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의 억만장자’ 2천억대 보석 경매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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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나치에 부역하면서 부를 축적한 억만장자가 보유한 2천억원가량의 희귀한 보석이 경매에 나온다.
경매 수익금은 의학연구 등을 수행하는 재단으로 돌아갈 계획이지만, 판매자의 재산 형성 과정을 둘러싼 논란 또한 불거지고 있다.
경매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크리스티 쪽은 이번 경매 관련 설명에 '강요에 의해 판매된 유대인 기업을 매입했다'는 등 헬무트의 재산 관련 설명을 추가했고, 판매 수익금의 일부는 홀로코스트 연구 및 교육 등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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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나치에 부역하면서 부를 축적한 억만장자가 보유한 2천억원가량의 희귀한 보석이 경매에 나온다. 경매 수익금은 의학연구 등을 수행하는 재단으로 돌아갈 계획이지만, 판매자의 재산 형성 과정을 둘러싼 논란 또한 불거지고 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지난해 숨진 오스트리아의 억만장자 하이디 호르텐이 보유한 보석 700여개가 5월 미국 크리스티 경매에서 나온다고 4월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에 경매에 나온 보석은 카르티에와 해리 윈스턴, 불가리, 반클리프 아펠 등 유명 브랜드의 제품으로, 추정 가치만 1억5천만 달러(2011억원 상당)에 달한다. 경매 관계자들 사이에선 2011년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소장품 경매에서 세워진 기록(1억5420만달러)을 깰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이번 경매에 나온 하이디의 유산이 나치와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나치 당원이었던 하이디의 남편 헬무트 호르텐은 1936년 유대인들이 독일을 떠나면서 두고 간 섬유 공장을 사들이는 것을 시작으로 유대인 소유 백화점 등을 싼값에 인수하며 부를 축적해왔다. 이후 헬무트는 독일이 패전한 뒤 추방됐고, 1987년 스위스에서 숨졌다. 그는 생전에 자신의 재산형성 과정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그의 재산형성 과정을 둘러싼 의구심이 제기된 바 있다.
하이디가 헬무트의 재산을 물려받은 뒤에도 논란은 이어졌다. 이에 하이디는 지난해 역사학자를 고용해 남편의 재산형성 과정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하이디 쪽은 헬무트가 나치 등으로부터 판매를 강요당한 유대인 회사를 사들여 이익을 얻은 것은 맞지만, 비교적 공정한 거래였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헬무트가 인수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감옥에 보내겠다는 등 직접 협박을 했다는 피해자 가족들의 반박 증언들이 나오기도 했다. 나치의 억만장자들에 대한 책을 쓴 데이비드 드용은 <뉴욕타임스>(NYT)에 “그(헬무트)는 유대인 기업주들로부터 헐값에 회사를 인수함으로써 부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번 경매로 벌어들인 수익금은 하이디 호르텐 재단으로 들어간다. 2011년 세워진 이 재단은 의료 연구 및 박물관 운영 등의 활동을 한다. 경매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크리스티 쪽은 이번 경매 관련 설명에 ‘강요에 의해 판매된 유대인 기업을 매입했다’는 등 헬무트의 재산 관련 설명을 추가했고, 판매 수익금의 일부는 홀로코스트 연구 및 교육 등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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