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희 이웃사랑 너싱홈 원장 “더 많은 어르신에게 도움 드릴 것”

안노연 기자 2023. 5. 1.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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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희 이웃사랑 너싱홈 원장

 

어머니가 폐섬유화 진단을 받았다. 집에서도 산소호흡기를 끼고 지낼 정도로 호흡이 힘들었다. 소녀는 그런 어머니를 돌보고 병원으로 모시고 가야만 했다.

어르신 간호 전문가인 이현희 이웃사랑 너싱홈(요양원) 원장(53)이 어르신 간호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였다.

“그때가 고등학교 3학년이 끝나갈 무렵이었습니다. 이듬해는 할머니마저 병환에 걸리면서 대학 진학도 미뤄야만 했습니다.”  

이 원장의 기억은 계속된다.

“어느 날 어머니가 짜장면이 먹고 싶다고 하셔서 사다가 드린 적이 있는데 당시 어머니가  짜장면을 드시면 안 되는 상황이었는데 몰랐습니다. 그때 의료진에 많이 혼났는데 내가 무지해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생각에 의료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이후 간호학을 전공으로 대학에 진학했고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간호사가 환자의 집에 찾아가 전문적으로 간호하는 ‘가정간호’에 흥미를 갖게 된 것도 그때였다.

가정간호가 보편화된다면 어머니 같은 어르신들이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생각에서 4년여 동안의 중환자실 근무를 거쳐 가정전문간호사 자격을 얻었다.

이후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가정전문간호사로 근무를 시작했고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가정간호사업실 기획과 운영 등을 맡았다.

가정전문 간호사 경험이 요양원을 시작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다.

가정방문으로 만나는 환자 대부분 고령자이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고령 환자를 돌보는 건 환자와 가족 모두 힘에 부친다.

특히 암과 노인성 질환으로 힘들어하는 많은 환자를 접하고 그들을 돌보는 가족을 보면서 그는 “어머니와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고 말했다.

이 원장의 어머니는 51세에 돌아가셨다. 그래서 그에게 51세 이후의 삶은 특별했다. 어머니가 살지 못했던 삶이어서다. 

더 전문적으로 공부해 환자와 가족을 위한 시설을 차리기로 다짐하고 지난 2008년 노인간호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보육교사 1급, 웃음치료사 1급, 레크리에이션 1급, 교원자격증 2급, 가정전문간호사, 실버케어지도사 1급, 노인심리상담사 1급 등도 취득했다.

2017년 간호관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그동안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학생들을 가르치다 지난해 6월 평택에 요양원을 열었다. 

현재는 코로나19 이후 실습처를 구하기 어려워진 대학과 학생을 위해 실습처로도 개방하고 있다.

그는 “후학에게 경함할 기회를 주고자 단순히 어르신을 돌보는 공간을 넘어 학생이 배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고 학생들에게 소위 메이저 병원 외에도 간호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시설 내 어르신을 넘어 지역의 어르신 댁을 방문하거나 인근 마을회관을 찾아 어르신을 돌보는 등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그는 어르신을 돌보는 일이 즐거운 까닭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어르신이 웃는 모습을 보면 힘은 들지만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 없고 행복합니다.”

안노연 기자 squidgam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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