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 왜 에디슨을 노리나
전기차·전기버스 시너지…우선협상대상자 선정
KG모빌리티(구 쌍용자동차)가 전기버스 업체인 에디슨 모터스 인수에 열중입니다. 에디슨 모터스는 한때 KG그룹과 쌍용차 인수를 두고 경쟁을 벌였던 곳입니다. 에디슨 모터스는 쌍용차 인수 본 계약까지 체결했지만 인수금 조달에 실패해 결국 인수가 무산된 바 있습니다. 이후 KG그룹은 쌍용차를 인수했고, 에디슨 모터스까지 인수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에디슨 모터스는 쌍용차 인수 실패 후 크게 흔들립니다. 재무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것은 물론 강영권 회장 등이 쌍용차 인수를 내세워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지난해 말 구속 기소됐습니다. 에디슨모터스는 결국 올 1월 법원에서 기업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습니다. 휘청이는 에디슨모터스를 지켜보던 KG그룹은 전격적으로 에디슨모터스 인수를 추진합니다. KG모빌리티를 앞세워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죠.
KG그룹이 에디슨 모터스를 인수하려는 것은 전기차 때문입니다. 이미 토레스 전기차인 '토레스 EVX'는 사전 계약에 돌입했습니다. 향후 자동차 시장의 판도가 전기차 중심으로 흘러가는 만큼 전기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의도가 깔려있습니다. 사실 KG모빌리티가 현재의 전기차 기술로 시장을 확장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미 현대차와 기아 등이 시장을 확실히 리딩하고 있으니까요.
이에 KG모빌리티는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렸습니다. 바로 전기버스 입니다. KG모빌리티의 성장 전략 중 하나가 틈새 시장 공략입니다.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눈여겨보지 않는 시장을 파고들겠다는 겁니다. KG모빌리티가 중동이나 아프리카 시장 등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에디슨 모터스 인수에 나선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상대적으로 경쟁 강도가 낮은 전기 버스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겁니다.
여기에 KG모빌리티와 에디슨 모터스 사이의 시너지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해외 전기 버스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볼 수도 있고요. 여러모로 매우 전략적인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업계에서는 에디슨 모터스의 인수 가격을 약 500억~600억원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이변이 없다면 KG그룹이 에디슨모터스를 인수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KG그룹은 쌍용차에 이어 에디슨 모터스까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기업들을 인수해 몸집을 불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KG모빌리티는 KG그룹에 편입된 이후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한때 400%가 넘었던 KG모빌리티의 부채 비율은 현재 83.17%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실적도 좋아졌습니다. 지난해 4분기에는 4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분기 기준으로 6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자동차 판매량도 과거에 비해 안정적인 흐름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KG모빌리티는 지난 3월 내수 8904대, 수출 4775대를 등 총 1만3679대를 판매했습니다. 전년 대비 59.1% 증가한 수치입니다. 지난 2018년 12월 이후 51개월만에 거둔 월 최다 판매 실적입니다. KG모빌리티의 이같은 판매 호조의 중심에는 주력 모델인 토레스가 있습니다.
KG그룹은 향후 KG모빌리티를 통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새로운 형태의 중앙집중형 전기전자 아키텍처 기반의 SDV 개발 △자율주행 기술의 고도화 △Cloud 기반의 AI 시스템 구축 등 모빌리티 기술 분야 혁신에 집중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습니다. 물론 아직 현대차와 기아 등 이미 멀찌감치 앞서가고 있는 선발 주자들을 따라 잡기에는 무리겠지만 향후 행보는 충분히 지켜볼만합니다.
일각에서는 기존의 쌍용차가 워낙 크게 무너진 만큼 KG그룹이 조금만 손을 대도 금세 큰 효과가 나타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KG모빌리티의 성장은 기저효과 덕분이 크다"면서 "KG그룹이 인수하고 본격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시기인 올해 KG모빌리티의 움직임을 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가 진검 승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KG모빌리티의 에디슨 모터스 인수 추진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대외적으로 전기차 전문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이를 토대로 틈새 시장 공략이 용이해집니다. 더불어 KG그룹 입장에서는 쌍용차에 이어 에디슨 모터스까지 '기업 회생 전문'이라는 수식어도 달 수 있습니다. 여러모로 KG그룹의 입장에서는 이득인 셈입니다. 전기차를 교집합으로 한 KG모빌리티와 에디슨 모터스. 어떤 시너지를 보여줄까요. 무척 궁금해집니다.
정재웅 (polipsycho@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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