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결정전을 바라보는 바코의 시선] 의미 컸던 KGC인삼공사의 3차전 승리, 4차전도 영향 미칠 것
KGC인삼공사가 3차전 승리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서울 SK가 1일 오후 7시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챔피언결정전 4차전을 치른다. 1차전을 기분 좋은 승리로 시작했지만, 2차전과 3차전에 내리 패했다.
SK의 '원투펀치' 김선형(187cm, G)-자밀 워니(200cm, C)의 부진은 뼈아팠다. 3차전에서 20점을 합작하는 데 그쳤다. 야투 성공률도 둘 다 20%에 머물렀다.
SK의 3차전 수확은 최부경(200cm, F)이었다. 1~2차전 오세근(200cm, C)에게 고전했던 최부경은 23점 9리바운드 1어시스트 1블록슛으로 펄펄 날았다.
반면, KGC인삼공사가 원정에서 치러진 3차전에서 완승했다. 역대 챔피언결정전 1승 1패 상황에서 3차전을 가져간 팀의 우승 확률은 약 66.7%(8/12)다.
KGC인삼공사를 지탱한 선수는 오세근이었다. 1~2차전에 이어 3차전에도 23점 9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오세근의 2022~2023시즌 챔피언결정전 평균 기록은 21.7점 11.3리바운드 2어시스트 0.7스틸. 야투 성공률도 약 65.2%에 달한다.
대릴 먼로(197cm, F)와 박지훈(184cm, G)은 오마리 스펠맨(203cm, F)과 변준형(185cm, G)의 공백을 메웠다. 전반에 무득점으로 부진했던 스펠맨도 후반에만 16점으로 회복했다. 렌즈 아반도(188cm, G) 역시 2차전부터 SK 킬러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바스켓코리아 기자들은 이날 경기와 이번 시리즈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Q. 챔피언결정전 4차전을 어떻게 바라보나?
김우석(이하 김) : 3차전에 비해 박빙의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KGC인삼공사는 3차전을 통해 두 가지 우위를 확인했다. 체력과 객관적인 전력의 우위다. SK는 ‘벼랑 끝’이라는 단어가 팀을 감싸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두 가지 우위를 통해 경기를 풀어갈 것이며, SK는 정신력과 투지로 경기에 나설 것이다. KGC인삼공사는 변준형과 기복이라는 숙제를 해결해야 하며, SK는 의존도라는 아쉬움을 떨쳐내야 한다. 해결이 쉽지 않은 키워드다. 결국 높은 긴장감 속에 박빙의 승부 속에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KGC인삼공사는 변준형의 대체 카드인 박지훈의 꾸준함과, 먼로가 스펠맨의 기복을 줄일 수 있다. SK는 그들의 장점인 완성도 높은 케미스트리를 통해 의존도와 객관적인 열세를 넘어서야 한다. ‘홈에서 2패는 안 된다’는 그들에게 좋은 동기 부여가 될 것이다.
손동환(이하 손) : KGC인삼공사가 16연승 중이었던 SK를 연패로 몰아넣었다. 중요한 순간에 SK를 연패 팀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더 유리한 고지에 올라갔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쉴 수 있는 시간이 하루 밖에 없다. 뭔가를 바꿀 시간 역시 마찬가지다. KGC인삼공사는 2~3차전에서 했던 걸 보여주면 된다. 물론, SK가 4차전을 염두해뒀을 수도 있기에, KGC인삼공사의 방심은 금물이다.
박종호(이하 박) : 지난 두 경기(챔피언결정전 2차전과 3차전)에서 워니와 김선형이 부진했다. KGC인삼공사의 수비에 막힌 것도 있지만, 체력적으로 지친 모습을 보였다. 2일이라는 휴식 시간을 가졌지만, 충분히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한, SK는 2연패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체력적 부담을 더할 수 있는 요소다. 3차전에서 시도한 전술의 변화도 먹히지 않았다. 정말 힘든 상황이다.
반대로 KGC인삼공사는 2연승에 성공하며 우승에 한 발짝 더 가까이 갔다. 건강한 오세근의 활약이 계속되고 있고, 아반도도 SK 킬러다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변준형과 스펠맨이 다소 부진해도 경기에서 승리했던 중요한 요인이다. 비록 원정이지만, KGC의 기세는 충분히 올랐다. 체력도 전력도 SK에 비해 앞선다. 이는 KGC의 우위를 보는 이유다.
방성진(이하 방) : SK의 폭탄이 3차전에 터졌다. '체력' 문제다. 특히, SK를 6강 플레이오프부터 이끈 김선형과 워니의 체력 문제는 극심하다. 최부경과 최성원(184cm, G)은 김선형과 워니를 보좌하고 있지만, 김선형-워니 득점 없이 KGC인삼공사를 공략하는 것은 쉽지 않다. SK의 4차전 열세를 예상하는 이유다.
KGC인삼공사는 SK 상대 승리 공식을 탄탄하게 세웠다. SK의 원투펀치를 틀어막고, 탄탄한 식스맨 자원을 두루 활용하는 것이다. 아반도의 득점 가세도 고무적이다. 아반도는 SK 선수들의 체력을 갉아먹고, 변수를 창출할 수 있는 자원이다.
Q. 4차전 핵심 매치업은?
김 : 김선형과 문성곤(195cm, F)을 꼽고 싶다. 슈퍼맨급 활약을 펼쳤던 김선형이 사람다운(?) 모습을 보였던 2,3차전이었다. 문성곤이 수비에서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고, 문성곤은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KGC인삼공사가 연승을 거둘 수 있었던 핵심 이유 중 하나였다. 김선형은 지난 두 경기의 아쉬움을 떨쳐내고, 다시 활약해야 한다. 두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김선형이 현재 SK 전력에서 많은 몫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성곤이 또 다시 수비에서 존재감을 뽐낸다면, KGC인삼공사는 ‘마지막’이라는 단어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두 선수의 대결에서 많은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손 : 오세근이 큰 경기에서 지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긴 경기든 패한 경기든 그랬다. 2경기만 이기면 된다고 생각하기에, 남은 경기에서 더 힘을 낼 수 있다. 또, 오세근이 지배력을 발휘할 때, 다른 선수들이 같이 사는 것도 증명됐다.
SK로서는 오세근을 더 껄끄럽게 여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제대로 버텨줄 수 있는 이가 최부경 밖에 없다. 힘이 빠졌다고는 해도, 최대한 버텨야 한다. 그렇게 해야, KGC인삼공사의 상승세를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 오세근과 최부경을 뽑고 싶다. 이미 워니-스펠맨, 김선형-변준형 조합을 많이 선택했기 때문. 오세근은 이번 챔피언 결정전에서 가장 꾸준한 선수다. 1차전부터 3차전까지 모두 20+득점을 기록했다. 골밑 득점뿐만 아니라 외곽 득점까지 가능한 오세근의 존재는 SK 수비를 힘들게 한다.
최부경과 오세근의 수준 차이는 당연히 존재한다. 오세근은 리그 최고의 빅맨이고 최부경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 득점을 만드는 방식의 차이도 존재한다. 오세근은 주도적으로 득점할 수 있고 최부경은 다른 선수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최부경은 2차전에서 17점을, 3차전에서는 23점을 올리며 SK의 추격을 이끌었다. 김상식 KGC 감독도 최부경을 가만히 내두지 않을 것이다. 과연 최부경이 이마저 뚫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방 : 매치업을 뽑기보다, SK의 두 선수를 뽑겠다. 김선형과 워니다. SK는 김선형과 워니의 부활(?) 없이 승리하기 어렵다. KGC인삼공사는 이들의 부활을 저지해야 한다. 문성곤은 KGC인삼공사 수비 핵심이다. 김선형을 완벽히 잠재웠다. 3차전 무득점에도 문성곤에게 돌 던지는 사람이 없는 이유다.
Q. 4차전에 활약해야 하는 선수가 있다면?
김 : 오세근과 워니를 꼽고 싶다. 오세근은 챔피언결정전 MVP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챔프전에서 KGC인삼공사의 승리 방정식이 되고 있다. 4차전 역시 그의 활약이 이어져야 할 것이다. 최부경과 김형빈(201cm, F)으로 오세근을 제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SK 수비를 다시 공략해야 하는 오세근의 현재다.
워니는 지난 두 경기 동안 부진했다. 떨어질 것 같지 않던 체력과 더불어 정신적으로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다. 김선형과 함께 워니의 존재감은 말이 필요 없는 정도다. 워니가 활약하지 않는다면, SK는 승리와 마주할 수 없어 보인다.
손 : 오세근과 최부경은 3차전에서 나름의 몫을 했다. 다만, KGC인삼공사는 스펠맨의 폭발력을 더 필요로 한다. 스펠맨의 장거리포가 터진다면, 오세근이 힘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힘을 아낀 오세근은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오세근 역시 2차전 종료 후 “스펠맨이 조금만 더 득점해줬으면...”이라고 솔직한 마음을 표현했다.
SK는 어쨌든 김선형과 워니를 살려야 한다. 실제로, 김선형과 워니가 2~3차전에 비교적 부진했을 때, SK는 두 경기 모두 놓쳤다. 1승 2패로 주도권을 내줬다.
SK는 4차전과 5차전 중 한 경기라도 내줄 때 더 큰 위기를 맞는다. 김선형과 워니가 힘들어도 버텨야 하는 이유다. ’3~4경기밖에 남지 않았다‘는 마음으로 남은 경기에 임해야 한다.
KGC인삼공사에서는 변준형이 살아나야 한다. 지난 경기 변준형은 2점에 그쳤다. 비록 박지훈이 변준형의 자리를 메웠고 다른 선수들이 터져서 승리했지만, 만약 패했다면 변준형은 비난의 화살을 피하지 못했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오세근, 문성곤 등은 본인의 활약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스펠맨도 득점은 아쉽지만, 수비에서 워니를 괴롭히고 있고 배병준(188cm, G), 아반도 등도 모두 자기 역할을 해주고 있다. 거기에 변준형의 활약까지 더해진다면? KGC인삼공사의 우승 확률은 더 높아질 것이다.
방 : 김선형과 워니의 활약은 말할 것도 없다. 허일영(195cm, F)과 오재현(186cm, G)의 득점포도 필요하다. 허일영과 오재현의 득점은 KGC인삼공사 수비 시스템에 변화를 만들 수 있다. 김선형과 워니를 제어하는 올가미를 헐겁게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이들의 활약은 페인트존을 넓힐 것이다. 김선형과 워니가 움직일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KGC인삼공사 우승의 마지막 퍼즐은 변준형이다. 변준형은 정규리그 MVP 후보다운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해결사 역할을 맡아야할 선수가 동료만 찾고 있다. 그 결과, 3차전 후반에는 박지훈에게 출전 시간을 내줬다. 변준형도 이를 갈고 있을 것이다. 4차전에 자신의 가치를 드러낼 거다.
Q. 두 팀은 4차전에 어떤 수를 꺼낼까?
김 : 큰 변화는 없을 듯하다. 양 팀은 지난 3경기를 통해 전략과 전술을 모두 꺼냈다. 체력과 정신력을 유지하는 방법을 적용해야 하는 매치다. KGC인삼공사는 3차전 승리로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SK는 2차전에 이어 체력에 기인되는 문제와 마주했다.
KGC인삼공사는 집중력을 바탕으로 경기 초반 대등함을 가져야 하는 숙제가 존재하고, SK는 어떻게든 체력을 아끼면서 경기를 끝까지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손 : 아반도가 2~3차전에서 득점력을 보였다. SK에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아반도가 주변의 시선을 끈다면, 변준형-오세근-오마리 스펠맨의 힘이 더 강해질 수 있다. 그리고 아반도의 활약은 SK에 혼란을 줄 수 있다. 김상식 감독이 꺼낼 수 있는 묘책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상식 감독은 2~3차전처럼 아반도의 기를 살려줄 것이다.
반대로, SK는 김선형과 워니의 기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두 선수가 어떻게든 힘을 내야, SK가 KGC인삼공사와 대등한 승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할 수 있는 걸 다했다고는 하나, 쥐어짜 내야 한다. 2~3차전과는 조금이라도 다른 타이밍과 다른 전술을 내세워야, KGC인삼공사에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박 : KGC인삼공사가 2연승에 성공했다. 2차전에서 문성곤을 김선형에게 붙였다. 그리고 3차전 SK가 공격 전술을 바꾸자 다시 정상적인 수비 매치업을 선보였다. 이러한 섬세한 조정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변화는 필요 없다. 이미 기세를 잡은 만큼 KGC인삼공사의 농구를 계속 선보일 것이다.
반대로 전희철 SK 감독의 머릿속은 복잡해졌을 것이다. 3차전 공격에서 방향을 틀며 변화를 줬지만, 이마저 실패했다. 경기 후 전 감독은 “더 이상 짜낼 것이 없다. 선수들을 믿어야 한다”라는 말을 남길 정도였다. 실제로 SK는 이미 가진 패를 거의 다 선보였다. 최준용(200cm, F)이 그리운 SK다.
방 : 체력 문제를 드러낸 SK가 역설적으로 핵심 선수의 출전 시간을 늘릴 것이다. 김선형-워니 몰빵 농구는 SK의 가장 확실한 득점 루트다. 아반도 실점을 줄일 방법도 어느 정도 연구했을 거다. 아반도에게 12점 이상을 내준다면, 흐름 싸움에서 고전할 수밖에 없다.
KGC인삼공사는 안정적으로 SK를 잠식할 것이다. 강한 압박 수비와 활발한 로테이션이 핵심이다. 3차전 승리로 상당히 유리해졌다. 6차전이나 7차전까지 바라보는 긴 레이스를 준비할지도 모른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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