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캠핑장 아닌데"…부산 기장 해안가 점령한 '알박기' 텐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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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 연휴 마지막 날인 1일 오전 부산 기장군 일광면 한 해안가.
형형색색 텐트들이 즐비한 이곳은 마치 허가받고 운영하는 정식 캠핑장인지 착각이 들 정도다.
점심시간이 되자 텐트 주인들이 하나둘씩 나타나 알박기한 텐트 앞에 새로운 텐트 몇동을 더 펼치고 고기를 구워 먹기도 했다.
부산 기장군과 인근 주민 등에 따르면 이곳에 텐트가 하나둘씩 쳐지기 시작한 것은 3년 전부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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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청, 단속 권한 없어…땅 주인은 '나 몰라라'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노동절 연휴 마지막 날인 1일 오전 부산 기장군 일광면 한 해안가.
가슴이 뻥 뚫리는 바다 풍경 탓에 주변에 유명 커피전문점과 음식점이 즐비한 이곳에서 해안가를 낀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이 펼쳐진다.
산책로 아래 300m 구간 해안가에 텐트 30개가량이 빼곡히 쳐져 있다.
형형색색 텐트들이 즐비한 이곳은 마치 허가받고 운영하는 정식 캠핑장인지 착각이 들 정도다.
텐트들은 단단한 줄을 소나무에 묶어 고정돼 있고 일부는 난방기구까지 배치돼 있었다.
하지만 가까이 가보면 정작 텐트 안에 사람은 없다.
이날 연합뉴스 취재진이 기장군 해양수산과 담당자와 함께 30여개 텐트를 확인해 본 결과 인기척이 느껴지는 텐트는 2~3곳에 불과했다.
모두 캠핑 명당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알박기'해둔 텐트들이다.
몸만 오면 곧바로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장비가 갖춰져 있는 텐트도 있고, 노후화된 텐트만 덩그러니 있기도 했는데 저렴한 장비로 자리만 선점해 둔 것으로 보였다.
점심시간이 되자 텐트 주인들이 하나둘씩 나타나 알박기한 텐트 앞에 새로운 텐트 몇동을 더 펼치고 고기를 구워 먹기도 했다.
부산 기장군과 인근 주민 등에 따르면 이곳에 텐트가 하나둘씩 쳐지기 시작한 것은 3년 전부터이다.
입소문을 타고 텐트가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해안가 대부분 구간을 점령해 버렸다.
지난해 여름 태풍이 지나간 뒤 캠핑 장비들이 일제히 파손돼 해안가 전체가 쓰레기장으로 변하기도 했지만 이후 또다시 텐트촌이 형성됐다.
기장군은 어촌·어항법과 공유수면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안가에서 야영·취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하지만 이곳은 관리자가 별도로 상주하지 않는 사유지이기 때문에 일부 해안가를 중심으로 버젓이 텐트촌이 형성되고 있다.
땅 주인도 평소 관리를 하지 않는 사유지인데 공권력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해 일부 얌체 캠핑족들이 텐트를 장기간 펼쳐 놓은 것이다.
이곳에 점심시간 텐트를 친 A씨는 "온종일 텐트가 펼쳐져 있어 당연히 이곳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해도 괜찮은 곳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기장군 관계자는 "일부 알박기 텐트 때문에 불법 캠핑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사유지를 왜 단속하냐고 오히려 화를 내는데 정작 캠핑하는 사람은 땅 주인과 관련이 없는 사람들로 확인이 된다"고 말했다.
군은 땅 주인에게 연락해 청소이행 등을 명령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대부분 땅 소유자들이 개발이익을 위해 투자 목적으로 토지를 구매한 사람들로 추정돼 관리에는 아예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산책로를 걷던 주민 이모(50)씨는 "모두가 누려야 할 자연환경을 일부 캠핑족이 독점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사유지에서 이뤄지는 무단 캠핑행위도 단속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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