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라덕연 "내가 아니라 공매도가 주가 띄워···김익래 회장 '몰라'"

윤경환 기자 2023. 5. 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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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發 폭락 사태 핵심 H투자자문 대표 전화 인터뷰
"나는 주식 사기만 해···인위적으로 주가 띄운 적 없어"
"공매도 손절 물량에 주가 상승··· 檢이 밝힐 것" 주장
"대량 매도와 공매도 증거금 자금 출처 따지는 게 핵심"
"통정거래 혐의 소명할 것···제보자와 총수들 관계 의심"
라덕연 대표. 사진 제공=KBS 인터뷰 영상 갈무리
[서울경제]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한 작전 세력을 이끈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가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등을 폭락 사태의 배후로 지목하면서도 김 회장과 직간접적인 인연은 없다고 밝혔다.

라 대표는 또 H투자자문사가 3년 간 다우데이타(032190)·서울가스(017390)·대성홀딩스(016710)·선광(003100)·다올투자증권(030210)·삼천리(004690)·세방(004360)·하림지주(003380) 등 8개 종목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올리며 시세를 조종했다는 의혹에 “나는 사기만 했다”며 공매도 세력이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주장했다.

라 대표는 1일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공매도에 나선 세력들의 자금 출처를 따져 봐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우데이타 등 대량 매도 시) 공매도 증거금이 있었는지를 조사해야 한다”며 “공매도 자금 실소유 여부에 따라 개인 투자자만 피해를 보고 김 회장 측이 3000억~4000억 원가량의 이득을 봤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이어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도 왜 침묵을 하고 있겠느냐”며 “아니면 아니라고 말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라 대표는 “직간접적으로 이전까지 김익래 회장과 전혀 일면식이 없었다” 면서 “존재도 몰랐다”고 확인했다.이는 “라 대표는 저희도, 회장님도 알지 못한다”던 다우키움그룹 계열사인 키움증권(039490) 황현순 사장의 주장과도 일치한다.

라 대표는 폭락 사태 전 3년 가량 8개 종목들의 주가를 조금씩 부양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했다는 혐의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사람들이 내가 주가를 조작해서 띄웠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다” 라며 “나는 주식을 3~10%씩 올리지 않았다. 주식을 사기만 했다”고 항변했다.

그는 이어 “내가 공매도 물량을 걷어버리니까 ‘공매도 손절’(공매도 세력의 주식 매입)이 나오면서 주가가 올라갔다” 면서 “나중에 검찰이 거래 내역을 뜯어보면 다 밝혀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익래(왼쪽) 다우키움그룹회장과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 서울경제DB

매수자와 매도자가 사전에 가격과 시간을 정해놓고 주식을 매매하는 ‘통정거래’ 의혹과 관련해 라 대표는 “내가 통정매매를 안 했다고 하면 핑계 댄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법률 관계를 따져보겠다”며 “인위적으로 주가를 띄운 적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시세조종 혐의가 언론에 보도되는 과정에서도 주가조작 사건 제보자와 김익래 회장 등 총수들과의 연관성을 의심했다. 라 대표는 “증거는 없지만 김 회장 등과 제보자 간 관련은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라 대표는 지난달 30일에도 서울경제신문과 전화 인터뷰에서 김 회장 등이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주가를 끌어내렸다고 보고 이들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대량매도 사태 때 자신의 투자자문사에서 매각한 주식은 “전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익래 회장은 4월 20일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 주를 주당 4만 3245원에 시간외 매매로 처분해 총 605억 4300만 원을 확보한 바 있다. 당시는 SG증권발 폭락 사태가 발생하기 2거래일 전이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도 ‘대량 매도 사태를 예상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도 4월 17일 시간외 매매 방식으로 보유한 서울가스 주식 10만 주를 팔았다. 매도 단가는 주당 45만 6950원으로 김영민 회장도 총 456억 9500만 원을 현금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식 매각으로 김영민 회장의 서울가스 지분율은 11.54%에서 9.54%로 낮아졌다.

선광의 경우도 평소 10주 미만이던 공매도 물량이 폭락 전주인 4월 19일 4만 주 이상 쏟아져 나왔다. 금융 당국은 시세조종 문제를 4월 초에 인식하고 이때부터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황 사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에서 금융감독원이 소집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교롭게도 그때 (김익래 회장이) 매각을 했던 것 뿐”이라며 “차액결제거래(CFD) 반대매매는 실시간으로 나오기 때문에 거래 정보를 알 수는 없다. 0.0001%의 가능성도 없고 직(職)을 걸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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