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 EV부터 만들라고요?"…현대차 디자이너에 떨어진 특명
최근 출시한 2세대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EV)은 현대자동차 최초로 '전기차'부터 디자인을 시작해 내연기관차, 하이브리드 등으로 뻗어나간 모델이다. 현대차그룹은 물론 전 세계 완성차 업계에서도 흔치 않은 일이다.
최 책임연구원은 차량 파워트레인 종류마다 지향해야 하는 디자인이 따로 있다고 설명한다. 예컨대 내연기관차와 N라인은 코나가 소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인만큼 오프로더 성향이 담긴 각진 디자인이 돼야하고, 연비·전비가 중요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는 공기저항을 줄여주는 디자인에 단순하고 친환경적인 이미지가 담겨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전기차는 엔진이 없는만큼 주행시 엔진을 식혀주는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이 필요 없다. 이번 코나에선 그릴 디자인을 완성한 후 전기차 모델에서 이를 뺀 게 아니라, 그릴이 없어도 자연스러운 외부 디자인을 먼저 고안했다.
최 책임연구원은 "라디에이터 그릴이 막혀있다는 느낌보다 전면부 모습이 전기차 특유의 깔끔한 느낌을 낼 수 있게끔 디자인했다"며 "ICE(내연기관차)에선 EV보다 입체적인 범퍼를 새로 만들어서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내부에도 코나 일렉트릭만의 전기차다운 디자인이 곳곳에 배치됐다. 기존 코나와 달리 운전부 하단에 기어 노브를 둬서 1열 좌석 가운데 콘솔 박스의 적재 공간을 키웠다. 현대차 아이오닉5부터 차량 핸들에 기존 로고가 빠지고 모스부호로 현대의 'H'를 뜻하는 작은 원 네 개가 들어갔는데, 코나 일렉트릭은 이를 픽셀로 표현했다. 전기차 특성에 맞게 차량 바닥도 평평하게 만들었다.
전기차만의 편리한 사용성을 위해 여러 개선점도 적용했다. 우선 전기차 배터리의 전력을 220V 외부 전원으로 뽑아쓸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의 콘센트 위치가 2열 시트 하단에서 가운데 송풍구 방향으로 이동했다. 기존 콘센트는 2열 승객의 다리에 전선이 걸려 불편함을 호소하는 소비자가 많았다.
엔진이 필요 없어 이 공간을 트렁크로 활용하는 '프렁크(프론트+트렁크)'도 새로 얹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전 세대 코나 일렉트릭엔 전기차 시장이 지금만큼 커지지 않아 프렁크가 없었지만, 신형 전기차엔 투입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내연기관차 기반 전기차인만큼 충전 포트는 차량 뒷부분이 아닌 기존 코나처럼 앞부분에 배치됐다.
이들 디자이너들의 경험과 노하우는 앞으로 나올 현대차 신 모델에 요긴하게 쓰일 예정이다. 이들은 "이번 코나 일렉트릭의 디자인 특장점을 앞으로 출시될 전기차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광주(경기)=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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