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생일선물도 못 줘"… 부산 '스쿨존 참변' 초등생 父의 눈물

서진주 기자 2023. 5. 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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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구 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등교하던 초등학생이 1.5톤짜리 원통형 화물에 부딪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를 당한 아이의 아버지가 생전 딸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심경을 토로했다.

지난달 28일 오전 8시31분쯤 부산 영도구 한 스쿨존에서 등교 중이던 초등학생 3명과 30대 여성 1명이 원통 모형의 1.5톤짜리 어망에 부딪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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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굴러 내려온 1.5톤짜리 어망통에 부딪혀 숨진 아이의 아빠가 생전 딸의 모습을 추억했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스쿨존 인명사고를 낸 1.5톤 무게의 어망통과 어망통에 맞아 쓰러진 노란색 펜스.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부산 영도구 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등교하던 초등학생이 1.5톤짜리 원통형 화물에 부딪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를 당한 아이의 아버지가 생전 딸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심경을 토로했다.

지난달 28일 오전 8시31분쯤 부산 영도구 한 스쿨존에서 등교 중이던 초등학생 3명과 30대 여성 1명이 원통 모형의 1.5톤짜리 어망에 부딪혔다. 이 사고로 A양(10)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A양의 아빠라고 자신을 소개한 글쓴이 B씨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부산 영도구 청학동 A양 아빠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B씨는 "사고 희생자라 불리는 우리 아이를 기억하고 싶어 이 글을 적는다"며 "스쿨존 사고가 다른 사람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런 일이 우리 가족에게 발생해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운을 뗐다.

그는 A양을 떠올리며 "엄마를 정말 사랑하는, 엄마에게 메시지로 하루에 몇 번씩 사랑 고백을 하던 아이"라고 전했다. 이어 "공부하다가도 놀다가도 엄마에게 와서 안아달라고 강아지처럼 기다렸다"며 "엄마가 아이 발바닥에 코가 찌그러지도록 냄새를 맡으며 아직도 강아지 냄새가 난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면 참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만 8세밖에 되지 않은 A양의 의젓한 모습도 자랑했다. B씨는 "건조기에서 말린 수건을 가득 꺼내 놓으면 소파에 앉아 3단으로 예쁘게 개어 놓았다"며 "일주일 용돈이 정말 적은데 쓰지 않고 모아서 엄마·아빠의 생일선물을 사준다고 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언니에게 엄마를 양보하기 위해 밖에 나갈 때면 엄마가 아닌 아빠의 손을 잡았다" "자기 전에 하트 세 개를 보내며 사랑 고백을 수차례 했다" 등 A양을 추억했다.

B씨는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다른 사람 챙기는 걸 너무 좋아하는 아이는 사고 당일 모르는 작은 아이와 손을 잡고 등교했다"며 "기사를 보니 같은 아파트에 사는 학교 동생이었는데 그 아이는 경상이라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적재물이 우리 딸을 집어삼켜 전혀 (A양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며 "딸은 심폐소생술이 소용없는 장기 파열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그는 "친구의 '아'하는 소리만 들어도 친구가 아픈 게 싫다고 말했으며, 손에 작은 가시가 박혀 있어도 울던 아이인데 그런 아이가 얼마나 아팠을지 가슴이 찢어진다"고 울분을 토했다. 끝으로 A씨는 "곧 우리 딸 생일이어서 미리 생일 선물을 준비해 회사에 보관했는데 이제 전해줄 수가 없다"며 "장모님과 같은 묘에 묻혔는데 장모님과 하늘나라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이번 사고는 초등학교 등·하굣길로 초등학교와 약 200m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했다. 사고를 일으킨 물체는 어업에 쓰이는 어망용 실(섬유)을 말아놓은 통 형태다. 당시 한 지게차가 경사로 상부에서 하역작업을 했는데 어망 통이 떨어지면서 내리막길 160m 정도를 굴러 내려왔다.

서진주 기자 jinju31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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