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가족돌봄, 이제는 정부가 적극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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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5월이 밝았지만 웃을 수만은 없는 가정들이 있다.
환자인 가족을 돌봐야 하는 가정이 그 중 하나다.
그런데 이 시간은 ▲집안일 하기 ▲함께 시간보내기 ▲병원동행 및 약 챙기기 ▲자기관리 돕기 ▲이동돕기 등 활동 유형별로 산출한 수치다.
가족돌봄청년 외 노인돌봄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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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가정의 달 5월이 밝았지만 웃을 수만은 없는 가정들이 있다. 환자인 가족을 돌봐야 하는 가정이 그 중 하나다.
한 재활병원에서 만난 A씨는 "엄마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날, 결혼을 포기했다"라고 말했다. 하루 10만원이 넘는 간병비를 부담할 수 없어 딸인 자기가 간병을 한지 2년이 넘었다고 한다.
퇴원을 해 가정으로 복귀하더라도 돌봄 문제는 사라지지 않는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가족돌봄청년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주당 평균 돌봄 시간이 21.6시간이다. 그런데 이 시간은 ▲집안일 하기 ▲함께 시간보내기 ▲병원동행 및 약 챙기기 ▲자기관리 돕기 ▲이동돕기 등 활동 유형별로 산출한 수치다. 한 가정에서 함께 잠을 자며 보내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평균 돌봄 시간은 더 늘어난다.
가족돌봄청년 외 노인돌봄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15.7%, 45~64세는 32.4%다. 돌봄을 받는 노인 연령대와 제공해야 하는 자녀 연령대, 즉 돌봄 문제의 당사자 연령대가 전체 인구의 48.1%다. 사실상 전 국민의 절반이 돌봄 문제에 해당한다는 의미다. 이 비율은 2040년에는 63.1%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과거에는 가족의 돌봄 문제를 가정 내에서, 특히 여성 가구원 위주로 담당해왔지만 사회·문화적 변화에 따라 더 이상 가정 내에서만 해결하기는 어려워지고 있다.
2020 노인실태조사에서도 자녀와의 동거 희망률은 2011년 27.6%에서 2020년 12.8%로 감소하는 등 돌봄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관 간병비 급여화는 요양원과 요양병원 간 알력 싸움으로 변질됐고 정부는 이제야 요양병원 간병 관련 실태조사를 시작하는 단계다.
공적 재가요양 서비스인 방문요양 서비스는 평일 하루 3시간 정도 제공이 된다. 이 시간만으로 부족할 경우 사설 간병인을 고용하거나 이 비용이 부담되면 시설에 갈 수밖에 없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인구 고령화와 사회보장 재정 현황 및 전망'에서는 우리나라와 고령화 수준이 유사한 시점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회복지 재정 비율은 덴마크 29.6%, 독일 26%, 스웨덴 25.2%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12.2%에 비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지금의 돌봄 체계로는 불효자만 양산하는 꼴이다. 우리나라의 급격한 고령화 현상을 고려하면 공적 돌봄 체계를 하루속히 확충해야 한다. 이제는 정부가 적극 나설 때라는 말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es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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