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아끼고, 건강도 생각" 직접 도시락 싸는 직장인들 [도시락 전성시대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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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모바일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점심시간마다 가격이 부담스러운 식당을 권하는 상사 때문에 고민이라는 글에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팀장이 사주는 것도 아니고 너무 부담스럽겠다", "다이어트 한다고 하고 도시락 싸서 먹어라", "1만5000원이면 그래도 싼 편이다" 등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에 공감하는 댓글이 여럿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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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돈도 없는데 팀장이 자꾸 점심 한 끼 1만5000원짜리 식당에 가자고 하네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근 한 모바일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점심시간마다 가격이 부담스러운 식당을 권하는 상사 때문에 고민이라는 글에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팀장이 사주는 것도 아니고 너무 부담스럽겠다", "다이어트 한다고 하고 도시락 싸서 먹어라", "1만5000원이면 그래도 싼 편이다" 등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에 공감하는 댓글이 여럿 달렸다.
이 외에도 최근 커뮤니티에선 런치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으로 '점심값 줄이는 방법'을 묻고 답하는 글이 오르내리고, 이에 유튜브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선 도시락 메뉴, 일주일 도시락 추천 등 점심값 줄이는 방법을 담은 콘텐츠가 주를 이룬다.
30살 직장인 최모 씨는 점심시간을 혼자 보내고 싶은 마음에 도시락을 싸서 먹기 시작하다 최근엔 점심값을 아끼기 위해 도시락을 싼다.
최씨는 "점심시간이 유일하게 혼자 보낼 수 있는 시간이고, 다이어트도 할 겸 간단히 도시락을 싸서 먹곤 했는데 이제는 점심값이 너무 비싸서 매일 도시락을 싸게 된다"며 "도시락 싸서 아낀 돈으로 커피를 사서 마신다"고 말했다.
최근 외식 가격이 급격히 오르며 점심값 부담을 호소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실제 서울 시내 중국집에서 판매하는 자장면은 8000원 수준에 육박하고, 김밥 가격 4000원은 흔하다.
냉면, 비빔밥, 삼계탕 가격은 1만원을 훌쩍 넘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냉면 1그릇 가격은 1만692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7.3% 증가했고, 비빔밥은 1만192원으로 8.5% 올랐다. 삼계탕 1그릇은 12.7% 상승해 1만 6346원이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1만 원 훌쩍 넘는 식당 밥을 대체할 도시락 수요가 늘고 있다. 집에서 직접 도시락을 싸 먹는 경우는 물론, 가성비 좋은 도시락 업체를 찾는 사람도 많아졌다.
대표적인 가성비 도시락업체인 한솥도시락은 가장 비싼 제품이 1만500원 수준이다. 사각 도시락은 4000~7000원대에 판매되고, 보울 도시락의 경우 3000원대부터 4000~6000원 선에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밥과 미니 반찬을 활용하면 3000원 미만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실제 한솥이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의 점심 시간대(오전 11시~오후 2시) 전체 메뉴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단돈 3700원의 '치킨마요'로 나타났다.
런치플레이션 현상에 기업 복지 차원에서 직원들에게 도시락을 제공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기업형 점심 구독 서비스 '셰프의 찾아가는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플레이팅은 매일 점심시간마다 사무실 내 구내식당을 설치하고 9000원~1만2000원가량의 식사를 제공한 뒤 수거하는데 최근 런치플레이션 현상에 매출과 이용자 수가 크게 늘었다.
플레이팅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1% 상승한 57억4000만원에 달했고, 지난해 이용자 수 역시 32% 증가한 6만5377명으로 집계됐다.
플레이팅 측은 "기업들이 높아지는 물가에 대응해 가성비 높은 서비스를 복지로 도입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보통 직원 복지로 나가는 점심값 포인트가 1만2000원으로 책정하는데 플레이팅은 9000원에서 1만원짜리 도시락을 제공하는 서비스인 만큼 기업 입장에선 가격 대비 직원 만족도를 높이는 합리적 복지 옵션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물가 고공행진으로 외식 대신 도시락 수요가 느는 '짠테크'가 보편화한 모습이지만, 점심값을 아낀 돈으로 명품·자동차 등 비싼 고급 소비재를 구매하거나 해외여행에 돈을 아끼지 않는 '보복 소비'가 만연하는 양극화 소비가 두드러지며 앰비슈머(양면적 소비자)라는 말까지 등장하는 모습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onl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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