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출 "방송법 국회 통과하면 '尹재의요구권' 행사해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KBS 라디오 출연자 진보 80명…보수 11명
"왜 방송법 통과시키려는지 똑똑히 알게돼"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된 방송법 개정안과 관련해 “국회를 통과하면 대통령은 재의요구권을 행사해야 마땅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법 개정안은 KBS·EBS 이사회와 MBC 관리·감독 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를 확대 개편하면서 이사회 구성에 있어 여권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것을 핵심 골자로 한다.

박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방송법 개정안은 민주노총과 그 유관단체를 이용해 간접적으로 방송을 장악하려는 민주당의 꼼수”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전날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와 KBS 방송인연합회가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기간 KBS1 라디오 출연진 현황을 분석해 공개한 내용이 KBS 내부 게시판에 실렸다고 언급했다.

그 내용에 따르면 KBS1 라디오의 5개 시사 프로그램에서 진보·야권 성향 출연자가 80명인데 비해, 보수·여권 성향 출연자는 11명에 불과했다.

특히 ‘최영일의 시사본부’와 ‘주진우 라이브’의 경우 5일간 42명의 출연자가 진보·야권 성향인 반면 보수·여권 성향의 출연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정책위의장은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더 참담하다. 몇몇 좌파 매체가 KBS1 라디오를 가지고 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지금 KBS 라디오는 미디어오늘, 오마이뉴스 없으면 방송을 못 하는 지경으로 드러나고 있다. 결국 민주노총이 KBS 라디오를 점령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방송법 제6조는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규정하고 있다”며 “‘방송은 정부 또는 특정 집단의 정책 등을 공표하는 경우 의견이 다른 집단에 균등한 기회가 제공되도록 노력하여야 하고 또한 각 정치적 이해 당사자에 관한 방송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경우에도 균형성이 유지되도록 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고 강조했했다.

그러면서 “이제 민주당이 왜 기를 쓰고 방송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려 하는지 국민들은 더욱 똑똑히 알게 됐다”며 “공영방송은 어떠한 권력으로부터라도 독립적인 언론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정치 권력뿐만 아니라 노조 권력으로부터도 자유로워야 한다. 민주노총 언론노조에 의한 방송장악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박 정책위의장의 발언에 김기현 대표는 “방금 말씀하신 내용을 들어보면 심각한 정도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은 것 같다”며 “그에 대한 반드시 책임 있는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림 (contact2@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