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장난감 같은데”...천만의 말씀, 한번만 봐도 생각 바뀔 걸 [퇴근 후 방구석 공방]

이승환 기자(presslee@mk.co.kr) 2023. 5. 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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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최신 프라모델 킷의 기술력을 보면 정말 감탄을 넘어 충격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어린시절 본드로 접착해가며 만들던 프라모델만 기억하던 필자가 수십년만에 다시 프라모델을 만들면서 받았던 충격은 마치 처음 DSLR을 잡았을 때의 충격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프라모델 제작
스냅타이트 (Snap-tight) 방식[접착제 없이 조립 가능한 인젝션(사출) 키트를 칭하는 프라모델 용어] 킷(kit)은 어린시절 본드로 더럽혀졌던 손끝을 위로라도 해주듯 가벼운 터치만으로도 완벽한 조립감을 주었고 손가락 한마디도 안되는 크기의 부품들(때로는 좁쌀만한 부품)이 물리고 물려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가능하게 만들어 가는 과정은 경이로울 정도였죠. ‘도대체 이걸 어떻게 설계한거야?’라는 의문부호가 끝없이 머리속을 맴돌았습니다.
2020년 12월에 발매된 BANDAI사의 PG Unleashed Gundam은 프라모델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기술이 총 동원된 킷으로 모든 건프라팬에게 충격을 선사했다. 발매를 앞두고 전날부터 오픈런 행렬이 벌여지기도 했다. (사실 거의 모든 신제품이 출시될때마다 오픈런은 당연한 수순이 되어버린지 오래다)아직도 그 물량이 부족해 시장에 풀리는 즉시 품절이 되는 상황이다. [사진 - BANDAI]
최초의 프라모델의 탄생
그렇다면 이렇게나 발전한 프라모델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요?

그 시초는 1936년 영국의 IMA사의 ‘Frog’라는 모형 브랜드에서 출시한 ‘Penguin’ 시리즈가 최초의 프라모델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시르즈가 원래는 전쟁 시뮬레이션을 위한 워게임의 차량식별용 모형에서 출발했다고 합니다.

리틀 워즈를 즐기고 있는 영국인들 (사진 출처 : Wikipedia)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군용 비행기 모형으로 육안으로 보고 어느 기종인지 맞추는 ‘기종 식별’ 교육용으로 사용되도록 만들어진 물건인 셈이죠.
영국의 IMA사의 ‘Frog’라는 모형 브랜드에서 출시한 “Penguin” 시리즈 (사진 출처 : Wikipedia)
그리고 20세기 초반에는 금속과 플라스틱 등 다양한 재료가 이용되면서 현대적인 프라모델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조립키트 산업의 시작
국내에서 프라모델의 처음 등장한건 한국전쟁 끝난 1950년대 미국과 일본을 통해 들어왔습니다.

기술력이 없던 당시는 주로 일본의 제품을 카피해 제조, 유통하는 방식이었죠.

<좌> 반다이 1/144 기동전사 건담 <우>아카데미과학의 기동전사 칸담
이후 아카데미과학이 본격적으로 해외 제품을 가져온 후 그 런너를 가지고 금형을 만들어서 생산했습니다. 라이센스라는 개념이 정착되지 않은 시절이어서 가능한 일이었죠.

그 시절에 어린 시절을 보낸 세대들은 반다이제 구판 건프라 복제판인 아카데미‘기동전사 칸담’ 시리즈에 열광했던 기억이 있을 겁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지금도 아카데미과학의 프라모델 분야는 대부분이 밀리터리 제품군과 에어건 위주로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 금형기술을 가진 일본의 프라모델 산업
프라모델의 역사에서 일본은 절대 빠질수 없는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은 1950년대 해외 제품에 대한 하청과 수입을 시작, 얼마 지나지 않아 자국내 생산을 목표로 개발하기 시작하며 1958년 ‘마루산 상점’이 일본 최초의 프라모델 ‘ SSN-571 노틸러스 호’ 발매하게 됩니다.

일본 최초의 프라모델 마루산 상점의 ‘ SSN-571 노틸러스 호’ (사진 출처 : Wikipedia)
이후 반다이, 타카라 같은 후발 기업들이 밀리터리를 벗어나 캐릭터 모델들을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프라모델의 전성기가 찾아오죠.

1980년 애니메이션 ‘기종전사 건담’의 대히트를 하며 건프라 판권을 가지고 있던 ‘크로바’가 프라모델 제조업체인 ‘아오시마’에 사업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아오시마가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하며 , 차선책으로 반다이와 협업하게 되었죠. 그 뒤 원래 상품권자이던 클로버에서 권리를 인수한 반다이는 본격적인 ‘건프라의 시대’를 열게 됩니다.

일본에는 반다이 외에도 밀리터리 프라모델로 유명한 타미야, 하세가와 그리고 신흥강자 고토부키야등 세계적인 완구회사들이 많이 있지만 다음 기회에 소개하도록 하죠.

건프라 팩토리 - 반다이 하비센터 (건담인포 유튜브 갈무리)
건프라 팩토리 - 반다이 하비센터 (건담인포 유튜브 갈무리)
프라모델 제작과 도색은 이미 예술분야에 접어들고 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프라모델은 아이들 장난감이라는 인식이 깊게 뿌리박혀 있지만 프라모델 제작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정교한 작업이 필요하죠. 그만큼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등급에 따라 제작의 난이도는 천차만별이예요. 단순히 아이들의 장남감으로 치부하는 시대는 이미 지난지 오래인 거죠.

요즘은 박람회뿐 아니라 작품 전시회도 상당히 많이 열리고 있고 그 수요는 점점 많아지고 있는 추세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이승환 기자의 [퇴근후 방구석 공방]은 프라모델, 워헤머, 레진피규어 제작등 각종 모형 제작과 도색에 관한 정보, 제작기술, 공방소개, 작가소개등의 컨텐츠를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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