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한 교량 구조에 균열·침식까지”… 경기도, 노후교량 일제 점검서 지적사항 수백건 나와

최인진 기자 2023. 5. 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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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화성시에 있는 교량에 대한 안전 점검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경기도내 교량의 노후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가 성남시 분당구 정자교 붕괴사고 직후 실시한 긴급 점검에서 안전 사고가 우려되는 지적 사항이 수백건 나왔다.

경기도는 지난달 5일부터 27일까지 경기도내 C등급 교량 58개소에 대한 긴급 안전 점검에서 95%에 해당하는 55개소에서 315건(교면 상부 139건, 교면 하부 96건, 하부 구조 76건, 보행자도로 4건)의 지적 사항이 나왔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점검은 정자교 붕괴 사고에 따른 후속 조치다. 정자교와 같은 C등급 교량은 보강이 필요한 시설물로, 현재의 결함 상태가 계속되면 안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시설물을 의미한다.

이날 경기도는 315건의 지적사항 중 경미한 47건은 현장에서 조치했으며, 141건(37개소)은 연내 보수·보강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정자교 붕괴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캔틸레버’ 형식의 교량은 11개소인 것으로 드러났다. 캔틸레버는 보도부 한쪽 끝만 고정되고 다른 끝은 하중을 지탱하는 기둥이 없는 형태의 구조물이다. 사고 당시 캔틸레버가 하중을 못 이긴 것이 사고 원인으로 추정됐다.

양주 가납교 등 37개소 교량 상부와 하부에서 각각 균열이 발생한데 이어 포트홀, 침식, 철근 노출 등이 발견됐다. 양평군 일신 2교는 교면 콘크리트 표면층이 수축되며 발생한 미세한 불규칙 균열이 확인됐다. 포천시 옥병교는 슬래브 철근 노출이, 화성시 사창2교는 슬래브 하면 균열이 각각 나타났다. 파주 오금교1는 노후화에 따른 바닥판 철근 노출 등의 문제가 발견돼 지난달 15일부터 총중량 10t 이상의 통행이 제한됐다.

경기도는 이달부터 지적사항이 확인된 교량 가운데 보강이 필요한 시설물을 대상으로 긴급 보수공사를 발주한다. 이와함께 ‘시설물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근거로 4개월간 정밀안전진단을 시행한 뒤 진단 결과에 따라 보수·보강공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정밀안전진단은 초음파, 누수탐사 등의 현장조사를 통한 콘크리트 내구성 및 구조안전성 평가를 거쳐 구체적인 보강 방안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경기도 관계자는 “분당 정자교 붕괴 사고이후 도내 C등급 교량에 대한 긴급 점검에서 이러한 지적사항이 나왔다”며 “정밀안전진단의 경우 12억원 가량이 소요될 예정인데 재난관리기금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5일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정자교 보행로 부분이 무너져 행인 두명이 추락해 40대 여성 1명이 숨지고 20대 남성이 중상을 입었다. 붕괴된 정자교는 1993년 준공된 교량(길이 110m, 폭 26m)으로 양 옆으로 각 3m씩 보행로가 있다. 보행로는 교량 준공시 차량이 다니는 주 교량과 상판을 연결해 설치됐다.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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