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에 분신한 건설노동자…노동계 “윤석열이 분신 불렀다”

노동절인 1일 강원지역 민주노총 건설노조 간부가 “정부가 정당한 노조 활동을 탄압한다”며 분신했다. 노동계는 정부의 과도한 노조 혐오와 탄압이 노동자의 분신을 불렀다며 규탄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부당한 노동조합 탄압이 끝내 이 상황을 만들었다”며 “예견된 일이었다. ‘건폭’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고 건설노조와 건설노동자를 부패하고 파렴치한 존재로 몰아세우며 13회에 걸친 압수수색, 950여 명의 소환조사와 15명의 구속자를 만들어 내는 탄압의 과정에서 스스로 목숨을 던지는 극단의 저항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오로지 동지의 무탈한 생환을 바라며 동지의 분노의 마음을 전 조합원의 가슴에 담을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당장 동지가 누워있는 병원으로 달려가 무릎 꿇고 사죄하고 건설노조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라. 경고를 허투루 듣는다면 그 대가는 정권의 폭망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날 오전 9시35분쯤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간부 A씨(50)가 강원 강릉시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몸에 불을 붙였다. A씨는 강릉 아산병원을 거쳐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위독한 상태다.
A씨는 최근 건설노조 조합원들을 향한 검경의 수사가 ‘정당한 노조활동에 대한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이날 오후 3시 강릉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A씨는 유서에서 “죄없이 정당하게 노조활동을 했는데 집시법 위반도 아니고 업무 방해 및 공갈이라고 한다”며 “자존심이 허락되지 않는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A씨가 조합원 고용과 노조 전임비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공동공갈 혐의를 받아왔다고 전했다.
A씨가 속한 건설노조는 “무엇보다 간절히 A씨의 생환을 기원한다”며 “사태의 근본적 원인인 윤석열 정권의 건설노조 탄압을 강력히 규탄하고, 건설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전 조직적 역량을 다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건설노조는 이날 긴급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윤석열 정권의 노조 탄압이 결국 노동자 분신을 불렀다”며 “정치권은 ‘건폭’이란 두 글자로 사회의 노조혐오를 부추겼고, 권리를 찾자는 노동자에 빨간 재갈을 물리고, 일터에 민주노조가 자랄 싹을 거둬버렸다”고 했다. 이어 “희망을 송두리째 빼앗긴 노동자에게 분신이란 선택지만 남기게 한 것은 과연 누구인가”라며 “투쟁의 수위는 윤석열이 정했다. 이제 예고도, 경고도 없다. 노동자를 향한 모든 공세에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은 “정부는 고용불안을 겪는 조합원들을 위해 노조가 맺은 조합원 우선채용 단체협약을 비리로 매도하고, 조합원들의 복지를 위한 단체협약 등을 업무방해나 공갈로 몰며 탄압했다”며 “정부는 건설산업의 비리와 건설노조의 활동을 교묘하게 같은 급으로 만들어버리는 언론플레이로 노조를 탄압했다”고 했다. 이어 “A씨의 분신은 윤석열 정부의 노조탄압과 노조혐오에 대한 저항이자 노예로 살 수 없다는 건설노동자의 절규”라고 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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