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에 머리 박은 40대…한달 여행 다 끝내고 52일간 입원

항공기서 넘어지거나 고의로 부딪친 뒤 입원
수사 대상 되자 승무원 허위 고소도…무고 혐의 추가

항공기에서 승무원과 고의로 부딪친 뒤 보험금을 타낸 4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3부(송봉준 부장검사)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무고 등 혐의로 A(40대·남)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2월부터 4월 사이 항공기에서 넘어지거나 고의로 승무원에게 부딪친 뒤 입원해 보험금 1900만원 상당을 부당 청구해 타낸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4월 국제선 항공기에 탑승해 좌석에 앉은 채로 통로로 고개를 내밀어 고의로 승무원 몸에 뒷머리를 부딪쳤다.

한 달간 여행을 마치고 귀국한 A씨는 머리를 부딪쳐 다쳤다는 이유로 병원에 52일간 입원, 한 보험사로부터 보험금 300만원 상당을 타냈다.

이 같은 혐의로 송치된 A씨를 수사하던 검찰은 A씨가 같은 이유로 또 다른 보험사에 760만원을 청구해 받아낸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A씨는 지난해 2월에도 국내선 항공기 탑승 과정에서 넘어진 뒤, 이를 이용해 입원할 필요가 없음에도 39일간 입원한 뒤 보험금 876만원을 타낸 혐의도 함께 받는다.

검찰은 A씨가 주말에 교통수단에서 발생한 상해는 입원 일당을 2배로 지급한다는 운전자 보험 특약을 노리고, 주말에 범행을 저지르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A씨는 보험사가 자신을 상대로 고소해 수사 대상이 되자, 혐의를 벗어나기 위해 항공사 승무원을 과실치상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를 허위고소로 보고, 직접 수사를 통해 A씨에게 무고 혐의를 추가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A씨 수첩에서 보험금 수령 계획이 적힌 메모를 확인하는 한편,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A씨가 입원 기간에 수시로 외출한 사실 등을 확인했다.

A씨의 보험사기 행태 등을 미뤄볼 때 재범 위험이 크다고 판단한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관계자는 "보험 제도의 신뢰를 훼손하고 보험료 인상을 불러와 국민 권익을 침해하는 등 사회적 폐단이 큰 보험사기 범행, 죄가 없는 사람을 처벌받게 하려는 무고 범죄에 대해 앞으로도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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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박진홍 기자 jhp@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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