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아용인 완전체 회동…이준석 “이젠 저도 ‘잘 되는 정치’ 해볼 것”
김용태 “연포탕 낙지 질기고 맛없어”…천하람 “윤핵관이 국민의힘?”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인사들로 이뤄진 '고공행진' 팀이 3·8 전당대회 이후 두 달 만에 지지자들과 총집합했다. 이들은 최근 지지율 늪에 빠진 김기현 지도부를 겨냥해 "연포탕이 맛없고 질기다", "자발적으로 모이는 것이 소통임을 알아야 한다"고 비판한 뒤 '개혁보수' 세력의 존재감 띄우기에 나섰다.
고공행진 팀은 지난 4월30일 서울 신촌의 한 주점에서 팀블로그 오프라인 행사를 열고 지지자들과 소통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 전 대표와 천아용인 인사들은 물론, 신인규 국민의힘바로세우기 대표와 김철근 전 당대표 정무실장 등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현장에는 300여명의 대규모 지지자들이 모여 자리를 채웠다. 2030 청년층뿐 아니라 나이 70을 넘긴 어르신부터 강원도 등 타지에서 온 지지자들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다양한 계층의 지지자들이 보였다. 이들은 케이팝 음악과 미러볼이 어우러진 흥겨운 분위기에서 연신 이 전 대표를 비롯한 팀 개개인의 이름을 연호했다. 고공행진 팀도 테이블을 돌며 지지자들과의 스킨십으로 화답했다.
고공행진 팀은 해당 자리에서 당 지도부의 기조와 정책들에 대해 일침을 날렸다. 이 전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김기현호 지도부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추진한 '천원의 아침밥' 사업 정책에 대해 "젊은 세대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많은 탐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내놓은 해법을 보면 어떻게 해야 청년들에게 밥을 1000원에 먹여도 좋아할까, 이런 (공감하지 못할) 고민을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여러분들이 채워준 이 자리가 보여주는 것은 정치를 똑바르게 하고 귀를 기울이면 2만원을 내고도 온다는 것"이라며 "서울에서 많은 자리를 채워줬기 때문에 부산도 갈 것이고 대구도 갈 것이고 절대 그들이 못 가는 광주도 갈 것"이라고 외쳤다. 최근 당 지도부의 설화리스크 등으로 호남 민심이 돌아선 것을 직격한 것이다.
지난 전당대회 당권주자였던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이렇게 많은 분들을 과연 현재 국민의힘과 정부 여당이 정말 잘 반영하고 좋은 길로 여러분들이 지지할 수 있는 길로 가고 있는 것인가 하는 걱정도 사실 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국민의힘인가"라고 되물으며 "윤핵관은 결코 국민의힘의 전부가 아니다. 국민의힘은 바로 여기 계신 한 분 한 분"이라고 강조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정치에 입문하고 나서 정치하기 잘했다고 생각한 첫날인 것 같다. 정치라는 것은 이렇게 웃으면서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진짜 아니겠나"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제가 이 전 대표의 곁을 떠나지 않는 이유도 그러한 미래를 믿고 있기 때문"이라며 "오늘 함께한 분들과 앞으로 즐겁게 신나게 재미나게 정치를 바꿔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용태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사실 (지도부가) 소통이라고 연포탕이라고 말하지만 거기 낙지는 좀 질기고 덜 익은 것 같다. 맛이 없는 것 같다"면서 "이렇게 소통이라는 것은 정말 많은 분들께서 맥주도 드시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자발적으로 모이는 것이 소통이란 것을 지금 지도부에게 전달하고 알려드리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기인 경기도의원은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이 추진한 청년·당(여당)·정(정부)·대(대통령실) 모임을 겨냥해 "저희가 누구처럼 금요일 낮 4시나 평일 점심 시간대에 시간을 잡지 않고 일요일 오후에 시간을 잡은 이유는 남녀노소 누구 할 것 없이 좀 편안하게 참석해 줬으면 좋겠다는 공감이 있어서 이 시간대로 잡았다"며 "장예찬 보고 있나. (지도부가) 이런 것들은 보고 배웠으면 좋겠다"고 뼈 섞인 농담을 던졌다.
"대통령과 '다른 주장' 힘들어…천하람이 '이준석 반대'하는 순간 기대"
이들은 이날 지지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도 흥겨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본인의 정치방식이 어떤 것인지 묻는 질문에 "그동안 이준석의 정치방식이 닥치고 공격이었다는 말도 듣는다"며 "지금까지는 수단과 목적,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내가 맡은 바를 충실히 하는 정치였다면 이제는 저도 잘 되는 정치를 해보려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그는 "대통령을 만든 당인데 대통령과 다른 얘기를 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많은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며 "항상 꿈꾸는 것은 언젠가 천하람 위원장이 용기내서 '이준석에게 반대한다'고 말하는 순간이다. 그때가 우리가 승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처에 있던 천 위원장을 불러 "천하람, 할 말 있음 해보라"고 농담조로 말했다. 이에 천 위원장도 "그렇게 할 테니 (이 전 대표는) 일단 탄핵 될 만한 지위까지 가기나 해보라"고 답해, 현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천 위원장은 여야 협치가 이뤄지지 않고 정쟁에만 매몰된 정치 상황에 대해서도 직격했다. 그는 "왜 이들이 서로에게 나쁜 얘기만 계속 하냐면 아는 것이 없기 때문"이라며 "이 전 대표는 아는 것이 많아서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아는 것이 없으면 상대방을 비난하는 말밖에 못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러 문제들을 보며 트레이닝 된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며 "(지지자) 여러분이 좋은 정치인들을 빨리 발굴하고 트레이닝 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당부했다.
이 전 대표는 정의당을 향해서도 일침을 날렸다. 그는 "정의당은 노회찬 전 대표가 돌아가신 이후로 노동자·소비자를 위한 정당에서 벗어나 자기들끼리 소자정치를 하는 페미니즘 정당으로 돌아갔다"며 "그래서 그들에게 '그렇게 하면 망한다' 이런 얘기를 가서 축사 등을 통해 조언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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