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대환대출플랫폼의 역할
지금이야 익숙하다지만 버스와 지하철을 여러 번 오갈 수 있는 환승체계는 국민에게 '이동(移動) 패러다임 변화' 그 자체였다. 갈아탈 준비가 되어 있던 승객의 타는 목마름을 채워 줬기 때문이다. 실로 작은 차이의 힘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실제로 이동거리에 따른 추가적인 부담만 하면 되는 합리적인 과금 도입으로, 기본요금을 여러 번 내지 않게 되면서 선택권은 확장될 수 있었다. 니즈를 충실히 반영한 '갈아타기 인프라'가 어떻게든 최저의 비용으로 원하는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감수했던 불편함을 소거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그때 국민들에게 반가움을 자아내게 한 환승체계가 금융시장에 온다.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늘 언급되던 오명을 벗어던질 기회이다. 이제 제법 서비스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금융 부문에 더없이 중요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금융도 여느 상품과 마찬가지로 서비스화해서 제공되는 것'이란 개념을 명확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뜻 이미 일상화한 플랫폼을 통한 대출비교와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상품 판매 단계로 서비스 절차가 종료되는 신규대출 상품 비교와는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대환대출을 일종의 판매 이후의 관리 행위로 볼 수 있지만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광의(廣義)의 금융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된 셈이다.
결국 그때 그 환승처럼 '대환버스(대환대출+Universe) 시장' 역시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금융소비자가 실효성을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숙제가 남는다.
금융당국이 최근 소비자의 권리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제도 개선 카드를 꺼내고 있는 만큼, 여기에 기여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월 금융당국은 금리인하요구제도의 실효성 제고안을 발표했다. 안내 강화 및 공시효과 제고를 통해 금융소비자의 권익 향상을 끌어낸다는 것이 골자다. 금융시장 주체별로 차등화되던 정보와의 거리를 좁혀 가는 과정이다. 이렇게 균형감을 맞춰 가다 보면 편리성을 제공하면서 신뢰성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플랫폼을 이용한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 역시 이러한 과정의 하나로, 제도 개선과 맞물려 기존 금융생태계의 방향성을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빙 돌아가거나 했던 수고스러운 단계 없이 어느 하나 더하거나 덜어내지 않아도 최적의 대출 포트폴리오 구축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플랫폼은 금융소비자 보호 아래 건전한 경쟁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는 매개체다. 쉽게 말하면 금융사와 금융소비자를 연결한다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책임감이 따르는 자리다.
진행 상황을 보면 더 명확하다. 담보대출에 앞서 5월 출발을 앞두고 있는 신용대출 대환대출 시장을 살펴보면 은행 전체를 비롯해 저축은행·카드·캐피털사 다수가 참여한 것을 알 수 있다. 전체 신용대출 시장의 90% 이상을 갈아탈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한 것이다. 단순히 계산해 보면 10건 가운데 9건이 신용도 등을 고려해 더 나은 조건으로 금융사 손바꿈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상당히 높은 비중이다. 시장참여자의 진정성은 이미 출발한 것이다. 그 마음을 잘 전달하는 게 다음 주자인 '플랫폼'이다.
최근 고물가·저성장이 겹쳐지면서 팍팍한 삶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을 생각하면 그 책임감에는 무게가 더해진다.
대략적인 시행 일자만 나왔을 뿐 아직 각 플랫폼사의 운영 방안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음에도 많은 관심이 이어지고 있어 '체감할 수 있는 제도 시행'에 대한 간절함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대환대출플랫폼'은 환승 기회를 열어 준 금융사와 환승을 원하는 금융소비자 사이에서 '실효성'을 완성하는 키맨인 셈이다. 대환대출정류장에서 내 계좌도 환승될지를 궁금해하는 이용자를 위해 친숙한 서민의 발인 버스가 되어 금융소비자를 태우고 가기 때문이다. 결국 금융사라는 정류장에 잘 도착해서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안전운전에 만전을 기하는 제 몫을 해 내려면 안정적인 시스템 구축은 필수다. 여기에 다수의 제휴처를 확보해서 선택권을 높이고 운영을 효율화, 다시 금융소비자에게 돌려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면 이상적이라 할 수 있다.
조영민 깃플 대표 contact@gitple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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