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서 숨진 30대女…‘남친’은 女가방, 韓으로 보내 “증거인멸 시도”

2023. 5. 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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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을 여행중이던 한국 여성이 호텔에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함께 있던 남자친구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돼 현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대만 수사당국은 이 여성인 둔기로 살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특히 남자친구가 사건 발생 후 여성의 가방을 한국으로 보낸 것을 증거인멸 시도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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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가오슝 경찰. [자유시보 캡처]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대만을 여행중이던 한국 여성이 호텔에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함께 있던 남자친구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돼 현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대만 수사당국은 이 여성인 둔기로 살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특히 남자친구가 사건 발생 후 여성의 가방을 한국으로 보낸 것을 증거인멸 시도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대만 자유시보와 TVBS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1시30분쯤 대만 남부 가오슝의 한 호텔에서 30대 여성 이모 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남자친구 김모 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지난 25일 1차 시신 검안 결과, 이씨의 손목과 팔꿈치 등 여러 곳에 멍과 외상이 발견됐다. 하지만 치명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만 경찰은 이씨가 넘어지면서 머리를 부딪친 것으로 여겼다.

그런데 검사 결과 왼쪽 뇌를 둔기에 맞아 두개 내 출혈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는 법의관 소견이 나오면서 사건은 사고에서 형사사건 수사로 전환됐다. 남자친구 김씨는 살인 혐의로 체포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김씨는 사건 발생 후 이씨의 여행가방을 한국으로 부쳤다. 대만 검찰은 전날 밤부터 신고시간까지 다른 사람이 방에 들어가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검찰은 김씨가 이씨를 살해하고 증거를 인멸하려 한 것으로 보고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히 김씨가 이씨의 짐을 한국으로 보낸 것이 김씨가 유력 살해 용의자가 된 가장 큰 이유로 알려졌다.

한국으로 갔던 이씨의 가방은 인천공항에서 김씨의 형이 다시 대만으로 가져가 검찰에 넘겼다.

현재까지 이씨의 가방에서는 의심할 만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으며, 추후 감식센터로 보내져 혈흔 검사 등 추가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씨는 계속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김씨와 이씨는 4년 반 가량 동거했으며 22일 다른 일행들과 함께 대만에 여행을 갔다. 사건 당일 두 사람이 술에 취해 잠을 잤으며, 김씨는 한밤 중 화장실에 가면서 이씨가 바닥에 누워있는 것을 봤으나, 그가 계속 취해있는 것으로 생각해 그냥 뒀다고 진술했다. 또 다음 날 아침 일어나 보니 이씨가 계속 그 자리에 누워있었고 숨도 쉬지 않고 심장도 뛰지 않아 서둘러 호텔 직원에게 도움을 청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씨의 짐을 한국으로 부친 것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귀국 비행기표를 이미 구입했고, 귀국길 너무 많은 수하물을 가져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일행들을 통해 이씨의 짐을 먼저 보낸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만 법원은 김씨에 대해 보증금 10만 대만달러에 보석을 허가하고, 8개월간 출국금지를 명령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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