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리위, 김재원·태영호 ‘징계 수위’ 8일 결정
김 최고위원엔 5·18 이전 처분 내릴 듯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1일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했다. 두 최고위원이 잇따른 설화로 당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그 사유다. 두 사람에 대한 징계 여부와 수위는 이르면 8일 결정된다.
황정근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윤리위 첫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태 최고위원에 대해 징계 절차 개시를 의결했다”며 “사유는 윤리위 규정 제20조 및 윤리규칙 제4조 위반”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윤리규칙에는 ‘당원은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 윤리위 규정에는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윤리규칙 등을 위반해 민심을 이탈하게 했을 때, 당의 위신을 훼손했을 때 등을 징계 사유로 명시하고 있다.
황 위원장은 “김 최고위원의 경우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겠다는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발언은 선거 때 표를 얻으려 한 것이라는 3월12일 사랑제일교회 발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했다는 3월26일 강연, 4·3은 격이 낮다는 발언 등 세 가지가 징계 개시 사유”라고 밝혔다. 태 최고위원은 돈 봉투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을 사이비 종교집단 JMS에 비유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과 김일성의 4·3 지시설이 징계 개시 사유다. ‘백범 김구 선생은 김일성의 통일전선 전략에 당한 것’이라는 태 최고위원 발언은 사유에 포함되지 않았다. 황 위원장은 “근본적으로 역사 해석 문제이기도 하고, 그 발언이 당헌·당규에 위반되는지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그런 것들도 종합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리위는 이달 8일 2차 회의에서 김·태 최고위원의 소명을 들은 뒤 이르면 2차 회의 당일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특히 김 최고위원에 대해서는 5·18 이전에 중한 수위의 징계 처분이 내려질 것이 유력하다. 국민의힘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도 소속 의원 대부분이 참석하는 등 호남 민심에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윤리위에 앞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한 달 만에 참석했다. 김 최고위원은 “그동안 저를 뽑아준 당원, 우리 당 지지자, 국민들께 대단히 죄송스럽고 송구스러웠다”며 “앞으로 당과 나라를 위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찾아서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당대표께서 4월 한 달간 자숙하라고 지시하셨다. 또 제주와 광주를 찾아가서 사과하라는 지시도 받았기 때문에 충실히 이행했다”며 최고위원직 자진 사퇴는“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태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가 여러 역사 문제들에 대해서는 올바로 정리하고 그 강을 넘어야 한다”며 자신의 역사 관련 발언을 철회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윤리위는 징계 기준을 구체화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징계 예측 가능성을 높여 사안이 불거질 때마다 징계 여부를 두고 당내에서 논란이 벌어지는 것을 차단하려는 조치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윤리위 회의를 찾아 ‘국민들이 국민의힘을 더 사랑하고 지지할 수 있도록 객관성·공정성 원칙에 따라 역할을 잘 수행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2일 당무감사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는 김현아 전 의원에 대한 진상조사에도 착수한다. 김 대표는 지난달 27일 최고위 후 당무감사위에 김 전 의원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청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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