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군의회, 하동고·하동여고 통합 촉구 건의문 채택

"전국 최고 인구 감소 지역 하동서 분리 운영하면 두 학교 공멸 위기"

경남 하동군의회가 하동여고와 하동고의 통합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해 해당 사립학교 법인과 관계기관에 보내기로 했다.

하동군의회 본회의 모습. 하동군의회 제공

하동군의회는 지난 28일 열린 제321회 제3차 본회의에서 강희순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하동여고와 하동고 통합 촉구 건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1일 밝혔다.

하동군의회는 건의문을 통해 “하동군은 전국 최고의 인구 감소 지역으로 2014년 이후 10년 동안 하동고의 학생 수는 32%, 하동여고의 학생 수는 50%나 감소해 큰 위기에 처했다”며 “통합이라는 구조적인 변화 없이 두 학교가 지금처럼 담장 하나 사이로 각각 남고와 여고, 공립과 사립으로 분리된 채 소규모 학교로 운영된다면 두 학교 모두 경쟁력을 잃고 결국 공멸의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2022년 기준 하동의 지역 고교 진학률은 71%로 경남 도내 10개의 군 단위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단연 꼴찌지만 인근 남해군은 지역 고교 진학률이 145%로 외지의 중학생들이 남해의 고교로 대거 전입하는 사실에 주목하며 하동의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두 학교의 통합은 불가피한 선택이다”고 주장했다.

하동군의회는 “하동과 같이 교육 여건이 열악한 농촌 지역은 진학의 구심점 역할을 할 거점 명문고가 있어야 초·중학교의 작은 학교 살리기 정책이 빛을 발할 수 있다”며 “두 학교의 통합이 농촌 지역 교육 위기 극복의 선례가 되도록 경남교육감과 하동군수에게 통합을 위한 다각적인 방안 강구와 전폭적인 지원을 요청한다”고 건의했다.

하동고와 하동여고의 통합 필요성은 이미 20여 년 전부터 여러 차례 논의됐으나 사립학교인 하동여고의 반대로 번번이 통합을 이루지 못하고 현재에 이르게 됐다.

지난해 7월 민선 8기 하승철 군수가 취임하면서 다시 한번 고교 통합 정책을 펼침에 따라 이에 주민의 큰 공감과 호응을 얻으면서 현재는 고교 통합 추진을 위한 민간 단체가 구성된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심각한 학령 인구 감소 추세로 인해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의 학교들도 살아남기 위해서 남녀공학 전환과 통폐합 등의 자구책을 마련한다”며 “하동군도 오로지 아이들을 위한다는 일념으로 위기의식을 갖고 구조적인 변화를 당장 시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동고와 하동여고가 통합한다면 최신 스마트 학교, 기숙사, 도서관을 신축할 수 있고 적정규모의 학생 수를 바탕으로 다양하고 수준 높은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해 현재와 비교해서 아이들의 학습권과 교육 여건이 획기적으로 좋아지게 된다”고 말했다.