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줄게 완전히 달라진 나”…매출 크게 늘어난 ‘미래형 마트’
대파·돼지고기 최대 2배 들썩
시리얼 인상률은 30% 육박
정부 자제요청 약발도 잠깐
잇따라 가격 두자릿수 조정
수입맥주 판매가 줄줄이 올라
용량 슬쩍 줄인 ‘꼼수 인상’도
정부가 지난 1월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식품업계에 사실상 가격 동결을 요구한 이후 주춤하는 듯 했던 식품 가격이 최근 들어 다시 급등하는 분위기다. 정식품은 이달 1일 편의점에서 베지밀A 등 일부 제품의 판매 가격을 평균 9% 인상했다. 롯데아사히주류도 이달부터 수입맥주 코젤과 아사히의 편의점 판매 가격을 1캔(500㎖ 기준)당 3900원에서 4500원으로 15.3% 인상하기로 했다. 편의점 CU는 1일부터 매장에서 판매하는 즉석 조리 치킨 가격을 최대 12.5% 인상했다. 세븐일레븐도 1일부터 즉석 조리 치킨 4종 가격을 올렸다. 이에 따라 후라이드 한 마리 가격은 기존 1만900원에서 1만2900원으로 18.4% 올랐고, 국내산 매콤 통가슴살은 2000원에서 2400원으로 20% 인상됐다.
정부 등살에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용량을 줄여 사실상 가격 인상을 하는 업체도 속출하고 있다. 일례로 OB맥주는 이달 초부터 대형마트에서만 판매하는 8캔 묶음 상품의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1캔당 용량을 기존 375㎖에서 370㎖로 5㎖ 줄여 ‘꼼수 가격 인상’ 논란을 일으켰다.
식품업체들이 잇달아 가격을 인상하면서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로 기자가 1년 전인 지난해 5월 이커머스 플랫폼 A사에서 식품을 구매하면서 받았던 장보기 영수증에 적힌 품목을 1일 같은 지역에서 A사를 통해 그대로 다시 구매한다고 가정하고 가격을 비교해본 결과, 동일 브랜드의 동일 상품을 기준으로 총 11개 항목을 구매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1년 전 총 8만2295에서 1일 현재 총 10만3030원으로 1년새 무려 2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카드 할인이나 할인쿠폰 같은 개인별 혜택을 배제한 일반 판매가를 토대로 비교한 결과다.
가장 가격 상승률이 컸던 품목은 대파(1㎏)로 1년 전 1230원에서 현재 2490원으로 2배 이상 가격이 뛰었다. 같은 기간 한돈 앞다리(500g)는 6300원에서 53.8% 오른 9690원, 머스터드 소스(850g)는 6120원에서 46.4% 오른 8960원, 다진마늘(500g)은 7190원에서 33.4% 오른 9590원이 됐다. 현재 냉동 만두(1㎏)의 판매가는 1만2350원으로 1년 전보다 28% 올랐고, 저지방 우유(900㎖) 2팩 묶음은 5980원으로 27.8%, 그래놀라 시리얼(500g)은 6700원으로 26.9% 더 비싸졌다.
그 밖에 냉동 떡갈비(1㎏)가 16.3% 올랐고, 냉동 삼계탕(900g) 2팩과 국내산 당근(1㎏)은 각각 13.4%씩 올랐다. 참치캔(85g) 8캔 묶음의 판매 가격 역시 1년 전 1만900원에서 현재 1만1900원으로 1000원(9.2%)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해 11월 동원F&B 참치캔의 출고가를 평균 7% 인상한 바 있다. 통상적으로 식품의 소비자 판매가는 제조사 출고가에 물류비와 유통사 마진 등이 붙는 만큼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가격 인상률은 제조사의 출고가 인상률보다 훨씬 클 수밖에 없다.
특히 가공식품 물가는 같은 먹거리 물가인 외식 물가보다 상승세가 꺾이는 속도가 더딘 상태다. 통계청에 따르면 외식 물가는 지난해 9월 전년 동월 대비 9.0% 상승으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1월 7.7%, 3월 7.4%로 상승률이 둔화된 반면, 가공식품 물가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10.3%로 높은 수준을 보인 후 2월 10.4%로 정점을 찍었고, 지난달에야 비로소 9.1%로 둔화됐지만 이는 공업제품 물가 구성 품목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다.
지난달 전년 대비 가장 높은 물가 상승률을 보인 품목은 드레싱(34.5%)이었다. 잼(31.7%)과 치즈(30.8%), 맛살(24.2%), 물엿(24.1%)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드레싱과 잼의 경우 각각 1981년 1월과 2011년 1월 통계 집계 시작 이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 어묵은 19.5%, 참기름은 18.9% 가격이 올라 2009년 3월 이후 14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우유 가격은 9.0% 올라 8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 폭을 보였다. 편의점 도시락 가격 역시 6.7% 상승해 2020년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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