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가 류현진 포기할 수 있었던 이유… 그런데 FA 앞두고 같은 신세?

김태우 기자 2023. 5. 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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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 초반 불안한 출발을 보여주고 있는 훌리오 우리아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A 다저스는 2019년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류현진(36‧토론토)에게 퀄리파잉오퍼(보상FA선수자격)를 제안했다. 어깨 수술 여파에서 빠져 나오고 있는 류현진을 본 다저스는 1년 정도는 충분히 활용 가치가 있다고 봤다.

류현진은 2019년 대박을 쳤다. 29경기에 나가 182⅔이닝을 던지면서 14승5패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 투표 19위 등 화려한 타이틀이 류현진의 이름 앞에 붙었다. 그런데 정작 다저스는 다시 FA 자격을 얻은 류현진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류현진은 몇몇 구단의 관심을 얻은 끝에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약 1073억 원)에 계약하고 다저스와 인연을 정리했다. 다저스 언론도 직전 시즌 사실상 에이스 몫을 했던 류현진과 결별에 그렇게 큰 충격을 받지 않는 모습이었다. 의외였지만, 이미 다저스는 대안을 마련해두고 있었다. 마이너리그에서 젊은 선수들이 크고 있었다. 선봉장은 어린 시절부터 ‘차세대 에이스’ 소리를 듣고 자랐던 좌완 훌리오 우리아스(27)였다.

우리아스는 2016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팀 내 최고 유망주였다. 어깨 수술로 계획이 꼬이기는 했지만 2019년 37경기(선발 8경기)에서 4승3패 평균자책점 2.49를 기록하며 모든 준비가 다 끝났음을 보여줬다. 다저스는 우리아스, 그리고 그 뒤에 대기하는 더스틴 메이 등의 자리를 만들어줘야 했다. 아쉽지만 류현진과는 작별을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로 지금도 풀이된다.

우리아스는 다저스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2020년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11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3.27, 2021년에는 32경기에서 185⅔이닝을 던지며 20승3패 평균자책점 2.96으로 드디어 풀타임의 벽을 돌파했다. 지난해 31경기(17승7패)에서 기록한 평균자책점 2.16은 내셔널리그 1위 기록이었다. 2021년 다승왕, 2022년 평균자책점 1위를 두루 경험한 우리아스는 2023년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다.

시즌 전까지만 해도 다저스가 우리아스를 잡을지, 그렇지 않을지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 일단 팀 페이롤을 많이 비워 놨다. 우리아스 잔류의 포석이라는 해석이 있었다. 하지만 정작 우리아스가 몸값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 시즌 첫 6경기에서 32⅔이닝을 던졌으나 3승3패 평균자책점 4.41에 머물고 있다. 구위가 지난 2년만 못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우리아스는 패스트볼의 구위가 밋밋해지며 고비를 버티지 못하고 있다

우리아스는 시속 90마일 중반대의 제구 좋은 패스트볼, 여기에 지난해까지는 커브로 분류됐던 최고 수준의 각을 가진 슬러브를 여러 코스에 자유자재로 던진다. 우타자 상대로는 체인지업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구속이 계속해서 하락세고, 구위 자체가 밋밋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아스의 올해 포심패스트볼 피안타율은 0.333까지 치솟았다. 전체 피안타율도 0.278로 높다. 우리아스의 통산 피안타율은 0.222, 지난해는 0.199였다.

시즌 출발은 나쁘지 않았지만 4월 22일 시카고 컵스전(3⅓이닝 5실점), 4월 28일 피츠버그전(5⅔이닝 6실점)은 고비 때마다 장타를 허용하며 지난해의 투구 내용과는 사뭇 달라졌다. 올해 아직도 6이닝이 넘는 이닝을 소화하지는 못했다. 아직 시즌 6경기이기는 하지만, ‘선발 한정 랭킹 1위’라던 우리아스의 FA를 두고 흥미로운 시선들이 몰리는 이유다.

다저스는 우리아스에 연장 계약을 제안하지 않았다. 그래서 FA 시장에 나갈 것이 유력하다. 다저스는 올해 성적과 우리아스의 몸 상태를 면밀하게 검토한 뒤 베팅액을 정할 가능성이 크다. 혹은 다른 선수들을 염두에 둘 수도 있다.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는 대표적인 매물이다.

우리아스로 류현진을 대체했던 것처럼, 다른 유망주로 우리아스를 대체할 가능성도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나이가 많은 클레이튼 커쇼는 제쳐두더라도, 더스틴 메이와 토니 곤솔린은 아직 FA까지 한참의 시간이 남아있다. 마이크 그로브, 라이언 페피엇, 개빈 스톤으로 이어지는 다음 주자들도 이미 실험이 시작됐다. 우리아스가 어떤 성적으로 시즌을 마치느냐에 따라 다저스의 오프시즌 전략도 달라질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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