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워싱턴 선언, 美대통령 北정권 종말 언급한 최초 문서"
"40년간 한국 오지 않았던 전략핵잠수함 보낸다는건 모든 전략자산 보낸다는 것"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1일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 최대 성과로 실질적 확장억제를 명문화한 '워싱턴 선언'의 의의에 대해 "북한이 한국을 핵으로 공격하면 그것은 바로 북한 정권의 종말을 의미한다는 말을 미국 대통령이 했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조 안보실장은 이날 YTN '더뉴스'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보자면 워싱턴 선언이 아주 중요한데, 미국 핵무기 명령권자인 미국 대통령이 직접 자기 입으로, 또 자기가 사인을 해서 (실질적 확장억제를) 약속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후 '한국형 확장억제'로 불리는 워싱턴 선언을 공식 발표했다. 워싱턴 선언은 한미 간 고위급 핵협의그룹(NCG) 신설, 전략핵잠수함(SSBN)을 포함한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 한반도 전개 확대 등을 골자로 한다.
조 안보실장은 "북한이 만일 한국을 핵으로 공격하면 즉각적이고 결정적이고 아주 단호하게 미국이 가진 모든 능력을 가지고 북한에 보복하겠다는 말을 미국 대통령이 문서로 약속한 것"이라며 "북한 입장에서 보면 대한민국을 핵으로 공격하면 미국의 강력한 보복을 받는다는, 사실은 선언적인 핵정책의 표시"라고 강조했다.
조 안보실장은 NCG의 의미에 대해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즉 핵무기 운용의 공동 기획, 공동 실행, 정보 공유, 그에 필요한 훈련까지 같이하는 구체적인 사항을 협의해서 이를 양국 정상에 직보하도록 시스템을 만든 것"이라며 "한미동맹이 재래식 군사력을 기초로 한 동맹이 아니라 핵을 기반으로 한 동맹, 핵억제동맹으로 한 단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됐다"고 말했다.
특히 NCG와 기존 한미확장억제협조정그룹의 차이에 대해 "기존 협의체는 핵무기의 '정책'에 대한 협의였다"며 "그런데 핵협의그룹(NCG)은 실제 핵무기 '운용'에 관한 협의체라는 점에서 굉장히 다르고, 양국 정상에 직보를 함으로써 대한민국 대통령의 발언권을 제도적으로 보장시켜놨다는 점에서 가장 큰 의의가 있다"고 했다.
이어 "만일 북한이 핵무기를 쓰겠다고 위협했을 때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어떻게 보복할 것인지에 대해 과거에는 핵에 대해서는 미국이 결정하고 우리가 수용하는 체제였다"며 "이제는 (한미) 두 목소리가 다 들어가서 미리미리 계획을 세우고 예측 가능성을 높여서 핵우산이 작동된다는, 그런 양국 간의 합의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조 안보실장은 '워싱턴 선언'에 명시된 미국의 전략핵자산 배치에 대해 "미 전략핵잠수함(SSBN)이 한국에 마지막에 온 것은 1980년대인데, 40년 가까이 한국에 오지 않았다"며 "이걸 보낸다는 것은 미국으로서 한국이 북한 핵공격에 당하지 않도록 가진 모든 전략자산을 다 보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반도에 전개되는 미 핵전략자산의 종류와 빈도에 대해서는 "미국의 전략자산은 핵잠수함 말고도 군함이 있고 그다음에 공군 폭격기가 있다"며 "폭격기, 군함, 잠수함을 다 합치면 거의 사실상 상시 전략자산 배치에 준하는 상황으로 우리가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조 안보실장은 '상시배치가 365일을 뜻하는 것이냐'는 말에는 "빈틈없이 메우는 것이다. 한 번은 폭격기가 왔다 가고 또 한 번은 선박이 오고 그 다음에 잠수함이 오는 식으로 해서 1년 365일 동안 '북한이 불장난을 하게 되면 확실하게 응징할 수 있는 전략자산 전개 태세를 유지하겠다'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조 안보실장은 한미 간 고위급 협의체인 NCG가 미일 간 핵협의체보다 상위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NCG와 미일 간 핵엽의체의 차이를 묻는 말에 "(일본과 미국 사이에도) 핵협의 실무협의체가 있는데, 우리 식으로 하면 부국장급"이라며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하긴 그렇지만, 부국장급이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NCG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핵기획그룹(NPG)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의 협의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NPG는 나토 소속 29개 나라가 1년에 한 차례 모여서 기획하는 것이고, NCG는 분기별로 한 번씩, 1년에 네 차례 만나게 돼있고 일대일(1:1)로 협의하는 것"이라고 "어느 방식이 더 밀도 있게 얘기할 수 있는지 자명하지 않겠나"고 했다.
다만 조 안보실장은 '워싱턴 선언'이 '핵공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조 안보실장은 "나토식 핵공유는 전술핵무기가 (한반도에) 들어와서 있어야 한다"며 "(워싱턴 선언에 따른 미 핵전략자산 배치는) 한반도 밖에 있게 되기 때문에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핵공유라는 표현은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도 있기 때문에 '핵억제동맹'이다, 이렇게 다른 말로 표현하는 게 정확할 것 같다"고 했다.
앞서 김태효 안보실 제1차장이 현지 브리핑에서 "우리 국민이 사실상 미국과 핵을 공유하면서 지내는 것처럼 느끼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는 "김 차장이 한 이야기가 뜻은 맞는 이야기인데, 핵공유라는 용어를 쓰는 건 좀 맞지 않는 것도 같다"고 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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