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공 덕에 …'외환 핀테크' 싱가포르 진출
2015년 창업 핀테크 영역 개척
은행들과 수수료 경쟁서 생존
해외서 해외로 송금 확장위해
중진공 KSC 싱가포르에 입주
2020년 인도네시아 시작으로
80개 글로벌 기업·50국 서비스
외환 특화 핀테크 스타트업 센트비(대표 최성욱·사진)는 탄탄한 기술력과 단단한 신뢰를 바탕으로 국내 해외 송금 서비스 부문 선도 기업으로서 입지를 굳혔다. 지금은 핀테크 서비스가 낯선 영역이 아니지만, 센트비의 출발점인 2015년은 관련 법조차 마련되지 않았던 때다.
이미 핀테크 시장이 활성화된 외국 사례가 소개되며 정부 차원에서 '핀테크 육성'에 대한 얘기가 조금씩 시작되던 시기다. 2017년 관련 법안이 만들어지고 여러 절차를 거쳐 시장 규제가 완화되기까지 센트비는 회사 성장이 아닌 핀테크 시장 정착에 집중해야 했다.
최성욱 센트비 대표는 4년의 시간을 버텨내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로 '기술'을 꼽았다. 기존 은행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수료를 낮추고 송금 속도는 높이는 차별화된 서비스가 필요했고,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기술력이기 때문이다. 수수료를 낮추기 위해 개개인의 송금을 모아서 한꺼번에 보내는 '풀링' 방식을 적용했다. 이때 어느 정도 송금액이 모일 때까지 기다려야 하므로 송금 속도가 느려지게 되는데,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파트너사와 상계 처리 구조를 구축해 송금 속도를 높이는 '포스트 펀딩' 방식을 도입했다. '싸고 빠르고 편리한 해외 송금'이라는 미션을 달성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센트비는 설립 초기부터 한국에서 해외로 보내는 송금만이 아닌 해외에서 해외로 양방향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외환을 다루는 핀테크 기업으로 꾸준히 성장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성장 거점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한국을 넘어 글로벌 해외 송금·결제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싱가포르 법인을 설립한 것은 2018년이다. 한국과 싱가포르를 오가며 해외 시장을 구축하는 일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이제 막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스타트업이 싱가포르의 요충지에 독립된 공간을 마련한다는 것부터 큰 부담일 수밖에 없었다. 그때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코리아스타트업센터(KSC) 사업을 알게 됐고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
2020년 7월 KSC 싱가포르에 입주한 센트비는 이재영 이사를 법인장으로 파견하고 현지 직원 5명을 채용했다. 사무공간뿐만 아니라 현지 사업과 관련된 법률, 회계, 세무 자문도 꼼꼼하게 지원받았다. 현지 법인 운영 자문, 세계 시장 탐색과 진출을 위한 액셀러레이팅, 현지 전시회 및 네트워킹 이벤트, 글로벌 전략 리서치, 온라인 기업설명회(IR) 등 글로벌화를 위한 고도화된 현지 지원도 싱가포르 법인 성장에 든든한 디딤돌이 됐다.
싱가포르 법인을 기반으로 센트비는 2020년 국내 핀테크 업체 최초로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발 해외 송금 서비스를 시작하며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일궈냈다.
현재 센트비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글로벌 기업은 총 80개 이상이며 50여 개국으로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를 넘어 새로운 해외 시장에서 추가 서비스를 개시해 세력 확장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센트비는 경남 김해와 경기 안산 지역에 이주노동자를 위한 고객만족(CS)센터를 두고 있다. CS센터에서는 해외 송금에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을 위해 센트비 서비스 가입, 인증 방법, 송금 방법, 수취 방법 안내 등을 1대1로 지원한다.
최 대표는 "우리보다 앞서 핀테크 서비스를 시작한 해외 시장에 도전한다는 것은 자금과 네트워크, 정보력에 있어서 절대 쉽지 않은 일이었다"면서 "중진공의 든든한 지원을 발판으로 삼아 2025년까지 '아시아 최고 크로스보더 결제·송금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진공에서 운영하는 KSC 사업은 2019년 시작돼 지난해 말 기준 미국, 싱가포르, 프랑스, 이스라엘, 인도, 핀란드, 스웨덴을 비롯한 총 7개국에서 창업진흥원 보조금 지급을 포함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미국 시애틀, 싱가포르, 프랑스 파리, 스웨덴 스톡홀름을 비롯한 4곳에는 중진공이 거점형 센터를 직접 설치·운영하고 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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