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폭스 확진자 느는데… 국민 10명 중 6명 "난 안 걸린다" 자신감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 대상
국민 10명 중 6명이 자신의 엠폭스(MPOX·원숭이두창) 감염 확률을 '낮음'으로 평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한 10명 중 3명은 국내 엠폭스 유행이 심각하지 않다고 봤다. '국내 이용 가능한 치료제·백신 여부' 등 엠폭스 대응 정보에는 국민 대부분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팀은 1일 한국리서치와 공동으로 수행한 '엠폭스 인식'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엠폭스 감염 위험 인식 △국내 엠폭스 유행에 대한 위험 인식 △엠폭스(지식·정보) 이해도 △정부당국의 엠폭스 대응 중요성을 옴니버스 설문 방식으로 물었다.
'나의 엠폭스 감염 가능성'을 5점 척도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의 평균 점수는 2.13점이었다. 이를 분율로 환산하면 △'낮다' 60.1% △'보통' 34.3% △'높다' 5.6%다. 엠폭스 감염 가능성은 연령이 어릴수록 낮게 인식됐다. 20~30대에서 감염 가능성이 '낮다'고 응답한 비율은 69.6%다. 반면 40~50대는 60.8%, 60세 이상은 50.2%였다.
국내 엠폭스 유행 발생 가능성을 묻는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7%가 '낮다'고 답했다. 이어 '보통' 45.4%, '높다' 17.6% 순이었다. '국내 유행 심각성' 문항에서는 30.7%가 심각하지 않다고 답했다. 심각성이 '보통'이라는 답변은 40%, '높다'는 29.3%였다.
'국내 엠폭스 유행의 두려움' 항목에서는 35.6%가 두렵지 않다('낮다')고 응답했다. '보통'은 37.6%, '높다'는 26.8%였다.
이번 조사는 응답자의 엠폭스 지식·정보 이해도를 퀴즈 형식으로 물었다. 답변을 '맞다', '틀리다', '모르겠다' 형태로 표시하는 5개 문항을 만들었다. 맞는 답을 고른 경우를 '정답', 틀린 답을 고른 경우는 '오답', '모르겠다'는 '모르겠다'로 처리해 정답률과 오답률을 도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과반이 엠폭스 감염 경로나 방법, 주요 증상을 잘 알고 있었으나 백신·치료제 존재 여부는 모르고 있었다.
'엠폭스는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병이다', '엠폭스는 주로 감염된 동물이나 사람과의 밀접접촉(피부접촉, 성접촉)을 통해 전파된다고 알려졌다', '엠폭스의 주요 증상은 발열·발진·피부병변·오한 등으로 알려졌다' 등 '맞다'가 정답인 3개 문항에서는 정답률이 각각 53.8%, 66.7%, 63.2%였다.
반면 '국내에서 이용 가능한 엠폭스 치료제가 없다', '국내에서 이용 가능한 엠폭스 예방 백신이 없다' 등 '틀리다'가 정답인 2개 문항에서는 정답률이 각각 19.7%, 15.2%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이용 가능한 엠폭스 치료제가 없다'는 문항에 '모르겠다'는 응답이 과반이 넘는 55.4%로 집계됐다.
또한 엠폭스 이해도와 위험 인식 수준 사이의 영향력을 분석한 결과, 높은 엠폭스 이해도는 엠폭스에 대한 위험 인식이 낮아지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쳤다.
유명순 교수는 "이번 조사 결과는 정부와 보건당국이 일반 국민의 엠폭스 이해도(리터러시)를 높이고자 취한 노력이 미흡하며, 시급히 강화될 필요가 있음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정부당국은 엠폭스에 대해 국민이 과도하게 불안을 느낄 필요가 없고 백신과 치료제가 충분히 확보돼 있음을 강조했는데, 실제 조사 결과에서는 국내에서 이용 가능한 엠폭스 치료제와 백신 퀴즈 문제에서 정답률보다 오답률이 더 높았다"며 "맞는지 틀리는지를 모르겠다는 응답이 각각 과반인 50% 이상 높게 나타나 시사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은 이날까지 5명의 엠폭스 환자가 추가로 발생해 현재까지 국내 누적 확진자 수는 총 47명이라고 밝혔다. 이 중 국내 지역사회 감염으로 추정되는 환자 수는 총 41명이다.
이번 설문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지난달 21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0%포인트(p)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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