기에 앞서 주요 인사를 해임한 것은 혼란상을 노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동부전선 최격전지 바흐무트를 맡아온 러시아 사설 용병단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또 한차례 상부에 불만을 터뜨리며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프리고진은 이날 한 매체 인터뷰에서 용병단이 극심한 탄약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탄약이 보충되지 않는다면 점령 시도를 위해 이미 수천명이 산화한, 전략적으로 크게 중요하지도 않은 이 도시에서 철수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CNN은 러시아군이 탄약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라면서도 “이러한 유의 공개 비난은 러시아 수뇌부 입장에서는 달가울 리가 없다”고 언급했다.

CNN은 “우크라이나가 행동에 나서기까지 시간은 점점 더 촉박해지고 있다지만, 러시아 내부의 우유부단함과 경쟁, 분열의 정도는 점점 더 심각해질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시선을 돌리려는 듯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투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군이 바흐무트 4개 블록을 추가로 장악했다고 밝히는가 하면, 하르키우에도 로켓 공습을 가했다.

한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고 우크라이나 주권·영토 회복을 위한 비용 제공 문제 등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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