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노총 3만5000명 도심 집회... 소음·흡연·교통정체 ‘심각’
133번째 노동절을 맞아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서울 도심 곳곳에서 집회를 열었다. 시민들은 집회로 인한 소음 공해, 길거리 흡연, 극심한 교통정체 등으로 불편을 겪었다.
1일 오후 12시 15분부터 민노총 산하 건설노조는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건설노동자 전국 동시다발 결의대회’ 사전 집회를 시작했다. 이들은 ‘단결·투쟁’ 이라고 적힌 빨간색 머리띠를 한 채 ‘윤석열 OUT’ ‘가자 총파업’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노조탄압 자행하는 윤석열 정권 심판하자” “월급빼고 다올랐다. 최저임금 인상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오후 1시 10분쯤 집회 진행자는 무대 단상에 올라 “(정부는) 노동조합이 건폭이라느니 노조활동 때문에 분양가가 상승한다느니, 초등학교 개교가 건설노조 때문에 지연됐다는 말을 한다”면서 “경찰은 200일 가깝게 1000명이 넘는 건설노조 인원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정권 탄압 속에도 우리는 더 활개를 칠 것”이라고 외쳤다.
또한 이날 오전 9시 35분쯤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민노총 산하 강원 건설지부의 한 간부가 유서를 남기고 분신을 시도한 것을 두고 “우리 조합원 한명이 오늘 분신을 했다”라며 “노조탄압 자행하는 윤석열 정권 심판하자”라고 했다.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준 집회 참석자 2만명(경찰 추산)이 사전집회에서 세종대로 왕복 8차선 중 하행(광화문~서울시의회) 방면 6개 차로를 점거한 채 집회를 가져 도로는 한동안 교통정체가 빚어졌다. 세종대로 집회 구간 차량 통행 속도는 평균 시속 8km에 그쳤다.
세종대로에 설치된 무대 근처에서는 꽹과리, 북, 징을 들고 사물놀이가 진행되면서 지나가는 시민들은 귀를 막기 바빴다. 오후 1시 30분 기준 세종대로 일대에서 펼쳐진 집회 최고소음은 94dBA 등가소음은 83dBA를 기록했다. 현행법상 집회 최고소음과 등가소음 기준은 각각 95dBA, 75dBA로 집회의 등가소음이 기준을 초과한 것이다.
한국노총은 경찰 추산 1만5000명이 모여 오후 2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앞에서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마포대교남단에서 IFC몰 방향 5개 전 차로를 점거한 채 집회가 진행됐다. 경찰은 반대편 5차로를 임시로 분리해 마포대교 방향 3차로, IFC몰 방향 2차로를 열어뒀다. 같은 시각 기준 집회가 진행되고 있는 여의도공원에서 여의도 환승센터 도로의 차량 평균 속도는 시속 4km에 그쳐 사람이 걷는 속도와 비슷했다.
집회 단상에 올라온 한국노총의 한 간부는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악이 (노동자들을) 장시간 노동으로 내몰고 위험에 방치하고 노후와 미래를 빼앗기위해 탄압하고 있다“면서 “윤 정부는 친정부, 친자본 학자로 구성된 미래노동시장연구회로 노동시간 임금개편 등 노동개악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조합원들은 ‘멈춰라 노동 개악’이 적힌 손팻말을 치켜세우며 “노동개악 저지하고 노동탄압 분쇄하자”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호응했다.
조합원들이 인도와 여의도공원 외곽 등에서 길거리 흡연을 해 인근 주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여의도공원에 유치원생 두 아이와 산책을 나온 백모(35)씨는 바람쐬러 공원에 온 건데 아이들이 담배연기를 맡을까 걱정”이라며 “집회를 하는 것에 이유가 있겠지만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하면 안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집회가 시작되고 40분 후 흡연자가 많아지자 집회 진행자가 자체적으로 “공원에서 담배를 피우면 안된다”는 공지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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