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최고 실적에도… 모비스·위아·만도 `낙수효과`없었다

장우진 2023. 5. 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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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역대 최대 실적을 낸 것과 달리 현대모비스, HL만도 등 자동차 부품사들은 비용 부담이 가중되면서 부진한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주요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원가 부담이 완화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지만, 부품사들은 여전히 완성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등에 대한 원자재 가격 부담이 줄어들고 있는데에도 부품사들의 실적은 완성차와는 달리 제자리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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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영업익 기대치 밑돌아
완성차 가격인하, 악재로 작용
원가부담 상당수 떠안는 구조
"단가 인하 압력 당분간 지속"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연합뉴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역대 최대 실적을 낸 것과 달리 현대모비스, HL만도 등 자동차 부품사들은 비용 부담이 가중되면서 부진한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주요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원가 부담이 완화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지만, 부품사들은 여전히 완성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4181억원을 기록해 작년 동기보다 8.1% 증가했다. 이 기간 매출액이 29.7%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수익성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 셈이다.

같은 기간 현대위아의 영업이익은 509억원으로 1.0% 감소했고, HL만도는 702억원으로 1.8% 소폭 느는 데 그쳤다. 현대차와 기아의 1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80% 안팎으로 급증한 것과 비교되는 숫자다.

올 들어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등에 대한 원자재 가격 부담이 줄어들고 있는데에도 부품사들의 실적은 완성차와는 달리 제자리 걸음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가격은 ㎏당 154.5위안으로 올해 초(474.5달러)보다 67.4% 하락했다. 같은 기간 니켈 가격은 톤당 2만3655달러로 22.3%, 코발트는 톤당 3만4505달러로 33.0%, 망간은 톤당 1295달러로 10.4%, 희토류는 ㎏당 278.5달러로 22.7% 각각 내려갔다. 다른 소재들도 중국의 '리오프닝' 등 글로벌 공급망이 개선되면서 이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부품사들의 이 같은 부진이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 부담도 있지만 자동차 원·하청 수익 구조의 한계에 따른 결과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테슬라를 비롯한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판매 호조를 이어가기 위해 제품 가격을 낮추면서 이에 따른 원가 부담의 상당부분을 부품사들이 떠안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테슬라 등에 부품을 공급하는 HL만도에 대해 "원재료비 자체는 하향 추세이지만 원가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고, 2·3차 협력사들의 단가 인상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이라며 "북미 EV 업체와 중국 내 주요 완성차들이 급격히 가격을 내리고 있어 단가 인하 압력은 올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사들은 현대차와 기아에 대해서는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지만, 현대모비스의 경우 15곳 중 3곳이 목표가를 내렸다.

현대위아에 대해서는 9곳 중 8곳이 목표가를 낮췄고, HL만도는 대부분 증권사가 목표가를 유지한 가운데 3곳은 하향 조정했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에 대해 "대부분의 투자가 집행되는 전동화 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더디다"며 "수주를 확정한 뒤 비용을 집행하는 부분이지만, 매출로의 연결이 증명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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