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인제, 1심제…전적으로 찬성한다[김세훈의 스포츠IN]
올해부터 초등학교 축구경기는 1심제로 운영된다. 2019년 초등부 8인제가 도입되면서 함께 시행된 2심제가 5년 만에 1심제로 바뀐 것이다. 초기라서 그런지 몰라도 1심제에 대해 갑론을박이 생긴다.
우리는 K리그뿐만 아니라 A매치에서도 볼을 빼앗긴 뒤 심판을 바라보는 선수들을 자주 본다. 바로 일어나 공을 다시 빼앗으려는 의지가 느껴지지 않을 때가 대부분이다. 모두 자신들이 파울을 당했는데 왜 휘슬을 불지 않느냐는 표정이다. 물론 심판이 잘못 봤을 수도 있다. 반대로 어필이 주효해 파울을 얻어낼 수도 있다. 결론이 어떻든 팬으로서는 보고 싶지 않은 장면이다.
판정에 대한 잦은 또는 과도한 어필은, 안타깝게도, 어릴 때 축구를 시작하면서 생긴 나쁜 습관이다. 우리나라 지도자들은 팀이 패할 경우, 심판탓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도자가 심판탓을 하면 부모도 심판탓을 한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어린 선수도 심판탓을 하게 된다. 심판과 선수, 심판과 지도자 간 신뢰는 깨질 수밖에 없다. 과도한 어필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심판은 휘슬을 자주 불 수밖에 없다. 경기는 자주 끊기고 흥미와 긴박감은 떨어진다. 결국, 궁극적으로 손해를 보는 것은 선수, 그리고 팬이다.
유망주가 뛰어난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승패일까, 정확한 판정일까. 그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도전적이며 창의적으로 플레이하게 만드는 환경이다.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게 습관이 돼야 모든 순간 오직 공에만 집중할 수 있고 어처구니없는 실점을 막을 수 있다.
8인제 축구는 좁은 공간에서 적은 수의 어린 선수들이 많이 뛰고 많이 패스하기 위해 만든 정책이다. 연령대에 따라 4대4, 6대6, 8대8 축구는 많은 축구 강국에서 널리 행해지고 있다. 그런데 국내 일부 지도자들은 8인제에서도 ‘뻥축구’를 한다. 오직 이겨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8인제가 주는 엄청난 효과를 무시한 처사다. 게다가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진학하는데는 경기 실적 증명서도 필요하지 않다. 8인제 축구에서는 경기 도중 지도자가 선수에게 지시하지 못하게 돼 있다. 그런데 지도자들이 답답하다고 항의하는 바람에 공을 갖지 않은 선수에 한해 지시할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뀌었다. 기자는 개인적으로 개악이라고 본다.
8인제와 1심제가 지향하는 것은 동일하다. 도전적, 창의적으로 뛰는 선수를 키우는 것이다. 유소년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목적이기도 하다. 심판도 8인제와 1심제에서는 많이 뛰면서 다양한 상황에서 모든 판정을 내려야 한다. 물론 오심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유소년 축구에서 어쩔 수 없이 나오는 오심은 궁극적으로 유소년 선수, 초급 심판에게는 약이다.
한 발 더 뛰는 심판, 기다리고 참는 지도자, 어떤 상황에서도 끝까지 도전하는 선수, 그리고 선수·지도자·심판을 존중하는 부모가 어우러져야만 좋은 선수가 나올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악용하면 득보다는 실이 많을 수밖에 없다. 8인제, 1심제를 바라보는 일부 지도자, 일부 부모, 일부 심판 시선이 바뀌어야 하는 이유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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